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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쿼리 대 조진현 교수 “왜 호주인들은 더빙으로 오징어 게임을 보는가?”

Source: Dr Jinhyun Cho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넷플릭스의 인기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 그런데 오징어 게임을 영어 자막으로 본 것이라면 제대로 본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 소셜 미디어에서 나오고 있는데 과연 자막 번역은 제대로 된 것일까?

진행자: 지난 주 시드니의 서큘라퀴에는 넷플릭스의 인기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했던 대형 동상이 세워졌습니다. 바로 오징어 게임 속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술래, 오렌지 색 옷에 양갈래 머리를 한 영희의 대형 동상이 하버 브릿지를 배경으로 세워진 건데요. 무려 5.5미터의 높이고 3톤의 무게입니다. 그리고 그 옆으로는 이번 핼로윈 최대의 인기 캐릭터였던 분홍색 운동복을 입은 진행 요원들도 있습니다. 이번 세트는 핼로윈을 맞아 넥플릭스가 지난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설치됐습니다. 실로 오징어 게임의 인기를 호주에서 체감할 수 있었는데요. 오징어 게임과 관련해서는 영어 자막에 대한 논란이 있습니다. 한국어에서 영어로 바뀐 자막, 제대로 한국어의 메시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비판이 소셜 미디어에서 이중언어 구사자들로부터 제기됐는데요. 과연 통번역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나혜인 프로듀서가 맥콰리 대학교 통번역학과 조진현 교수를 연결해서 알아봅니다.


맥쿼리 대학교 통번역 학과 조진현 교수

  • 자막, 제한된 공간에 함축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어려운 작업
  • 한영 번역의 딜레마, 오빠, 형, 자매, 영감님, 사장님 등 호칭은 어떻게 영어로?
  • 자막은 더빙보다 정확하지만, 영어권 시청자들에게는 더빙이 편함

나혜인 피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를 강타한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열기가 아직도 뜨겁습니다. 오징어 게임을 통해 주목을 받은 것은 한국 프로덕션의 잠재력, 다양한 아이들의 놀이뿐만이 아닙니다. 한국어를 영어로 바꾸는 자막 그리고 목소리를 입히는 더빙도 몇 가지 논란을 통해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오늘 이 시간 맥콰리 대학교 통번역학과 조진현 교수님과 함께 짚어봅니다. 조진현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조진현 교수:  안녕하세요?

나혜인 피디: 네. 반갑습니다. 교수님, 저희 SBS 한국어 프로그램 청취자 여러분을 만나 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실 텐데요. 간단한 자기소개부터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조진현 교수: 저는 맥콰리 대학교 언어학부 소속 통번역학과에서 한영 통번역을 담당하고 있는 조진현이라고 합니다. 만나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나혜인 피디: 먼저 교수님, 오징어 게임 어떻게 보셨습니까?

조진현 교수: 저는 아주 재미있게 봤습니다. 처음에는 잔혹하다는 얘기가 있어서  제 개인적으로 사실 잔혹한 걸 그다지 좋아하는 성향은 아니어서 좀 미루고 있었는데, 언론에서 자꾸 화두가 되고 여기저기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특히 자막 관련해서요. 그래서 하루 만에 다 몰아서 봤습니다.

나혜인 피디: 네. 끊기는 참 쉽지가 않죠?

조진현 교수: 네. 다음 설정이 너무 궁굼해 가지고요, 계속 봤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다고 표현을 하는 게 사실 맞을지는 잘 모르겠어요. 워낙에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잔혹한 설정도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감독님의 메시지가 자본주의의 잔인함을 비판하려고 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것과 연관을 시켜봤을 때 전체적으로 혹독한 경쟁 사회 그리고 경쟁에서 도태된 낙오자들에 대한 그런 모든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해 비판한 아주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막, 제한된 공간에 함축된 메세지를 전달하는 작업

