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하다소바 씨는 치즈가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사랑”과도 같다고 말한다. 그녀가 좋아하는 치즈는 몰디 치즈, 워시드 린드 치즈, 카망베르 치즈로, “더 강렬한 냄새가 나는 치즈일수록 좋다”라고 귀뜸했다.
하다소바 씨는 프랑스 코르시카에 위치한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U산타 마리나에서 일하던 당시, 정말 맛있는 웨지 감자와 슬라이스로 가득한 치즈 트롤리를 맛본 후 치즈 맛에 눈을 뜨게 됐다고 설명했다.
몇 년 후 비건 식단으로 식생활을 바꾸면서 치즈를 포기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는 하다소바 씨는 "몇 달 동안, 특히 요식업계에서 일하면서 치즈를 먹지 않는 것은 정말 힘들었다. 한 조각이라도 먹으면 죄책감이 들 것 같았다"라고 전했다.
좌절감과 호기심이 공존하면서 그녀는 식물성 치즈를 만들기로 결심하게 된다. 그것이 비건식 카망베르 치즈가 탄생하게 된 이유다.

One of Dilectio's sought-after wine and vegan cheese nights. Source: SBS FOOD
다음으로 도전한 치즈는 비건식 블루 치즈였다. 그리고 이 블루 치즈는 결국 그녀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놓는 계기가 된다.
하다소바 씨는 "와이즈먼즈 페리(Wisemans Ferry)에서 열리는 아시마 페스티벌(Ahimsa Festival)이라는 비건 축제를 공동 주최하게 됐다. 사람들이 함께할 워크숍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었지만 마땅치 않았다. 그러다가 ‘잠깐, 냉장고에 이 블루 치즈가 숙성되고 있어. 꽤 맛있어 보이는데, 치즈 워크숍을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인기가 있을지 알 수 없었지만, 사람들 반응이 매우 좋았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비건 블루 치즈 레시피를 워크숍 참석자들과 공유했고, 냉장고에서 4주 동안 숙성시키면서 매일 뒤집어줘야 하는 레시피에 만족할 수 없었던 고객들은 "어디가면 이 블루 치즈를 살 수 있는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시드니의 비건 치즈 회사 딜렉티오(Dilectio)는 그녀의 친구인 마크 스폰버그 씨와 함께 공동 설립하기에 이른다.
하다소바 씨는 수 년간의 요식업 경험을 자신의 회사에 접목시켰고, 여기에는 체코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셰프 출신 부모님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한다.
반면, 스폰버그 씨는 수년 간 IT 컨설팅 회사에서 일해 온 비지니즈 전문 경력을 바탕으로 딜렉티오의 비즈니스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학생 시절, 그는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셔벗 패킷을 다른 학생들에게 되팔기도 했다. 그는 "당시 학교 매점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불량식품 종류가 다양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의 전략은 굉장히 인기를 끌었다”라고 회상했다.
두 사람은 비건 축제에서의 워크숍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몇 달 후인 2018년 10월, 시드니 비건 마켓에서 딜렉티오의 블루 치즈를 처음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때 국제 치즈 감별사인 고객을 만나게 된다.

Marie Hadasova and Mark Sponberg in their natural habitat Source: SBS FOOD
그 치즈 감별사는 딜렉티오의 블루 치즈가 전통적인 블루 치즈와 견주어 손색이 없다고 극찬했고, 하다소바 씨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하다소바 씨는 치즈업계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비건 치즈 제조 실험을 시작했기 때문에 더욱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유제품 업계 전반에 대한 공부를 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Want! Source: SBS FOOD
그녀는 기본적으로 발효에서 숙성에 이르기까지 전통적인 치즈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방법과 동일한 단계를 따른다. 다른 점은 "우유 대신 캐슈를 추가하는 것".
초창기에는 주변의 모든 알디 매장을 찾아 250g짜리 캐슈를 구입하고 수백 개의 숙성된 치즈를 저장하기 위해 중고 냉장고를 구입했으며, 이베이에서 구입한 가정용 믹서기로 사업을 시작했다.

Dilectio's cheese is dairy free but you'd never know it. Source: SBS FOOD
딜렉티오는 앞으로 치즈 메뉴에 유럽식 치즈를 더 많이 추가하고 슈퍼마켓으로 판매 범위를 확장할 포부를 갖고 있다. 물론 시드니 비건 마켓에서 매달 직접 비건 치즈를 구입하는 고객들에게도 여전히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