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됐다 석방된 호주인 알렉 시글리(29) 씨가 자신이 간첩 행위를 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일축했다.
어제 소셜 미디어에 다시 모습을 나타낸 시글리 씨는 자신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하다는 점을 알린 후 이번 일에 대한 짧은 성명을 발표했다.
‘통일 려행사’를 운영해 온 시글리 씨는 평양 김일성 종합대학에서 조선 문학 석사 과정을 밟던 중 연락이 두절됐으며 실종 9일 만인 지난 4일 북한에서 석방됐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오스트레일리아 유학생 알렉크 씨글리(알렉 시글리)가 인터넷을 통해 반공화국 모략선전행위를 하다가 지난 6월 25일 우리 해당 기관에 현행으로 단속됐다"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는 인도주의적인 관용을 베풀어 7월 4일 그를 우리 경내에서 추방했다"라고 밝혔다.
북한에 머무는 동안 시글리 씨는 평양에서의 생활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해 왔다. 시글리 씨는 NK 뉴스를 비롯한 서방 언론에 사설과 수필을 써 왔지만, 외견 상 북한 정권과 정치 체제에 비판적이지는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중앙통신은 "(시글리가) 반공화국 언론매체들의 사촉(사주) 밑에 유학생 신분을 이용하여 평양시내의 구석구석을 싸다니면서 시탐의 방법으로 수집분석한 자료와 사진들을 수차례에 걸쳐 넘겨준 사실이 밝혀졌다"라고 전했다.
시글리 씨는 어제 밝힌 성명서에서 “내가 간첩이라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NK 뉴스에 제공한 자료는 블로그에 공개적으로 게재된 내용뿐이고 다른 언론들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서 “모든 상황이 나를 매우 슬프게 한다”라며 “이제 절반 이상의 과정을 이수하고 좋은 성적을 거뒀는데 김일성 종합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마칠 수 없게 됐다”라고 말했다.
또한 “나는 여전히 북한에 관심이 많고 북한과 관련된 학술 연구와 다른 일을 계속하고 싶다”라며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재방문 계획이 현재로서 없다”라고 덧붙였다.
시글리 씨는 자신의 회사 ‘통일 려행사’가 추후 통지가 있기 전까지는 모든 투어를 취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내 마음속에 아주 특별한 곳으로 품고 있는 도시인 평양 거리를 다시는 걷지 못할지도 모른다. 가까운 친구가 된 나의 선생님들과 여행업계의 파트너들을 다시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인생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