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뷰(Lily Vu)는 10살 때 엄마를 잃었다. 그리고 5년 후 그녀는 베트남에 있는 아빠를 뒤로한 채 남동생과 함께 멜버른에 도착했다.
“제가 처음 이곳에 도착할 때는 겨울이었어요. 사이공(Saigon)에서 왔기 때문에 굉장히 추웠죠”
“이모와 삼촌의 도움을 받았지만 부모님 없이 새로운 나라에서 자라야 했기 때문에 우리는 여전히 고군분투했습니다”

Lily and her mother pictured in Vietnam. Source: Supplied
릴리의 아빠는 외국에 나와 있는 자녀들을 부양하기 위해 베트남에 남아 일을 해야 했다.
“엄마는 약 6개월 동안 아프셨어요. 가족들은 엄마의 치료를 위해 싱가포르로 데려가려 했지만… 엄마는 결국 생을 마감하셨죠”
“제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의사가 되고 싶었던 동기 중 하나가 그것이죠. 저는 엄마 같은 다른 환자들을 꼭 도와주고 싶었어요. 또한 예방 의학에 대한 인식을 널리 알리고 싶었어요”

Lily at a school excursion during her first year in Australia. Source: Supplied
이 같은 동기 부여로 릴리 양은 멜버른 대학교를 졸업하고 의사가 되어 멜버른의 박스힐 병원에서 일하게 됐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또 다른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미스 월드 오스트레일리아 선발 대회에 나가 경쟁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모델로 일한 배경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우아하게 보이도록 패션쇼를 연습하고 있어요”
릴리 양은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자극받기를 원한다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릴리 양은 지난주 수요일 멜버른에서 펼쳐진 선발 대회 1회 전을 통과했으며 오는 6월에는 빅토리아 주 결선에 나서게 된다. 빅토리아 주 결선을 통과하게 되면 다음 관문은 7월 19일 골드코스트에서 열리는 호주 결선이다.

Lily Vu at the Miss World Victorian preliminary finals in April Source: Lily Vu at the Miss World preliminary finals in Victoria
미스 월드 선발대회는 미스 유니버스, 미스 인터내셜널과 함께 가장 오래된 미인 대회 중 하나로 호주는 2002년부터 미스 월드 선발 대회에 참여하고 있다.
릴리는 이전까지 단 한 번도 미인 대회에 참가해 본 적이 없음에도 젊은 이민자 여성들에게 꿈을 전하기 위해 출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호주에 있는 수많은 이민자와 유학생들이 정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내가 이일을 해냄으로써 이들이 계속해서 열심히 살고, 자신의 꿈을 좇을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길 바랍니다”
그녀는 자신이 유학생이었을 때 자신이 꿈꿔온 의대 등록금으로 30만 달러라는 엄청난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 돈은 그녀와 남동생을 부양해야 했던 아빠에게는 너무나 큰 짐이었다는 것이 릴리 양의 설명이다. 하지만 릴리 양은 의대를 포기할 수 없었고, 계속해서 공부를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Lily after graduating from a Bachelor of Biomedicine, a prerequisite for her medical degree. Source: Supplied
“유학생이 내야 하는 등록금은 엄청났어요. 아빠가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죠. 그래서 나 자신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아빠를 돕기 위해서는 영주권을 받아야 해. “
“영주권을 받지 못한다면 제가 의대를 다닐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멜버른 대학교에서 바이오 메디슨 학사(Bachelor’s degree in biomedicine) 과정을 공부할 때 릴리 양은 영주권 취득을 위해 교직 디플로마(teaching diploma) 과정을 함께 등록했다.
2015년 드디어 호주 영주권을 취득한 릴리 양은 2년 후인 의학 과정(medical degree) 3년 차에는 시민권도 획득했다.
“호주인이 된 것은 정말 행운이었고, 자랑스럽습니다”

Lily graduating from her medical degree in 2018. Source: Supplied
“호주가 나에게 준 많은 것들, 내 친구와 선생님, 교수님과 멘토들이 준 것들에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낍니다”
지난해 의대 과정을 모두 마치고 졸업을 한 그녀는 예방 의학에 대한 열정을 온라인으로 공유하기 위해 유튜브 활동도 시작했다. 우울증, 대장암, 뇌졸중과 같은 질환의 조기 경보 신호를 설명하는 내용들이 그녀의 유튜브 채널(YouTube channel)을 가득 채우고 있는 비디오들이다. 이 비디오들은 영어와 베트남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릴리 양은 마지막으로 미스 월드 선발 대회에서 다문화주의 국가이자 기회의 땅인 호주를 대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Lily’s YouTube channel, called ‘DrLilyVu’. Source: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