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사 킹’의 에스몬드 웡 대표와 얘기를 나누는 동안 고객 중 한 명이 분점을 낼 생각이 없냐며 설득한다. 웡 대표는 웃으며 이렇게 말한다. “고객들이 항상 자신의 동네에 분점을 내달라고 말합니다.”
이 곳의 매콤한 락사 누들이 멜버른에서 둘째가라면 서운할 정도로 인기라는 사실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놀라운 점은 웡 대표가 락사 요리 문화권에서 자라지 않았다는 것이다.
중국인 부모를 따라 베트남에서 태어난 웡 대표는 10대 때 난민 자격으로 호주로 오게 됐고 켄토니즈 식당의 셰프 자리에 오를 때까지 주방일을 배우며 경험을 쌓았다.
그는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휴가로 자리를 비운 말레이시안 식당에서 일하게 됐고 몇 달 동안 그 곳에서 일하면서 흥미로운 음식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런 스타일의 음식을 요리해 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1998년 플레밍턴의 작은 쇼핑 아케이드에 ‘락사 킹’을 처음 열었다. 입소문이 나기까지는 몇 년이 걸렸지만, 그의 카레 락사 메뉴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가게 문 밖으로 손님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Esmond Wong is still Melbourne's Laksa King. Source: Audrey Bourget
웡 대표는 “우리는 모든 재료를 처음부터 만들어 사용한다. 레몬 그라스, 가랑갈(생강 일종), 심황, 카레 가루 등으로 반죽을 만들고 기름에 볶는다. 또 몇 시간에 걸쳐 낸 닭육수는 고기 맛과 함께 약간의 달작지근한 맛을 느끼게 해준다. 여기에 반죽을 넣고 코코넛 밀크로 국물 맛을 조절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신료와 허브의 농도를 완벽하게 조절해 낸 이 음식은 “서양인과 아시안인 미각에 모두 통한다”라고 자평했다.
모든 락사에는 쌀 당면과 호키엔 국수, 두부 조각, 가지, 볶은 샬롯(양파 일종), 생 민트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오리 고기나, 해산물, 생선 머리 등을 넣을지는 선택에 달려 있다.
영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 종종 말레이시아 여행을 다녀온다는 웡 대표는 “나는 항상 직원들과 고객에게 피드백을 듣고 의견을 묻는다. 그것을 통해 레시피를 변경하고 지금도 미세하게 조정해 나간다”라고 전했다.
락사 킹은 또 생선살과 타마린드(콩과의 작물)를 기본으로 하는 아삼 락사 메뉴를 제공한다. 웡 대표는 “약간 시큼하고 매운 맛의 아삼 락사는 더 풍부한 맛을 내기 위해 새우 페이스트가 들어가고 생선살은 육수에 넣고 끓여서 조리되며 오이, 적양파, 파인애플 등을 올려 마무리한다”라고 말했다.
차세대 락사
2010년, 락사 킹은 원래 위치에서 세 배 더 넓은 공간으로 이전했다. 또 글렌 웨이버리 지역에 분점을 내고 사우스랜드와 플레밍턴에는 ‘락사 킹 키친’ 지점을 열었다.
락사 킹 키친은 좀 더 간단한 메뉴를 적용해 손쉽게 주문해 먹을 수 있는 공간이지만 물론, 여기서도 락사 킹의 주 메뉴인 락사를 맛볼 수 있다.
국물은 락사 킹과 동일하지만, 재료와 고기 품질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고 웡 대표는 말한다.
예를 들어, 씨푸드 락사에는 통통한 생선살이 추가되고, 베지테리안 락사에는 보라색 콜리플라워, 베이비 옥수수, 버섯 등 유기농 채소가 들어간다.
의리 넘치는 단골 손님들
웡 대표는 “학생 시절부터 찾아온 많은 고객들이 부모가 된 후에도 여전히 나를 찾아주고 가족을 데리고 오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그는 또 “말레이시아나 홍콩 등으로 돌아간 학생들이 다시 호주를 방문했을 때 우리 식당을 다시 찾아오기도 한다. 정말 영광스러울 뿐이다”라고 감사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