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도 잊게 만드는 싱가포르 정통 음식 "당근 케이크"

멜버른에서 올드 래플스 플레이스(The Old Raffles Place)라는 싱가포르 식당을 운영하는 앨런 씨와 캐롤 씨 노부부는 “당근 케이크(싱가포르식 볶음 요리)”와 차퀘티아우(볶음 쌀국수) 요리를 멈출 수 없다며 식당 운영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You'll find two kinds of char kway teow at this Melbourne institution. (Audrey Bourget)

You'll find two kinds of char kway teow at this Melbourne institution. Source: Audrey Bourget

 
앨런 한 씨와 캐롤 씨 부부는 지난 2000년 노후를 계획하며 멜버른의 콜링우드 지역에 작은 카페를 열고 ‘올드 래플스 플레이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캐롤 씨는 “업계에서는 60세가 되면 은퇴할 나이라고 하지만, 우리는 계속 일하고 싶어서 작은 브런치 카페를 열었고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다”라고 말했다.
Alan and Carol Han opened The Old Raffles Place as a retirement project. (Audrey Bourget)
Alan and Carol Han opened The Old Raffles Place as a retirement project. Source: Audrey Bourget
싱가포르에서 출생한 한 씨 부부는 결혼한 지 거의 50년이 되어 간다.  이 부부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중국, 호주 등 여러 나라의 호텔업계에 근무하며 평생 요식업에 종사했고, 심지어 이들은 호텔에서 근무할 당시 남편은 주방에서, 아내는 웨이트리스로 일하면서 만나게 돼 결혼까지 골인했다.

이 카페의 이름은 현대 싱가포르의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탬포드 래플스 경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으로 초창기에는 커피와 베이컨, 계란과 같은 간단한 음식을 제공했다. 하지만 ‘래플스’라는 이름이 현지 학생들과 아시안들의 주목을 끌면서 당근 케이크(싱가포르 볶음 요리)와 호키엔 미(볶음 국수 요리) 메뉴에 대한 요청이 많아졌다.

늘어나는 요청에 따라 이 부부는 싱가포르 정통 요리를 만들기로 결심하게 된다.

이 식당에 들어서면 주문하기 전부터 식당에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화려한 색감의 간판은 “정통 싱가포르 요리”, “볶음 홋키엔 미”, “하이난스 치킨 라이스”이라는 문구로 호객할 뿐 아니라, 식당에 들어선 후 주방을 가로질러 걸어가면 온통 싱가포르와 관련한 오래된 사진들과 신문 기사들로 꾸며진 홀을 마주하게 된다.
The Old Raffles Place's colourful shopfront on the corner of Johnston and Wellington streets in Collingwood. (Audrey Bourget)
The Old Raffles Place's colourful shopfront on the corner of Johnston and Wellington streets in Collingwood. Source: Audrey Bourget
이제 음식 메뉴를 보자. 가장 인기있는 메뉴에 대한 질문에 앨런 씨는 손님의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르다고 답했다. 앨런 씨는 “아시아인은 10명 중 9명이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당근 케이크를 주문한다. 싱가포르인들은 당근 케이크를 먹으면서 자란다. 아침부터 밤까지 하루 종일도 먹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당근 케이크 또는 차토우퀘이로 불리는 이 요리는 디저트 음식이 아니다. 흰 무와 쌀가루를 섞어 큐브 모양으로 만들고, 여기에 케찹 발효 소스, 마늘, 계란, 파, 고추(선택 시) 등을 넣고 볶으면 완성된다.

식당의 주 메뉴인 이 요리는 아내인 캐롤 씨가 직접 담당한다. 그녀는 “나는 대부분의 레시피보다 더 많은 무를 넣고, 재료에 얽매이지 않고 풍성하게 넣는다”라고 말했다. 캐롤 씨는 디저트류 뿐만 아니라 로박(미트롤)과 같은 다른 전채 요리도 직접 만든다. 로박은 다진 돼지고기를 넣고 튀긴 롤 음식이다.

앨런 씨는 삼발 소스 등 여러 가지 소스 제조를 담당하면서 셰프인 데이빗 친 씨를 관리 감독한다. 앨런 씨는 아시안 요리에서는 웍 요리를 담당하는 셰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친 셰프의 페낭식 차퀘티아우(볶음 쌀국수)는 싱가포르식 차퀘티아우에 비해 달지 않고 맛있다고 추켜세웠다.
The restaurant serves two types of char kway teow. This version is the Penang style, made with flat rice noodles. (Audrey Bourget)
The restaurant serves two types of char kway teow. This version is the Penang style, made with flat rice noodles. Source: Audrey Bourget
이 곳에서는 락사, 하이난 치킨 라이스, 홋키엔 미 등 다른 음식들도 맛볼 수 있다. 홋키엔 미는 대표적인 싱가포르 음식으로 노란색 홋키엔 국수에 쌀로 만든 당면, 새우, 오징어, 새우 육수에 삶은 삼겹살 등을 넣고 볶아서 만든다.

한편 호주인 손님들은 소고기 렌당(인도네시아식 조림 요리)이나 치킨 커리, 돼지 등갈비, 로티 머르타박(구운 빵 일종) 등을 주로 주문한다고 앨런 씨는 전했다.
The roti murtabak comes with a curry dipping sauce. (Audrey Bourget)
The roti murtabak comes with a curry dipping sauce. Source: Audrey Bourget
무엇을 선택하든 앨런 씨와 캐롤 씨 부부는 요리의 기원이나 요리 방법에 대해 설명해주는 것을 즐긴다.

그들이 은퇴 프로젝트로 시작했던 이 식당이 거의 20년 동안 이어져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인간적인 매력 때문이었다.

이들 부부는 “우리는 죽기 전까지 멈추지 않을 겁니다”라면서 “물론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그만두겠지만, 이 일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싱가포르 정통 요리가 궁금한 분들은 앨런 씨 노부부의 ‘올드 래플스 플레이스’에서 그 맛을 경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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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By Audrey Bourget
Presented by Sophia Hong
Source: SBS 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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