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앙카(Bianca Ward) 씨는 5살 때부터 학습 장애로 인해 주변에서 놀림을 당해 왔다고 말했다.
올해로 20살이 된 비앙카 씨는 직장을 얻기 위해 고군분투한 뒤 더 많은 교육을 받게 됐고 지금은 일이 잘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립기술대학(TAFE)을 들어갔고 이후에는 놀림을 당하지 않았다. 정말 좋았다”라고 말했다.
최근 그녀는 직장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커피 만드는 법을 훈련시키고, 바리스타 고용을 원하는 회사와 연결을 시켜주는 비지빈스 프로그램(BusyBeans program)에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됐다.
그녀는 “이곳에 온 지 넉 달이 됐고, 이 일을 시작한 이후로 정말 좋았다”라며 “처음 시작했을 때는 불안하고 긴장도 했지만, 이후 자신감과 도움, 친구들도 얻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비앙카 양은 멜버른 북서쪽 무니 폰즈에 있는 비지빈스 카페에서 훈련을 받고 있는 14명 중 한 명이다. 이들은 지적 장애, 자폐증, 다운 증후군 등 다양한 학습 장애를 경험하고 있는 친구들이다.
지난해 시드니에서 처음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코스포드와 골드코스트로 확대될 계획을 갖고 추가 부지 건설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번주 멜버른에서 시민들 앞에 처음으로 문을 열게 됐다.
비지빈스 카페는 이 프로그램이 실업률을 호전시키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취업을 준비하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멜버른 무니폰즈에 위치한 이 카페의 바리스타 트레이너 조이 저스틴 씨는 “모든 사람들이 배우고 일할 수 있는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가져야 한다”라며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커피 기계 뒤편에 머물러 있지 않으며, 변화가 정말로 대단하다”라고 말했다.

BusyBeans cafe where baristas train in Melbourne Source: SBS
장애 청소년에 대한 차별
현재 호주에서는 장애를 갖고 있는 220만 명의 노동 연령 인구 중에 단지 52%만이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가운데 장애를 갖고 사는 15세에서 24세의 청소년은 65세 이상의 노년층에 비해 차별에 직면할 가능성이 10배나 높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비지빈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조나단 카 씨는 자신이 자폐증을 가지고 있어 일을 찾을 때마다 거절을 당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회사에 지원하려고 했지만 거절당했고 실제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것이 정말 나를 슬프게 했다”라고 말했다.
올해 26살의 조나단 씨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 직장을 찾기를 희망하며 현재 비지빈스 카페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장애나 그런 것들 때문에 직장을 구하기가 어렵고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라고 덧붙였다.
올해 38살의 앤드루 케니 씨는 지적 장애 때문에 일주일 내내 풀타임 직원으로 일하는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사람들의 따돌림(bullying) 때문에 결국 이전 회사를 그만둬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앤드루 씨는 비지빈스 카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활력을 얻게 됐고, 앞으로 커피를 계속 만들기 위해 해외여행도 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내가 일했던 다른 직장과 비교한다면 이곳에 온 후에 더 많은 기술을 습득하게 됐다. 이곳은 나의 열정”이라고 말했다.

Patrick Grace, 21 and Johnathan Kha, 26 have been training to make coffee at BusyBeans cafe. Source: SBS
더 많은 행동을 요구하는 장애자 권리 단체
전국 장애인 옹호 단체인 ‘호주 장애인(People with Disability Australia)’은 고용주들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의 제프 스미스 대표는 “우리는 의미 있는 일 그 이상을 해야 하며 제대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라며 “예를 든다면 전국적으로 일관된 기준을 갖춘 프로그램으로 옮겨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지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차별로 인한 장벽, 장애인에 대한 고용주와 지역 사회의 태도, 채용 관행, 물리적 접근성에 대한 이슈들에 직면해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비지빈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고용 서비스 업체 ‘에임빅(AimBig)’은 장애인들이 의미 있는 일자리를 찾도록 돕기 위해 시장을 혁신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단체의 마르셀라 로메로 대표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일을 수행할 수 없다는 인식이 있다”라며 “그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은 지원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구조화된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이 프로그램(비지빈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상적인 빠른 속도로 카페 환경에서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지만, 훈련, 지원, 개인의 강점을 이용한 근무를 통해 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에임빅은 지금까지 60명의 참가자를 교육했으며, 11개 회사(Talent, Atlassian, Commonwealth Bank, LinkedIn 포함)가 이들 교육생들을 바리스타로 고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