나혜인 피디: 오징어 게임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자막이 제대로 번역이 되지 않았다는 소셜 미디어 상의 주장인데요. 심지어는 영어로 오징어 게임을 봤다면 제대로 본 것이 아니라는 말까지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전문 번역가의 지적은 아니고요. 소셜 미디어에서 활동하는 한국어와 영어, 이중 언어를 구사하는 분의 지적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이 논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진현 교수: 저는 일단은 소셜 미디어에서 나오는 주장은 저희들이 한 번 더 짚어봐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요. 왜냐면 이분들께서는 한영 이중언어 구사자라고 말씀을 하시긴 하지마는 사실 통번역 전문가는 아니시잖아요.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기에 두가지의 언어를 구사하면 통역이나 번역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것은 오산이고요. 통역하고 번역의 차이점을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으세요. 그래서 청취자분들 같은 경우에는 다 잘 아실 거라고 생각하지만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통역은 이런 spoken language 즉 말로 직접 하는 언어를 옮기는 게 통역이고요. 번역 같은 경우는 이런 쓰인 언어 예를 들면 책을 번역한다고 하죠. 책을 통역하지는 않습니다. 이 두 가지의 차이점이 있고요. 자막 번역 같은 경우에는 통역과 번역의 중간이라고 생각을 하시면 되는데요. 왜냐면 자막 번역사 같은 경우에는 통역사와 마찬가지로 오디오를 듣고 그 들은 오디오를 쓰는 문서로 작업을 하기 때문에 통역과 번역의 중간이라고 생각을 하면 됩니다. 그런데 청취자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영화를 보면 자막 번역이 2줄 이상 넘어가지 않잖아요. 이제 그 이유는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너무 많은 언어가 거기에 쓰여 있으면 관객들에게 혼란이 와요.  그래서 2줄 이상 넘어가면 안 되는데 짐작하시다시피 제한된 공간에 모든 메시지를 함축을 해서 집어 넣는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작업입니다. 만약에 원문이 굉장히 빨리 말을 하거나 아니면 많은 메시지가 거기에 함축돼 있다고 하더라도 이 제한된 공간 때문에 자막 번역 같은 경우에는 그걸 전부 다 옮길 수  없어요. 그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일단은 이해를 하고  이 논란에 대해서 접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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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형, 자매, 영감님, 사장님은 영어로 어떻게?

나혜인 피디: 말씀하셨던 것처럼 사실 번역을 한 번이라고 좀 진지하게 해 보신 분이라면 번역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직접 느끼실 텐데요. 문화적인 배경을 어디까지 설명해야 하느냐, 그리고 그 짧은 시간에 어디까지 설명할 수 있느냐는 참 어려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어떻습니까?

조진현 교수: 네. 특히 문화적인 차이점 때문에 자막 번역을 하는데 상당히 어려움이 가중이 되는데요. 만약에 책을 번역을 하는 경우에 자막 번역과는 달리, 책 번역 같은 경우에는 많은 번역가가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런 놀이를 하잖아요.  오징어 게임에서 그런데 그 배경을 좀 더 설명하고 싶다. 그러면은 거기에 첨삭을 집어넣어서 각주를 넣거나 그런 여러 가지 전략을 사용할 수 있는데, 자막 같은 경우는 각주를 넣을 수 없잖아요. 저희가… 그래서 청취자 여러분들 같은 경우에는 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가 이 논란과 관련해서 The conversation이라는 웹사이트에 기고를 했어요. 거기에서 제가 주목을 했던 것은 한국어의 호칭과 관련된 번역이었는데요. 아시다시피 영어하고 한국어 같은 경우에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한국어에서는 저희가 호칭을 사용하잖아요. 누나, 형, 동생, 이런 호칭을 사용하지만 영어에는 그게 아니잖아요. 아시다시피. 그렇기 때문에 이 오징어 게임에서 많은 호칭이 사용됩니다. 오빠, 형, 자매, 영감님, 그리고 알리라는 파키스탄 노동자가 사용했던 사장님. 굉장히 흥미로운 단어 중에 하나였는데요. 이런 호칭을 영어로 옮기는 건 불가능에 가깝죠. 왜냐면 형, 누나, 동생 이런 호칭은 영어에는 존재하지 않잖아요. 두 사람이 서로를 부를 때 Brother, sister 이렇게 부르지 않고 이름으로 부르기 때문에, 이것을 상대 문화권에 맞게 번역을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작업입니다. 이런 문화적 번역 같은 경우에 자막 번역의 한계라고 볼 수 있죠.

나혜인 피디: 저희가 한국어를 구사하는 호주 친구들과도 얘기를 했을 때 가장 어려웠던 부분들이 오빠, 사장님 이런 호칭들이 정확하게 영어로 번역을 했을 때 제대로 느낌이 와닿지 않는다고 말을 하더라고요.

조진현 교수: 네. 맞습니다. 특히 사장님 같은 경우에 굉장히 흥미로운 단어 중에 하나인데요. 청취자분들 같은 경우에 아시는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한국에서의 이주 노동자의 현실이 사실 많이 암울하잖아요. 그래서 많은 이주 노동자들이 배우는 첫 번째 한국어 단어가 바로 사장님이라는 단어인데, 한국에서 계속 혹독한 노동을 하고, 그리고 사장님 밑에서 계속해서 많은 이주 노동자들 같은 경우에 숙식을 회사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사장님이라는 호칭에 녹아있는 그런 사회적인 부조리라든지 혹은 이주 노동자들의 현실이 그 호칭에 함축돼 있는 거예요. 그래서 알리라는 이 노동자가 모든 사람을 사장님이라고 부르잖아요. 그리고 거기 나오는 플레이어 넘버 1, 나이 드신 플레이어 넘버 1 같은 경우에는 늙은 사장님이라고 부르고요. 이런 호칭을 영어로 제대로 옮길 수 없기 때문에 거기에서는 사람 이름이라든지 혹은 sir 라고 번역했는데, 사실 sir 라는 번역에 거기 사장님의 호칭에 담긴 모든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기는 아주 힘들죠.

