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 위기에 처한 멜번의 한인 가족’, 마지막 기회마저 상실...

이민 사기를 당하고도 10여 년 간 호주 정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했던 멜번의 한 한인 가족이 2차 이민 장관 심사 접수 이틀 만에 거절 통보를 받았다. 이로써 호주에서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상실한 절박한 상황에 처해졌다.

이민 사기를 당하고 추방 위기에 처한 멜번의 한인 가족 데이비드 리 씨 가족에 대한 2차 이민 장관 탄원 심사가 거절 됨에 따라 이 씨 가족이 호주에 살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사라졌다.

세 아들을 데리고 호주에서 9년 이상을 살아온 데이비드 리 씨와 아내 전미경 씨는 영주권 신청을 비롯해 MRT 이민 재심 재판소 재판, 1차 이민 장관 탄원까지 모두 기각됐었다. 결국 비자 만료일을 하루 앞둔 지난 18일 극적으로 2차 이민 장관 탄원을 접수했지만, 접수 한 지 이틀 만에 심사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이민부로부터 받았다. 이에 따라 이 씨 가족들은 수일 내에 한국으로 추방될 위기에 처해졌다.

둘째 아들인 브라이언(22) 씨는 “더 이상 화가 나지도 않는다”라며 “우리 모두의 미래가 이토록 위태로운데, 그것을 이틀 만에 어떤 한 사람이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고, 너무나도 실망스럽다”라고 말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이 씨 가족의 호주 생활은 불운의 연속이었다. 처음 만난 이민 법무사는 영주권을 받게 해 주겠다며 10만 달러를 받아 간 뒤 해외로 도주했고, 이후 마음을 다잡고 사업을 통해 착실히 이민 조건을 갖췄지만 잘못된 법률 자문을 받으며 영주권 신청이 기각됐다. 이민 사기와 잘못된 법률 자문 양쪽 모두 재판까지 가서 승소하기는 했지만 돈도 영주권도 그 어떤 것도 다시 돌려받을 수는 없었다.

어머니 전 씨는 지난 21일 SBS 라디오 한국어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가족이 잘못한 것이 아닌데도 10여 년간 열심히 살아온 이 나라에서 쫓겨나야 하는 신세가 너무 비참하다”라며 “정직하게 열심히 살면 보상받는다고 지금까지 아이들을 가르쳐 왔지만 지금은 도무지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고 그것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라고 현재의 심정을 밝혔다.

전 씨는 쉰이 넘은 부부가 한국에서 일 자리를 얻어 새롭게 시작하는 것도 쉽지 않을 뿐 더러 특히, 세 아들은 학업을 지속하는 것 조자 확실치 않아 아이들의 미래를 기약할 수 없어 아주 절박한 상황이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각각 멜번대학교와 모나쉬 대학교에 재학 중인 두 아들은 한 과목에 $4,000에 달하는 유학생 학비를 감당하지 못해 지금까지 매 학기 당 한 과목 씩 밖에 등록하지 못했고, 그 결과 2년의 대학 생활을 채우지 못해 한국 대학으로의 편입이 불가능한 상태다. 하지만 호주에서의 학업을 끝내기 위해 유학을 시킬 형편은 되지 않고, 대학을 다시 가려면 한국에서 수능을 봐야 하는데, 이마저도 군대를 다녀온 뒤에야 가능하다.

그리고 초등학교 6학년 11살인 막내 리차드는 삶의 대부분을 호주에서 자란 만큼 과연 한국에서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 씨 가족은 지난 18일, 2차 이민 장관 탄원이 접수되며 마지막 희망을 걸었고, 지역 성당은 이 씨 가족을 돕기 위해 온라인 청원서를 열기도 했다.

이 씨 가족의 절박한 사연은 SBS, 헤럴드 선 등으로 보도됐고, 이들의 곤경을 접한 6,000여 명 이상이 온라인 청원서에 서명해 이 씨 가족을 후원했었다.

아버지 데이비드 리 씨는 “더 이상 그 어떤 기회도 없다”라며 “아이들에게 미안할 뿐”이라고 심정을 밝히며 피터 더튼 이민 장관에게 “이민 장관만이 우리 가족을 구할 수 있다”라고 절박하게 다시 한번 간청했다.

이 씨 가족에 대한 SBS 보도팀의 해명 요구에 대해 이민 및 국경 수비부의 대변인은 “이 씨 가족의 경우는 이민부, 재심 재판소, 아주 극소수의 특수한 경우에 개입하는 이민 장관 탄원까지 모두 심사를 끝낸 상태”라며 성명서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 씨 가족을 후원하는 이들은 이 씨 가족이 공공의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피터 더튼 이민 장관의 개입을 재차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아버지 데이비드 씨는 IT 엔지니어로 여러 가지 사업을 운영해 왔고, 최근에는 가정용 전자 기구를 조정할 수 있는 웹을 기반으로 하는 장치를 개발해 특허를 등록하기도 했다.

어머니 전미경 씨는 피아노 강사다.

데이비드 씨는 “청원서에 서명한 분들 등 우리 가족을 도와주려고 한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라며 “하지만 2차 장관 탄원 시도가 이틀 만에 실패한 것은 우리에게 이민 장관을 설득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고, 또는 이민 장관이 우리의 상황을 들여다보지도 못했다는 것으로 이는 아주 슬픈 소식”이라고 안타까움을 밝혔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민 장관의 도움을 간곡히 요청했다.

이 씨 가족은 호주를 떠나는 날까지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며 계속해서 온라인 청원(change.org)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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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ah Na
Source: SBS World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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