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중심부에서 재봉 일을 하는 21살의 타니아 씨는 박봉으로 인해 자신의 딸을 250킬로미터 떨어진 외지로 보내고, 1년에 두 차례 만남을 갖고 있다. 그녀는 방글라데시와 베트남에서 일하는 수백 명의 의류 업계 근로자 중 한 명이다.
오늘 옥스팜이 내놓은 새로운 보고서에서는 이 같은 해외 노동자들이 겪는 일상의 고통을 심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빈곤 속에서 만듦(Made in Poverty)’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호주 패션 브랜드들이 열악한 환경에서의 작업과 같은 ‘옷을 만드는 방식’보다는 ‘옷 자체’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옥스팜의 대표를 맡고 있는 헬렌 스조크 박사는 “충격적이고 참혹하다”라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130명이 넘는 공장 주인, 매니저, 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했고, 케이마트(Kmart),타겟(Target), 빅 더블유(Big W), 코튼 온(Cotton On)과 같은 호주 브랜드에 의류를 공급하는 공장 직원(여성) 472명을 인터뷰했다.
보고서는 “호주 기업들에 의해 노동자들의 구조적인 착취가 가능해졌고, 호주 기업들의 구매 관행이 공장 운영자들이 생산 원가를 낮추도록 강요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구매 관행은 치열한 가격 협상, 공장과의 단기 계약, 배송 기간 단축 등이 포함되며, 쥐어짜듯 마감일을 정하고 이를 채우지 못할 경우 벌금을 매기는 방식 등이 포함된다고 지적됐다.
보고서는 또한 방글라데시에서 인터뷰를 한 직원들 전원이 기본적인 생계에 필요한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고, 10명 중 9명은 다음 월급날까지 자신과 가족을 위한 식량비를 감당하기도 어렵다고 설명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는 방글라데시에 비해서는 임금이 높았지만, 10명 중 7명은 “월급이 자신의 요구를 충족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베트남 인터뷰 대상자의 99퍼센트는 “영양가 있는 음식을 사고, 괜찮은 주택에서 살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아플 때 건강 관리를 받을 수 있을 만큼의 기본 생활비를 받지 못한다”라고 대답했다.
기본 생활비에 대한 약속
옥스팜은 이번 보고서를 발행하며 230억 달러를 벌어들이는 호주 패션 업계를 강력히 성토했다.
스조크 박사는 “기업들이 자신의 옷을 만드는 근로자들에게 기본적인 생활비를 지급할 수 있도록 확실한 약속을 할 책임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가 발표되기에 앞서 코튼 온(Cotton On),케이마트(Kmart),타겟(Target), 시티 칙(City Chic)은 자신들의 제품 공급망에 있는 직원들이 기본 생계비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마이어(Myer), 베스트 앤 레스(Best and Less), 본즈(Bonds), 컨튜리 로드(Country Road), 포에버 뉴(Forever New), 피터 알렉산더(Peter Alexander)는 이 같은 약속에 동참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