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lights
- 호주 전역에서 열린 ‘자유’ 집회를 포함해 최근 몇 달 동안 호주 내 극우 단체들의 집회와 나치 상징물 사용 더욱 잦아져
- 호주 정부, 더 베이스(The Base)로 알려진 신나치주의 단체 테러단체로 지목
- 빅토리아 주정부, 호주 최초로 나치 상징물의 공개적 사용을 금지하는 새로운 법안 마련 중
시드니의 반인종차별주의 운동가이자 원주민 인권 운동가인 패디 깁슨 씨가 신나치주의자들이 자신의 집을 공격했다며 당국이 극우주의 단체를 통제하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깁슨 씨는 유레카 깃발 셔츠를 입은 3명의 ‘인종차별주의자 스킨헤드족(skinheads)’이 토요일 밤 자신의 집 현관 앞에서 밖으로 나오라고 고함을 질렀다고 말했다.
깁슨 씨는 SBS 뉴스에 “저와 제 파트너가 집에 있었고 3명의 남성이 문 앞에서 나를 불렀다”라며, 문틈으로 남자들의 옷차림과 모습을 보고 이들이 극우주의자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그들은 나를 보자고 요구했다. 나는 이전에도 극우주의자들로부터 위협을 받은 적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당시 깁슨 씨는 재빨리 파트너와 함께 집 뒤로 몸을 피했다.
깁슨 씨는 “그들이 문을 박살 내기 시작했고 앞쪽 창문에서 그릴을 뜯어내고 의자로 한 쪽 창문을 부쉈다”라며 “강제로 집에 들어와 우리를 해칠까 봐 정말 걱정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웃들이 즉시 현장으로 달려와 집안에 있는 사람들이 안전한지를 확인했고, 남성들이 현장을 떠난 후 상황은 종료됐다.
그는 “정말로 무서운 몇 시간”이었다며 보안을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깁슨 씨는 과거 ‘블랙 라이브스 매터’ 집회 등 사회 정의에 관여한 후 극우 단체들의 위협을 받게 됐다며 지금까지는 소셜 미디어나 이메일로만 위협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블랙 라이브스 매터 집회가 열렸을 때 살해 위협을 받기는 했지만 아무도 집에는 오지 않았다”라며 “이번 일은 더 심각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깁슨 씨는 극우단체 조직을 막지 못한다면 “유색인종, 원주민, 심지어 백인에 대한 공격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은 수사관들이 “악의적인 피해”에 대한 보고를 받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일 오후 7시 30분경 신고를 받고 즉시 현장에 출동했다.
더욱 대담해진 공개적 극우 집회
호주 전역에서 열린 ‘자유’ 집회를 포함해 최근 몇 달 동안 호주 내 극우 단체들의 집회와 나치 상징물 사용이 더욱 잦아진 것을 볼 수 있다.
지난 10월에는 브리즈번 유대교 회당의 신도들이 인근 아파트 창문에 나치 깃발이 휘날리는 광경을 목격했다.
당시 아드리안 슈리너 브리즈번 시장은 “역겹고”, “악마와 같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퀸즐랜드주 알리 킹 하원 의원은 지난달 자신의 사무실에 나치 스와스티카 상징물이 페인트칠해져 있었다며 백신 음모론자들을 강하게 성토했다.
호주 정부는 지난달 안보 기관의 권고에 따라 ‘더 베이스(The Base)’로 알려진 신나치주의 단체를 테러단체로 지목한 바 있다.
당시 카렌 앤드류스 내무부 장관은 “호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곳에는 우리에게 해를 끼칠 의도와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있다”라며 “호주에는 혐오스러운 이데올로기가 자리 잡을 곳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빅토리아 주정부는 호주 최초로 나치 상징물의 공개적 사용을 금지하는 새로운 법안을 마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