“영어권 시청자, 영화보며 자막 읽는 행위에 익숙하지 않아…”

나혜인 피디: 그렇죠. 이런 부분은 사실 거의 자막으로 설명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조진현 교수: 네. 맞습니다. 그래서 자막 번역 같은 경우는 간혹, 아주 간혹가다 보면은 각주를 넣는 경우도 있어요. 자막에요… 아주 가끔요. 그런 경우에 보는 관객들 입장에서 사실 자막을 읽는 것도 바쁘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각주까지 넣어서 하면은 관객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이죠. 그리고 한국 분들 같은 경우에는, 그리고 아시아권에 사시는 많은 분들 같은 경우에는 자막 번역을 읽으면서 영화를 보는 게 어떻게 보면은 사실 익숙한 행위에요. 왜냐면 할리우드나 영어권 문화에서 만든 영화를 저희들이 많이 보면서 자라잖아요. 그런데 영어권에 존재하시는 그런 분들 같은 경우에는 사실 자막을 읽으면서 영화를 본다는 행위 자체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너무 많으세요.

나혜인 피디: 그래서 더빙을 많이 사용하시는 거네요.

조진현 교수: 그래서 넷플릭스에서 이번에 상당히 영리하게 판매 전략을 세운 거죠. 자막 번역에 플러스 더빙까지 했는데... 그런데 더빙으로 오징어 게임을 보신 분들 같은 경우에 이게 공식적으로 기사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제가 주변에 외국 친구들도 많이 있는데, 이 외국 친구들 같은 경우에 저한테 더빙으로 처음에는 봤는데, 편리하니까… 그런데 굉장히 그게 어색했다고 그러더라고요. 왜냐면 오징어 게임의 주인공인 기훈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설정 자체가 사회의 낙오자, 그리고 계급으로 봤을 때 로우 클래스에 속하는 인물인데, 더빙 자체는 미들 클래스 중산층에 가까운 어메리칸 악센트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그런 더빙이었거든요. 그러니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게 너무나 어색했고, 그리고 더빙 같은 경우에는 사실 정보 전달에 초점을 맞추지, 액션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아요. 그러니깐 액팅에 초점을 맞추지 않기 때문에 연기 자체가 그다지 자연스럽지 않았다는 그런 인풋을 저한테 주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더빙으로 보다가 나중에는 자막으로 봤다고 하더라고요..

“한국어로 번역된 호주 정부 공식 자료는 문제 없어”

나혜인 피디: 네. 오징어 게임에 대한 자막에 대한 이야기 나눠봤고요. 끝으로 한 가지만 더 이야기 나눠보죠. 호주 국내 적으로는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정확한 정보가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공동체에게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크게 힘을 받으면서 호주 내에서도 한국어로 된 정보들이 과거보다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전문가로서 이런 한국어 자료들 신뢰할 만한 수준으로 번역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조진현 교수: 네. 일단 호주 정부에서 나오는 코로나 관련된 예방 수칙이라든지 방역 수칙 같은 경우에는 전문 번역사가 번역을 하기 때문에 제가 봤을 때는 퀄러티 면에서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그 밖에 소셜 미디어 상에서 번역 많이 되고 있거든요. 그리고 이중 언어 구사하시는 분들께서 직접 번역을 해서 올리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서는 사실 저희들이 약간은 조심해서 봐야 되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근데 한국어 같은 경우에는 사실 호주에는 한국어를 구사하시는 분들보다는 중국어를 구사하시는 분들이 훨씬 더 많잖아요. 이 경우에 소셜 미디어에 저희들 페이크 뉴스 같은 경우 논란이 되고 있고, 이런 경우에 누가 어떤 정보를 어떻게 번역해서 올리는지에 관해서 그 유통 과정에 대해서 직접 번역을 받으시는 분들께서 한 번쯤 좀 더 의심을 해 보시고 좀 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셔서 정보를 필터링하는 작업을 스스로 하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나혜인 피디: 네.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자료가 아니라면 정확한 소스를 확인하시는 게 필요하겠네요. 네. 오늘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오징어 게임에 대한 자막에 대한 이야기 알아봤습니다. 맥쿼리 대학교 통번역학과 조진현 교수님 오늘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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