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남용은 건강에 해롭지만 적정량의 알코올 섭취는 외국어 발음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과음은 반대의 효과를 낼 수 있으며, 대화 도중 혼란스럽고 말이 느려지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보다 원활한 대화와 더 나은 발음
지난해 10월 발표된 영국 학술지 ‘정신약리학(Psychopharmacology)과 타임지 사설에 따르면, 적정량의 알코올 섭취가 외국어 발음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대학교에 재학 중인 50명의 독일 학생에게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에 참여한 학생의 절반은 물 한 잔을 마셨고, 다른 절반의 학생은 몸무게에 맞춰 알코올을 섭취했다. 70Kg의 남학생의 경우 맥주 ¼ 잔을 마시도록 했다. 이후 실험에 참여한 독일 학생들은 네덜란드 대화 상대자와 2분 동안 대화를 이어갔다.
실험 결과 알코올을 섭취한 학생들은 더 나은 자신감을 보이지는 못했지만, 부드러운 대화와 더 나은 발음에서 알코올을 섭취하지 않은 학생보다 오히려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과다한 알코올 섭취는 인지적 능력과 운동 기능을 손상시키고, 대화 도중 혼란스러움과 말이 느려지는 부정적인 결과도 나왔다.
심리 효과?
하지만 학계 지도자들은 이 같은 결과가 상대적일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참여자들은 자신이 무엇을 마시는지를 알고 있었고, 이 같은 결과가 생물학적 효과인지 심리적인 효과인지를 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라는 지적이다.
때문에 향후 연구에서는 “알코올에 대한 플라시보(외관은 약제와 같지만 약리 활성이 없는 속임 약)를 포함해야 한다”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소량의 알코올 섭취가 외국어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72년 슬래이트 프랑스(Slate.fr)가 태국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발음 테스트를 실시한 적이 있다.
연구 결과 44ml의 알코올을 마신 학생들은 알코올이 들어가 있지 않은 가짜 알코올음료(플라시보)를 마시거나 두 배에 해당하는 88ml의 알코올을 섭취한 학생들보다 더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과다 음주에 따른 부작용
또 다른 연구에서는 술에 취한 사람이 모국어를 포함한 언어를 구사할 때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슬래이트의 연구에 따르면, 위스키(Bourbon 86 proof)를 마신 7명이 ‘L 과 R 발음’, ‘S와 CH 발음’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고, 이는 영어를 사용하는 원어민에게도 같은 결과로 나타났다.
또한 혈중 알코올 함유량이 0.10%가 됐을 때 실험 참여자의 대화 속도가 느려지고, 술을 마시지 않을 때보다 대화 중 쉬는 시간이 더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서는 한 잔의 알코올 섭취가 혀를 풀어준다면, 계속해서 마시는 알코올은 혀를 다시 묶어 둘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알코올은 언어 능력 향상뿐만 아니라 건강을 위해서도 적정량을 소비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