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전문가와 지지자들이 ‘호주 영주권을 얻기 위한 쉬운 방법을 찾는 이민자들이 파트너 비자를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호주 인구 연구소(Australian Population Research Institute)가 월요일 발표한 보고서 내용이 디 오스트레일리안을 비롯한 국내 언론에 소개되며 파트너 비자에 대한 논쟁이 거세졌다. 인구 통계학자인 밥 버렐 씨는 다른 방법으로 영주권을 획득할 수 없는 이민자들이 파트너 비자로 몰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버렐 박사는 “호주는 서방 세계 가운데 파트너 자격에 대한 가장 관대한 룰을 지니고 있다”라며 파트너 비자 제도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호주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의 인구통계학자인 리즈 앨런 씨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원자들이 영주권을 얻기 위해 호주 정부를 속이고 파트너 비자를 악용한다는 증거는 없다”라며 “사실 파트너십을 증명하는 과정이 매우 엄격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버렐 박사는 SBS 뉴스 측에 “호주에 사는 모든 성인 거주자들은 파트너를 후원할 권리가 있다”라며 “이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파트너 비자 자격에 대해서 보다 엄격한 규정을 제정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사람들이 파트너 비자를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파트너 비자 조항이 너무 관대하다는 것”이라며 “너무 많은 수의 이민자에게 파트너 비자를 발급해 주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파트너 비자와 후원 연령
버렐 박사는 규정을 강화하는 일환으로 파트너를 후원할 수 있는 연령을 현행 18세 이상에서 21세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후원자가 정부의 지원금 없이도 파트너를 지원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며, 파트너 비자를 신청하기 전(이미 해당) 뿐만 아니라 비자를 받은 지 2년 후에도 다시 진정한 파트너 관계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호주소수민족위원회(Federation of Ethnic Communities Councils of Australia /FECCA)는 “파트너 비자 제도가 호주에 들어오기 쉬운 방법”이라는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호주소수민족위원회의 메리 패테토스 위원장은 “파트너 비자로 영주권을 획득하는 과정이 쉽다는 주장은 정확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신청 과정이 매우 엄격하고 신청서를 제출하고 나면 (모든 사례의 75%가량이) 비자가 처리되는 데 2년이 걸린다”라며 “$8000의 신청비를 내야 하는 등 비용도 많이 든다”라고 말했다.
또한 앨런 박사는 “많은 경우 파트너 비자 신청 절차는 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도 오래 걸리며, 때로는 가슴 아픈 일”이라며 “신청이 실패하더라도 정부는 수천 달러의 신청비를 챙기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앨런 박사는 “모든 파트너 비자 신청자의 1/3 가량이 모국에 가서 파트너를 고른다”라는 버렐 박사의 주장에 반박하며 “이는 과장된 외국인 혐오증”이라고 설명했다.
앨런 박사는 이어서 “보고서 내용이 터무니없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호주 내무부의 자료에 따르면 2017/18 회계 연도에 3만 9799개의 파트너 비자가 발급됐으며 이는 전년도 4만 7825개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버렐 박사에 따르면 2018년 6월 기준으로 뉴질랜드인을 제외하고 호주에 임시 비자로 체류하는 사람의 수는 140만 명에 달한다.
호주 인구 연구소는 보고서에서 “만약 이들이 자신을 후원할 의향이 있는 호주인을 찾을 수만 있다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파트너 비자를 통해 소중한 영주권을 받을 자격이 있다”라며 “호주 파트너 비자는 비자 신청비나 별도 비용 없이 저소득 국가에 사는 예비 파트너를 위한 엄청난 라이트 스타일의 이득을 제공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또한 “가설이지만 18살로 실업 상태에 놓여 있고, 복지 수당을 받으며, 부모와 함께 사는 누군가가 관계가 진실하다는 것을 증명하기만 하면 파트너 비자의 후원자로 나설 수 있다"라고 결론을 지었다.
밀려있는 비자 처리
앨런 박사와 패테토스 위원장은 “비자 신청 절차의 일부분으로서 충분한 점검이 필요하다”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파트너 비자가 가족을 함께 유지하도록 하는데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
패테토스 위원장은 “가족의 재회는 성공적인 이민 프로그램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가족은 누구에게나 중요하고, 가족 상봉은 성공적인 정착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호주 영주권자와 시민권자들이 해외에 있는 파트너와 함께 할 수 있는 복지 부문에도 실질적인 기여를 한다”라고 말했다.
앨런 박사는 여기에 더해 호주 영주권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지는 바람에 비자 처리 절차가 지연되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앨런 박사는 “파트너 비자 발급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할 것이 아니라 처리 지연에 대한 검토를 해야 한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앨런 박사는 비자 거부로 싸우고 있는 커플의 수가 늘고 있고, 파트너와 함께 있기 위해 호주를 떠나는 경우도 많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