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즈 순례’ 보이콧 운동에 동참하는 호주인 무슬림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랍 연합군을 이끌고 예멘 내전에 참여 중인 가운데, 전 세계 이슬람교도를 중심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 모이는 ‘하즈 순례’에 대한 보이콧 운동이 거세지고 있다.

Call to boycott the Hajj pilgrimage

Muslim worshipers perform the evening prayers at the Kaaba, Islam's holiest shrine, at the Grand Mosque in Saudi Arabia's holy city of Mecca Source: Getty Images

다음 달이면 전 세계 200만 명 이상의 이슬람교도들이 연례 행사인 하즈(Hajj) 순례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와 메디나로 집결하게 된다. 하즈는 성지를 순례하고 종교적 의례에 참여하는 이슬람교도 최대 연례 행사다.

이런 가운데 호주인을 포함한 많은 수의 이슬람교도들은 최근 하즈 보이콧을 선언하고 나섰다.

시드니에서 영화감독으로 활동하는 파라즈 라흐만(Faraaz Rahman)은 “오늘날 하즈에 가는 것이 도덕적인 책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SBS 뉴스에 출연해 “하즈에 가면 무슬림들을 상대로 예멘에서 집단 학살을 자행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정권에 재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라며 “이는 하즈가 담고 있는 의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제껏 건강하고 재정적 능력이 있는 이슬람교도라면 일생에 한 번 하즈에 가는 것이 종교적 의무처럼 여겨져 왔다.

하지만 지난 4월 리비아의 유명한 수니파 지도자 무프티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인권 유린을 강조하며 “전 세계의 이슬람교도들이 하즈 순례에 반대해야 한다”라고 호소하며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하즈 순례에 반대하는 해시태그(#BoycottHajj)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라흐만 감독은 “지금은 저명한 지도자들이 하즈 순례 보이콧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다른 종교 당국들도 동참하며 비슷한 요청을 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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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ashtag Boycott-Hajj has taken off on Twitter. Source: Twi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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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을 요구한 멜버른에 거주하는 또 다른 호주인 이슬람교도 역시 하즈 보이콧이 극단적이긴 하지만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보이콧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다”라며 “만약 그 돈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에 기여하고 예멘 사람들에게 지속적인 고통을 주는데 사용된다면 사람들은 일어서야 할 도덕적, 종교적 의무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세상이 일어설 책임이 있고, 특히 이슬람교도들이 일어서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대응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예멘 내전에 참여 중인 아랍 연합군을 주도하고 있다. 유엔은 예멘에서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전 세계에서 최악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200만 명에 이르는 어린이를 포함한 320만 명의 예멘인들이 급성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으며, 치료가 시급한 상황으로 알려져 있다.

약 1만 명의 회원을 지니고 미국에 본부를 둔 ‘진보적 가치를 위한 무슬림(Muslims for Progressive Values)’의 아니 조네벨드 대표는 모든 무슬림들이 사우디아라비아 보이콧을 벌일 것을 권장하고 있다.

그는 “이슬람교도들이 영혼을 정화시키고 신과 연결되기 위해 하즈에 가는 것은 예멘에서 억압과 기근을 일으키고 있는 정권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대학 강사로 활동하는 무크리즈 맷 러스(36) 씨는 “자신은 더 이상 하즈에 가지 않을 것”이라며 “인권에 대해 입장을 취하는 것이 곧 신앙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어떤 이는 정치는 제쳐 두자고 말하지만, 나는 그것을 조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각

하지만 여전히 하즈 순례 보이콧을 수긍하지 못하는 목소리도 남아있다.

빅토리아 주 이슬람 협회의 아델 살만 부의장은 많은 무슬림이 보이콧을 요구하는 이유를 이해하지만 개인적으로 그것을 지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매우 강하게 느끼고 있는 것을 이해한다”라며 “사람들이 사우디아라비아가 자행하고 있는 범죄와 고통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하즈 순례를 하게 되면 분명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돈을 쓰게 될 것”이라고 말한 살만 부의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이슬람교도들은 이를 종교적 의무의 완결로 보며 정치 문제 혹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의 연관성은 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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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SBS 뉴스가 접촉한 호주 내 하즈 관광 사업자들은 올해 하즈 순례를 위한 예약이 미진한 상태라고 밝혔다.

라흐만 감독은 “하즈에 지금 당장 가는 것은 부적절하지만, 예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상황이 변한다면 장차 하즈에 가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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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in read

Published

By Jarni Blakkarly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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