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경기장에서의 정치적 발언과 시위를 금지한 ‘올림픽 헌장 50조’에 대한 의견을 구한다고 발표한 후, 장대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 스티브 후커가 이끄는 호주올림픽위원회(AOC) 선수위원회 역시 선수들과 이 문제를 논의했다.
올림픽 헌장 50조 3항은 ‘올림픽 관련 시설과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지역 안에서는 정치적, 종교적, 인종차별적 시위나 선전 활동을 금지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전 세계로 퍼져 나가며 올림픽 헌장 50조 3항이 개정돼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커지게 됐다.
전현직 호주 올림픽 대표 선수 4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80% 이상은 경기와 선수들의 경험을 손상시킨다는 이유로 경기와 관련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시위를 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1%는 “올림픽은 선수들이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장소가 아니다”라고 느끼고 있었지만, 비슷한 수의 40% 역시 “어떤 상황에서는 자기표현을 하는 것을 지지한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젊은 선수들 특히 지난 10년 안에 올림픽에서 데뷔 경기를 치른 선수들의 관점은 그 이전의 선수들과는 사뭇 달랐다는 점이다.
2010년대에 올림픽에 데뷔한 선수들의 경우 경기에서 자신을 표현할 권리를 지지한다고 밝힌 경우는 응답자의 34%에 달했다.
인터뷰에 응한 이 시기의 선수 10명 중 약 3명이 50조 규칙을 위반하는 결과를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 시위에 참여하는 것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스티브 후커 위원장은 “40%를 조금 넘는 선수들이 경기장은 자신의 견해를 표현하는 곳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2010년대에 올림픽에 데뷔한 선수만 놓고 보면 이 비율은 19%로 떨어진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선수들 대다수는 소셜 미디어와 기자 회견을 통해 시위를 하는 것이 올림픽 경기 도중 혹은 시상식에서 시위를 하는 것보다 낫다고 여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호주올림픽위원회의 조사 결과는 국제올림픽위원회 체육 위원회에 전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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