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 대전 종전을 기념하는 리멤버런스 데이(Remembrance Day) 추모식이 오늘 호주 전역에서 거행된다. 오전 11시에는 캔버라 호주 전쟁기념관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국가를 위해 헌신한 참전 군인들과 전사자의 희생을 기리며 1분 동안 추모 묵념이 진행된다.
참전 용사였던 브래드 코펠린 씨는 리멤버런스 데이를 맞아,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은 전우들을 기릴 뿐만 아니라 퇴역 후 여전히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브래드 코펠린 씨는 호주군에서 24년간 복무했다. 그는 17살의 나이에 보병으로 입대한 후 2011년 12월 퇴역할 때까지 군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솔로몬 제도와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됐던 코펠린 씨는 호주에 돌아온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다.
특히 과잉 경계 증후군(hyper-vigilance)이 가장 염려되는 부분이다.
코펠린 씨는 “딸들과 카페에 들어가면 전체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벽을 등지고 앉게 되고, 비상시 탈출 방법 등을 생각하게 된다”라며 “항상 위협을 생각하게 되고 운전을 할 때도 위협이나 길거리 폭탄, 다른 것들을 찾아보게 된다”라고 말했다.
코펠린 씨는 “아프가니스탄에 있을 때 폭발을 경험했기 때문에 도로변에 쌓인 쓰레기나 물건들을 보면 여전히 불안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몇 년 전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를 담담하게 털어놨다.
아내와 함께 동부 지역을 운전하고 있을 때 콜라 캔이 도로를 가로질러 굴러떨어지는 것을 발견하고는 코펠린 씨는 “거기 서, 멈춰”라고 소리를 질렀다. 코펠린 씨는 당시 누군가가 폭탄을 설치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코펠린 씨는 “그런 생각을 하려고 한 게 아니라 그냥 바로 그런 생각이 든다”라며 “가장 어려운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을 위한 지원
코펠린 씨의 두 딸인 나르디아 씨와 리브 씨는 포피 어필 주니어 앰버서더(Poppy Appeal Junior Ambassadors)로 활동하고 있으며, 누구보다도 참전 용사들의 건강 문제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잘 이해하고 있다.
코펠린 씨는 딸들과 아내가 없었다면 자신이 이곳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며, 자신은 여전히 수많은 군중과 크고 예기치 못한 소리를 포함한 특수 상황들과 씨름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펠린 씨는 “정부 기관을 통한 지원이 있지만, 이 지원들은 가족 중심이 아닌 참전 용사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라며 “사망한 참전 용사들을 기려야 하지만, 살아 있는 사람들도 부양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는 옳은 일을 했습니다”
코펠린 씨는 “잠시 동안 부정할 때가 있었다. 내가 몸부림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고 망가졌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라며 “하지만 이제 내가 문제를 겪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해야 할 단계에 이르렀다”라고 말했다.
코펠린 씨는 퇴역 이후 2014년 런던에서 열린 첫 번째 인빅터스 게임(Invictus Game)에 출전했고, 올랜도 게임의 조감독으로 활동하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대처하는 방법을 찾아 나갔다. 그는 또한 시드니 중서부 콩코드 병원에 본부를 둔 국립 참전용사 의료 센터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자문역을 맡고 있다.
이를 통해 환자, 가족, 보호자들과 함께 치료 계획과 목표를 설정하고, 통합 건강관리 모델을 통해 참전 용사들에게 최적의 정신적, 육체적 복지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수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만약 자신에게 다시 시간이 주어진다면 코펠린 씨는 여전히 군대에 입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펠린 씨는 “단순한 직업이 아니며, 많은 면에서 이는 생활 방식”이라며 “모든 걸 다시 할 겁니다. 도중에 작은 것들을 바꿀 수도 있지만 나는 여전히 다시 입대할 겁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