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탈 때 종교적인 이유로 헬멧 대신 히잡, 터번 등의 ‘헤드웨어(headwear)’를 쓴 사람들이 캔버라에서도 더 이상 벌금을 물지 않게 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조용히 시행된 이 조치는 캔버라의 한 남성이 셰인 라텐베리 ACT 도로 안전장관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편지를 보낸 후 도입됐다.
이 남성은 “나는 자전거 타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멜버른에 있을 때는 자전거를 가지고 있었다”라며 “시크교도(Sikh)이기 때문에 자전거를 딸 때 헬멧 사용이 면제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하지만 캔버라로 이사한 후로는 이 같은 면제를 받을 수 없어서 자전거를 타 본 적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시크교도들은 중요한 종교적 상징을 담고 있는 터번을 머리에 쓰고 있기 때문에, 터번 위에 자전거 헬멧을 쓰는 것이 어렵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라텐베리 장관은 수요일 “캔버라는 모든 사람들이 포함되어 있다고 느껴야 하는 공동체”라며 “이번 변화는 자전거를 타는 데 장벽이 있다는 지역 사회가 제기한 문제에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ACT Road Transport Minister Shane Rattenbury said the changes will make Canberra more inclusive. Source: AAP
이번 자전거 헬멧 사용의 예외 조치는 종교집단에 속한 사람, 이 집단에서 관습적으로 헤드웨어를 착용하고 있고 헬멧을 착용하는 것이 실용적이지 않을 경우에만 적용된다.
이런 가운데 캔버라의 헬멧 착용 예외 조치와 유사한 규정은 현재 퀸슬랜드, 빅토리아, 서부 호주, 남부 호주 주에서 시행되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시크교도들은 뉴사우스웨일즈 주 정부에도 법안 개정을 요청했지만 개정 로비에는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