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단 출신의 호주인 패션모델이 한 잡지의 특집 기사에서 아프리카 유산을 지닌 다른 모델과 혼동되는 일이 발생하자 인종 차별에 대한 논쟁이 벌어졌다.
한 잡지가 패션모델 아두트 아케흐(Adut Akech)의 특집 기사를 소개하며 우간다 출신 다른 모델의 사진을 사용했으며, 이에 아두트 아케흐는 이 잡지가 자신의 인종을 경시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다른 인종의 사람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전적으로 인종적 편견 때문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이는 오히려 어렸을 때 다른 인종에 대한 노출이 부족했기 때문일 수 있다는 것.
호주 국립대학교(Australian National University)의 연구진은 어린 시절의 사회적 접촉이 ‘타인종 효과(other-race effect)’로 알려진 ‘다른 인종의 사람들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하는 무능력’을 감소시키거나 심지어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케이트 레이놀즈 씨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12세까지 당신이 다른 인종 그룹의 사람들에 노출된다면, ‘타인종 효과’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거의 토박이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연구진들은 인종 편견이 ‘타인종 효과’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이번 조사 결과 인종 차별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될 수는 없다는 사실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레이놀즈 교수는 “이 논문에서 우리가 말하는 패턴들은 사람의 편견으로 설명될 수 없다는 점을 발견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이는 다른 인종 집단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태로로는 설명할 수가 없는 패턴”이라며 “사람들이 다른 인종의 사람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는 다른 요소와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라고 말했다.
언어를 배우는 것처럼
출생부터 12세까지의 노출 범위가 중요한 창문이 될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이 시기 인간의 얼굴 인식 시스템이 형성되고, 언어를 배우는 것처럼 나이가 들고 성인이 될수록 다른 인종의 얼굴을 식별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 성인이 된 후 다른 인종과 사회적 접촉을 해도, 심지어 몇 년에 걸쳐 다양한 인종의 친구들의 사귄다 해도 인식 능력에는 특별한 개선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레이놀즈 교수는 “창문이 발달된 후에 ‘타인종 효과’를 극복하려면 뇌를 훈련시키기 위해 굉장히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레이놀즈 교수는 이것이 마치 제2외국어를 배우는 것과 같다라며 “할 수는 있지만 훨씬 더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얼굴 인식에 능숙한 이들을 위한 직업
한편 최근에는 여권 인식과 법원 시스템과 같은 ‘타인종 효과’와 관련된 심각한 결과들도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된 가장 유명한 사례로는 미국에서 흑인 남성이 억울한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을 들 수 있다. 미국인 로널드 코튼은 1995년 DNA 증거로 무죄가 입증되기 전 강간과 강도죄로 10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다.
레이놀즈 교수는 얼굴 인식을 필요로 하는 직업들은 어렸을 때부터 다른 인종에 많이 노출된 사람들을 위한 직업일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그렇지 못한 경우라면 성인들을 위한 훈련 프로그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레이놀즈 교수의 주장이다.
그녀는 “이를 인식하고 창문의 발달을 인식하는 것은, 특정한 종류의 직업에서는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고 ‘타인종효과’를 최소화하는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