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설을 맞아 일부 문화권에서는 새해의 재물운과 건강 및 번영을 위해 특별한 음식을 먹곤 한다.
전 세계적으로 특정 음식이 재료나 요리 방식 등을 통해 행운과 복을 가져다주는 전통적인 식문화가 내려져 오고 있다. 새해 전날, 크리스마스, 결혼식 및 생일날을 기념하는 음식을 먹으면서 또 다른 일년을 보내는 것이다.
중국에서 멕시코에 이르기까지 복을 부르는 세계의 맛을 알아보자.
떡국과 보쌈-대한민국
우리나라는 ‘떡국을 먹어야 한 살을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새해에 떡국을 챙겨 먹는다. 떡국에는 가래떡의 무병장수를 가리는 의미가 담겨 있다. 또 정월 대보름에는 그릇에 복쌈을 볏단 쌓듯이 높이 쌓아 올린 뒤 먹으면 복과 풍년이 찾아온다고 했다. 복쌈은 참취잎, 곰취잎 등 잎이 넓은 나물이나 김 등으로 밥을 싼 대보름 절식이다. 여기서 ‘복’은 보자기의 보를 뜻한다. 밥을 싸는 것이 복을 싼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쿠(Chaku)-네팔
마그 산크란티(Maghe Sankranti) 축제는 1월에 열리는 대표적인 전통 힌두교 축제 중 하나다. 겨울이 끝나고 작물을 수확하는 달이 시작되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네팔에서 시작됐다.
차쿠는 산크란티 축제에서 판매되는 네팔 과자로 추운 겨울을 나면서 따스함과 건강하기를 기원하는 의미로 먹는다. 단단해진 당밀, 버터 기름, 우유를 넣은 반죽에 코코넛, 대추 또는 견과류 등을 얹어 만든다.
석류(Pomegranate)-지중해 연안 국가들
지중해의 연안 국가에서는 석류(특히 씨앗)가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다.
그리스는 바닥에 석류를 던져 박살내며 새해를 맞이하는 전통이 있다. 씨앗이 많이 쏟아질수록 가정에 더 많은 부를 가져온다고 여긴다.
석류 씨앗은 또 항산화 물질로 가득 차 있어 건강 증진에 이상적인 간식이다.
타말레스(Tamales)-멕시코
타말레스는 옥수수가루를 넣어 반죽한 도우에 각종 고기와 치즈 그리고 야채를 넣어 만두처럼 싼 뒤 다시 옥수수 잎에 싸서 오븐에 구워낸 요리로 수천 년 동안 라틴계 주식 문화였다. 센트럴 아칸소스 대학교 조교수인 더스틴 크넵스 박사는 기원전 8000년에서 5000년 경부터 먹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시대가 지나면서 지금은 맛있는 옥수수 껍질로 포장된 상업용 타말레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 음식에 담긴 문화적인 중요성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타말레스는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서 부와 번영을 상징하며 행운과 복을 기원하며 특별한 날에 먹는다.
타이(Tai)-일본
일식 요리에는 메밀 국수 (새해에 행운을 가져다주는 ‘연중 국수’), 돈까스(스포츠 경기 전에 승리를 위해 먹는 음식에서 유래해 ‘이긴다’는 동사의 동음이의어), 오니기리(신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산 형상으로 눌러만든 삼각형 모양의 주먹밥)를 포함해 특별한 날뿐만 아니라 일년 내내 즐겨먹으며 '행운'을 상징하는 음식 종류가 다양하다.
그 중에서 타이는 길조를 나타내는 식품 중 하나다. "물고기의 왕"을 상징하는 타이는 결혼식, 생일, 새해 등 특별한 날에 즐기며 좋은 소식을 가져온다고 여긴다.
타이의 붉은 빛깔은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행운 및 번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베가스 치킨(Beggar's chicken)-중국
수백 년 동안 내려져오는 항저우 요리인 베가스 치킨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유롭게 재창조됐음에도 불구하고 음식에 얽힌 고전적이고 다양한 우화가 회자되는 요리다.
한 가지 우화에 따르면, 농장에서 닭을 훔친 한 거지가 부엌이 없기 때문에 요리 방법을 즉흥적으로 만들어야 했다. 이 거지는 연 잎으로 닭을 감싼 뒤, 찰흙과 진흙으로 단단히 덮어서 불구덩이에 묻어 굽게 됐다.
우연히 지나던 천황은 이 요리를 맛보고 너무 좋아하면서 베가스 치킨이 황실 메뉴에 추가됐다는 우화가 전해지고 있다.
그뤼치바인(Glücksschwein)-오스트리아와 독일
중세부터 돼지는 오스트리아와 독일에서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뤼치바인은 아몬드와 설탕을 갈아 만든 반죽을 돼지 모양으로 빚어 구어낸 과자로 마르치판(Marzipan)은 독일어로 돼지를 뜻하며 그뤼치바인이라고도 불린다. 일반적으로 크리스마스와 새해 기간 동안 나눠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