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프렌치 쿼터에 위치한 ‘포 씬’의 주방에서는 매일 아침 5시 30분부터 거대한 솥에 육수가 끓기 시작한다.
1979년 화가였던 응우옌 투롱 씬 씨가 창업한 이 식당은 이 곳만의 독특한 쌀국수 맛을 찾는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포 씬만의 차별점은 바로 육수에 넣기 전에 얇게 썬 소고기를 마늘에 볶는 것.
지난 3월, 포 씬의 쌀국수 맛에 푹 빠진 한 일본인이 도쿄에 지점을 연 것을 계기로 호치민 출신의 두엔 리 카이 씨 부부는 멜버른에서도 포 씬이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실행에 옮기게 된다.

Pho Thin founder, Nguyen Trong Thin, flew to Melbourne to give his tick of approval before it opened. Source: SBS Food
포 씬 베트남 본점에서 재료 및 레시피를 승인받은 후 이 부부는 멜버른 하드웨어 레인(Hardware Lane)과 론스데일 스트릿(Lonsdale Street) 코너에 마침내 멜버른 지점을 오픈했다.
본점과의 차이점이라면 멜버른 지점에서는 MSG를 사용하지 않고 호주산 소고기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두엔 씨는 “우리는 두 가지 요소에 중점을 둔다. 하나는 베트남 본점의 정통 포의 맛을 그대로 멜버른에서 재현하고자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MSG 없는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멜버른 포 씬 매장 창업은 두엔 씨에게는 요식업계로의 첫 번째 도전이다.
호치민에서 남편은 와인 수입업을 해왔고 두엔 씨는 자신의 패션 매장을 운영했다. 이들 부부는 베트남 전역을 여행하며 다양한 지역 음식을 경험했고 두엔 씨는 약 5년 전 포 씬의 쌀국수를 처음 접하게 됐다고 한다.
베트남 남부 지역 출신으로 북부 스타일 음식을 접할 기회가 없었던 두엔 씨는 먹을수록 생각나는 포 씬 쌀국수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결국 호주에 살면서도 베트남을 방문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포 씬을 방문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호주 내 베트남 쌀국수는 현지 음식과 많은 차이가 있다고 두엔 씨는 말했다.

So you think you know pho? Pho Thin controversially stir-fries its beef in garlic before adding it to the broth. Source: SBS Food
호주의 쌀국수는 대부분 베트남 남부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많은 허브와 향신료, 숙주나물, 바질, 호이신 소시 등을 사용해 더 강한 맛을 낸다.
반면, 포 씬의 북부 스타일 쌀국수는 파, 고수, 특유의 마늘 볶음 소고기를 추가해 미묘한 맛을 낸다.
식탁 위에는 곁들일 수 있는 직접 만든 신선한 칠리 소스와 절인 마늘 조각이 놓여 있다. 또 선택 사항으로 호주에서는 덜 알려진 퀘이(중국에서는 요우티아오로 알려진 중국식 긴 도너츠)를 추가할 수 있다.
포 씬의 쌀국수 메뉴는 4가지 다른 종류가 있으며 두엔 씨는 레드 와인 소고기 포를 맛볼 것을 추천했다.
두엔 씨 부부는 호주와 뉴질랜드 내 포 씬 지점의 총판권을 갖고 있다. 멜버른 지점의 성공 여부에 따라 지점을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 그녀는 포 씬을 단순히 사업적 관점이 아니라 애국심을 실현하는 일종의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두엔 씨는 “쌀국수 사업을 시작한 것은 내가 베트남 출신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쌀국수를 원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또 “너무 바쁘고 지치더라도, 최고의 음식을 손님들에게 대접하기 위해 내 자신을 잠시 뒤로 미뤄 놓는다. 가게 근처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이 매일 식당을 찾고 어떤 날은 하루에 두 번 방문하기도 하는 것을 보면서 그들이 얼마나 베트남을 그리워하는지, 또 고향의 쌀국수 맛을 원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