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럭비 양대산맥의 한 축인 AFL의 리차드 고이더 협회장은 "끊이지 않는 인종차별 논쟁에 대처하는 차원에서 각 구단별로 원주민 연락관을 배치토록 할 방침이다"라고 발표했다.
리차드 고이더 회장은 "각 구단의 원주민 연락관은 풀타임 근무자로 향후 구단 안팎의 인종차별 문제와 관련해 협회 측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브라질 출생의 헤리티어 루뭄바의 인종차별 민원 제기와 동시에 아들레이드의 스타 플레이어 테일러 워커가 원주민 출신의 2부 리그 선수인 로비 영에 대해 신랄한 인종차별적 언사를 퍼부으면서 촉발됐다.
일부 선수들은 이번 파동과 관련해 협회의 길론 맥라클란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협회 차원의 대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에 협회 측은 원주민 연락관 카드를 꺼내든 것.
하지만 일부 선수들은 "논란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콜링우드 등 몇몇 팀들이 인종차별이나 문화적 다양성 문제에 대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원장이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선수들은 "맥라클란 위원장이 원주민 토지약탈을 통해 대를 이어 부를 누려왔다"는 등의 인신 공격도 서슴지 않으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고이더 회장은 "일부 선수들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인종차별 피해자들을 위한 발언이라 해도 부적절하다"고 공박했다.
고이더 회장은 논란을 촉발시킨 테일러 워커 선수의 발언에 대해서도 "극도로 실망스러운 언행이다"면서 "구단 측의 워커 선수에 대해 강력한 징계를 내리라"며 구단 측에 책임을 떠넘겼다.
이와 관련 국내 언론들은 과거 원주민 출신 선수의 상징인 아담 구디스가 과겨 현역시절 겪었던 인종차별의 사례을 거듭 상기시키며 AFL 안팎의 구조적 인종차별 문제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협회 측은 구단 별 원주민 연락관 제도를 통해 인종차별 문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구단 간의 단합과 화합을 위해 협회 착원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AFL 선수연맹 측도 모든 구단에 원주민 연락관이 배치될 것을 요구해왔다.
한편 AFL 측은 현재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따른 지역별 봉쇄조치 등을 고려해 수주 안에 올해의 그랜드 파이널 일정과 장소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