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팝스타 카일리 미노그와 귀여운 쿼카들을 등장시키는 등 150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호주 관광청의 홍보영상에 대해 소셜미디어 상에서 호된 질책이 쏟아지고 있다.
브렉시트 논란에 지친 영국인들을 유치하고자 호주 관광청이 제작한 이 홍보 영상물은 호주의 맑은 하늘과 해변놀이를 하며 즐거워보이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어 역대 최악의 산불 시즌을 겪고 있는 호주의 실상과 맞지 않다는 이유다.
이 영상은 카일리 미노그가 자신이 출연했던 TV 드라마 히트작 ‘네이버스’의 샬린 로빈슨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으로 등장해 영국을 친구로 간주하고 음악과 함께 친구에게 러브 레터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해변, 맥주, 소시지 등을 즐기는 모습을 담고 있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목요일 기준 1만 명 이상이 시청한 이 영상에 대해 “친구들, 어서 와. 우린 바베큐를 굽고 있어. 전국이 온통 실제로 구워지고 있다고.”라고 댓글을 올렸으며 또 다른 호주인은 “가져와야 할 것은 물, 숨 쉴 수 있는 장비, SPF 5000인 크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 영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 홍보물에서 “모국어를 사용하세요”라는 광고 문구를 사용한 것에 대해 영어권 국가 관광객을 선호하는 호주의 속내가 드러난 것이라는 비난이 쇄도했다.
반면, 많은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 이번 홍보 영상물을 공유하며 "걸작", "역대 최고의 호주 관광청 홍보물"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사이먼 버밍엄 관광 장관은 2GB 와의 인터뷰에서, 이 영상은"브렉시트 공방"에 지쳐 잠시나마 "현실 도피"를 원하는 영국인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호주의 산불 비상 시즌 중 광고가 발표된 것에 대해 홍보 영상 제작 계획은 수개월 전부터 진행되고 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버밍엄 장관은 “같은 시기에 산불 관련 뉴스를 접하면서 이 광고를 보게 돼 안타깝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호주 정부가 관광 마케팅에 계속 투자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라고 답했다.
그는 산불 시즌이 지나고 지역 사회 재건을 위해 관광 산업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 관광청은 이 영상물에 #MateSong이라는 해시태그를 붙여 홍보 중이며, 이 홍보 영상에는 코미디언 애덤 힐스와 크리켓 스타선수 출신인 셰인 워언, 테니스 스타 애슐리 바티, 수영 스타 이언 소프가 카메오로 출연했다.
그러나 이 광고가 1500만 달러의 투자 가치가 있느냐를 놓고 소셜미디어 상에는 여전히 설전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