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DMZ 회동이 남긴 4가지

30일 총 1시간 6분 동안 이뤄진 미·북 정상 간 판문점 회동은 시종 '돌발 상황의 연속'이었다.

President Donald Trump, left, 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center

President Donald Trump, left, 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center Source: AAP

정상 간 만남이 급작스레 이뤄지다 보니 두 정상이 제대로 된 포토라인 없이 선 채로 즉석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도 연출됐다.

이 때문에 이날 미·북 양국의 의전·경호 인력은 극도로 긴장한 채 숨죽이며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월경(越境)' 등을 지켜봐야 했다.

북측 땅을 밟은 미·북 정상이 다시 남측으로 넘어온 뒤 북한 기자들이 따라붙자 일부 외신기자는 "Come on" "Back!" 등을 외치기도 했다.

외교가에선 "정상 간 회동이라곤 도저히 보기 어려울 정도로 어수선하고 위험한 상황도 많았다"는 말이 나왔다.

세 정상이 자유의 집으로 들어가는 도중엔 취재진이 경쟁을 벌이다 넘어지면서 고성이 오갔다.

취재진을 막으려는 경호 인력 등이 뒤엉키면서 현장 이 잠시 아수라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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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ident Donald Trump and 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walk out of Freedom House at the border village of Panmunjom.
AAP

그리샴 대변인의 혹독한 신고식

스테파니 그리샴(42) 미국 백악관 신임 대변인이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그리샴 미국 백악관 대변인이 30일 판문점 북·미 정상회담 도중에 미국 취재단과 북한 경호원 사이의 ‘승강이’에 휩쓸려 가벼운 부상을 당했다.

이번 사고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군사분계선 위에서 만나 북한 영토에 진입했다가 나온 뒤 회담을 위해 자유의 집에 입장한 후에 발생했다.
 
미국 취재진들이 회담 장소인 자유의집에 들어가려고 하자 북한 경호원들이 막아서는 바람에 양측이 몸싸움을 벌이는 등 난장판이 됐다.

이 와중에 그리샴 대변인이 미국 기자들을 돕기 위해 끼어들었다가 약간의 타박상을 입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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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North Korean leader Kim Jong Un shake hands in border village of Panmunjom in the Demilitarized Zone.
AAP

트럼프 재선 캠페인 ‘리얼리티 쇼’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비무장지대(DMZ) 회동 소식을 일제히 헤드라인 뉴스로 전했다.

미 CNN은 “미국 대통령이 세계에서 가장 무장된 국경을 넘어 북한에 갈 것이라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며 “그러나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외교 스타일, 연극을 조율하는 그의 재능과 맞물려 가능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오늘 회담이 실제 변화의 계기가 될지 논쟁의 여지가 있을지라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관계에 ‘상전벽해(sea change)’의 변화가 있는 건 확실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DMZ의 ‘세기적 만남’을 구상한 것이 2020년 대선 캠페인 활용을 위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NYT는 “트럼프의 재선 캠프는 DMZ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트럼프 대통령의 ‘피스 메이커’ 역할을 부각하는 대표적 성과로 활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DMZ  ‘드라마’, 위기 겸 기회

이번 DMZ 회동이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놓여 있던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지만, 북한 내부에서 선전도구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DMZ 회담은 김 위원장이 핵 문제에서 내준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즉흥적인 회담으로 (미국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대화를 재개하겠다는 합의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고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은 아직도 그들이 의미하는 ‘비핵화’가 무엇인지 분명히 표현하지 않았다”며 “북한 협상가들은 회담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논의하도록 허가를 받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외교전문 매체 포린폴리시는 “김 위원장이 그의 아버지나 할아버지는 상상도 못했던 ‘세계적인 인정’을 얻었다”며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엇을 얻었는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번 회담은 차기 대통령직을 노리는 민주당 후보들에게 비추어졌던 스포트라이트를 다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려놓았다”고 평했다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DMZ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깜짝 회동이 성사되면서 만남 장소인 비무장지내(DMZ) 내 판문점에 전세계의 이목이 쏠렸다.

지난해 남북 정상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두 손을 맞잡으며 평화의 상징이 된 이곳에서 3국 정상이 악수 장면을 재현하는 것 자체로도 북미 대화 재개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평가다.

남북은 지난해 9·19 군사분야 합의를 통해 DMZ를 평화지대로 만들자는 약속을 했다.

비무장지대란 애초에 무력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설정한 완충지대다. 비무장이 원칙이지만 남북이 이 지역에 초소를 세우고 무장병력을 투입하면서 DMZ는 어느새 언제든 충돌이 일어날 수 있는 화약고가 됐다.

이에 남북은 이곳을 평화지대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 실천방안으로 남북은 JSA 지역 지뢰작업을 시작으로 지난해 10월 25일부로 JSA 남북지역 초소, 병력, 화기를 모두 철수했다.

경비인원도 각각 35명 이하의 비무장 인원으로 조정했다.이어 남·북·유엔사 3자 공동검증과 감시 장비 현장조사 등을 통해 JSA 비무장화 작업을 마쳤다.

또 지난 5월 1일부터는 지난해 10월 이후 중단됐던 남측 지역 JSA 관광이 재개됐다.

앞서 한국군은 9·19 군사합의에 따라 JSA 자유왕래를 위한 비무장화 조치를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일반인 안보견학을 일시 중단해 왔다.

그러나 아직 JSA 남북자유왕래에 대해서는 북측의 응답이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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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Updated

By Yonette Joseph
Presented by Yang J. Joo
Source: SB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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