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가 ‘기후 변화의 원인 제공’을 직접 언급하며, 호주가 직면하고 있는 산불 재앙의 ‘국가적 재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변경했다.
연방 총리의 이 같은 반응은 호주 전국에서 수백 건의 화재가 발생해 220만 헥타르 이상의 토지가 불타고 시드니 도심이 연기로 가득 찬 가운데 나온 것이다.
모리슨 총리는 목요일 기자들과 만나 “덤불의 건조함이 산불의 가장 큰 요인이고, 올 초 2월에 내가 인정했듯이 다른 많은 요인들과 함께 기후 변화가 산불 재앙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라고 발언했다.

NSW Rural Fire fighters establish a backburn in Mangrove Mountain, New South Wales. Source: AAP
이어서 “하지만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기후 변화 문제는 세계적인 도전이고, 호주는 이 같은 도전의 일환으로 우리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모리슨 총리는 시드니를 가득 메운 짙은 연기와 화재를 언급하며, 특히나 젊은이들에게 심각한 고통과 불안감을 가져다준 점을 인정했다.
그는 “나는 평생을 시드니에서 살았다”라며 “화재로 인해 연기 안개가 낀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시드니 시민들에게 심히 골치 아픈 일이라는 것과, 이런 일을 처음 보는 가족들과 어린이들에게 깊은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Prime Minister Scott Morrison says climate change is contribution to bushfire conditions. Source: AAP
하지만 모리슨 총리는 호주가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후 변화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모리슨 총리는 “당연히 세계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 모두가 기후 변화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우리는 그렇게 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호주는 파리 기후변화협약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26% 낮은 배출량을 달성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정부 예측에 따르면 이 같은 목표의 절반 이상은 이전 교토 의정서의 목표 달성에 따른 이월분을 통해 달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런 가운데 그렉 멀린스 전 뉴사우스웨일즈 소방청장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주요 정책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In an image taken on a smart phone from a plane window, shows smoke haze blanketing Sydney. Source: AAP
멀린스 전 청장은 “화재가 너무나 매섭기 때문에 더 많은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이는 기후 변화 때문”이라며 “연방 총리가 드디어 그런 말을 할 수 있게 됐다니 정말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멀린스 전 청장은 호주의 배출 목표치가 너무나 불충분하다며 “국제적으로 쑥스러운 정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더 큰 조치가 필요하다”라며 “다음 세대를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일을 계속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모리슨 총리는 주나 국가의 행동이 호주 날씨로 인해 일어나는 일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하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A cyclist rides in Blackwattle bay as smoke haze from bushfires in New South Wales blankets the CBD in Sydney. Source: AAP
모리슨 총리는 “호주는 전 세계 배출량의 1.3%를 차지하고 있고, 뉴사우스웨일즈 주만 놓고 보면 배출량의 0.5%도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배출량은 줄여야 하고 달성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기후 변화 문제는 전 세계가 겪고 있는 현상이기 때문에 호주에서 발생한 산불 위험의 감소나 증가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 전 세계 기후 정책 순위를 매기는 글로벌 조사에서 호주는 최하위의 성적표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