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으로 세계 곳곳에는 비대면 서비스가 강조되며 ‘무인화’ 바람이 불었습니다. 점원이나 안내원 대신 무인 단말기가 손님을 맞이하는 장소가 늘어났고 손님은 입 대신 손을 이용해 필요한 업무를 보는 것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컬처 IN, 유화정 프로듀서 함께 합니다.
Highlights
- 비대면 타고 온 무인화 바람…무인 단말기 '키오스크'가 손님 맞아
- 노년 취약 등 변화에 소외되는 디지털 취약 계층 포용 대책 시급
- 언택트 소비문화 확산하면서 U-도서관 등 '이색 자판기' 자리 잡아
주양중 PD(이하 진행자): 적은 인구 때문에 슈퍼마켓이 없는 시골 마을에 무인 가게가 등장한 건 이미 오래 전부터 인데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인구가 너무 많아서 코로나 감염 가능성이 높은 대도시에서 '무인화 방식'이 속속 도입되고 있다고요?
유화정 PD: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인구가 많은 대도시에서도 사람 간 접촉을 줄이기 위해 무인화가 속속 진행 중입니다. 스페인 마드리드 중심가에는 이름도 간판도 없는 자판기 마켓이 있습니다. 마켓 안에는 다양한 상품들을 담은 여러 대의 자판기들로 꾸며져 있는데요. 판매원은 가게 내부에 없으니 이름하여 무인 마켓입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든 마주치는 길거리의 자판기들을 모아 놓은 것에 불과하지만, 자판기 마켓은 도시인의 쇼핑 풍경을 바꾸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의 한 만두 전문점은 자판기 형태의 무인 판매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휴대폰 앱이나 매장에 놓인 무인 주문기를 통해서만 주문을 받고, 음식은 주문 후 받은 번호가 적힌 자판기에서 직접 찾아가면 되는데, 사람이 있는 공간은 만두가 만들어지는 주방뿐입니다.
진행자: 무인화 자동화 시대가 도래하면서 스마트 폰이 보편화된 요즘, 스마트 폰을 넘어 이제는 무인 편의점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요. 코로나19 이후 한국에서는 사람을 대신한 키오스크 무인 단말기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하죠?
유화정PD: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자 비대면 시대에 맞춰 사람 대신 키오스크로 손님을 맞이하는 업체들이 크게 늘었습니다.키오스크(Kiosk)는 호주에서도 신문이나 음료 등을 파는 매점이나 가판, 자판기 등을 뜻하는 단어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단어의 유래는 포르투갈어로 신문판매대(Quiosque) 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이 키오스크가 정보화 시대를 맞으면서 정보서비스와 업무의 무인 자동화를 통해 대중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무인 안내기기(무인 단말기)라는 개념으로 변한 것인데요.
이렇게 진화한 디지털 키오스크는 공공시설, 대형서점, 백화점, 전시장, 극장 기타 행사장 등에 설치돼 각종 정보 및 이용 방법 등을 제공하는데, 터치스크린 방식의 무인 단말기로 정보 전달뿐만 아니라 주문, 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일상생활에서 키오스크를 이용한 정보고속도로에 빠질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가 지난 95년 저서 '미래로 가는 길'에서 제시했던 말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인데, 사실 한국 내 키오스크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부터 주목받은 대체 자원이죠?
유화정 PD: 네. 2018년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고용이 부담스러워진 자영업자들이 키오스크를 선택하면서 한국 내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2017년 65억 원에서 2019년 150억 원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경제가 악화하자 인건비를 줄이고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날개 돋친 듯 뻗어 나간 것이고, 한국 내 키오스크 시장 규모는 2020년 220억 원으로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습니다.

진행자: 무인 편의점, 키오스크 음식 주문, 영화 온라인 예매 등 이른바 ‘디지털’ 환경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세상이 되고 있는데요. 시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유화정 PD: 지난 3월 한국의 한 SNS에는 어머니가 햄버거를 먹고 싶어서 매장을 방문했는데 키오스크를 못 다뤄서 20분 동안 헤매다가 그냥 집에 돌아왔다는 사연이 누리꾼 사이에 퍼지기도 했는데요.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시도해볼 엄두조차 나지 않는 상황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은 버스터미널, 패스트푸드점, 은행 등에서 키오스크 이용 경험이 없는 고령 소비자들을 직접 관찰한 결과를 토대로 “고령자가 키오스크 이용 시 영문 등 익숙하지 않은 용어나 초성 검색 등 조작 방식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시간 지연, 주문 실패 등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느낀다”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말하자면 디지털 취약 계층인데, 급격한 변화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소비자도 있지 않을까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디지털 시대로의 빠른 전환은 장애인, 고령층, 저소득층, 농어민 등 디지털 취약계층이 마주하기에는 말 그대로 높은 벽인데요. 디지털에 익숙한 2030세대에게는 간편하고 편리한 시스템이지만 디지털이 익숙하지 않은 세대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입니다.
전문가들은 소외 계층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합니다. 키오스크 같은 IT기술 발전이 시대의 흐름이지만 항상 소외되는 집단이 있다면서 기술 변화에 따른 제도적 변화나 혜택을 못 받는 소외계층을 위해 지원이나 대책을 만드는 게 국가나 공공기관의 역할이며, 비대면과 대면 서비스를 당분간 병행하는 ‘보편적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진행자: 키오스크에서 햄버거 주문을 못해 결국 포기한 사연을 전해주셨는데, 햄버거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보편화된 대표 음식의 하나가 바로 피자이죠. 놀랍게도 피자의 본 고장 이탈리아 로마에 피자 자판기가 등장했다면서요?

유화정 PD: 네. 피자 자동판매기가 시중에 나온 것은 이탈리아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처음인데요.이탈리아 로마 거리에 완전 무인 방식의 피자 자판기가 설치돼 지역 주민들에게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주문 후 밀가루를 반죽해 토핑을 얹고, 오븐에서 구워져 나오는 데까지 3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완성된 피자는 네모난 종이 상자에 담겨 제공됩니다.
가격은 7(호주) 달러에서 9달러 사이이고요. 메뉴는 총 4가지, 피자의 대명사인 전통 마르게리타와 살라미(말린 햄), 판체타(소금에 절인 돼지 뱃살·일종의 베이컨), 콰트로 포르마지(4가지 치즈) 등입니다.
진행자: 피자의 나라 이탈리아에 피자 자판기라니 참 아이러니인데요. 이탈리아 사람들은 자국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특히 입맛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처음 등장한 자판기에 현지인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유화정 PD: 현지인들의 평가는 엇갈립니다. 피자 맛을 본 한 고객은 모차렐라와 토마토가 훌륭하다. 이 정도면 매우 만족스럽다"고 호평했는가 하면, 반면 일부 고객은 급할 땐 유용할 것 같지만 이것을 정통 이탈리아 피자라고 할 수는 없다는 회의적인 반응도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음식점이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 틈새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패스트푸드화 된 미국식 피자에 대항마라는 의견부터, 자국의 대표 음식인 만큼 전통 방식으로 맛의 품격을 지켜야 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데요. 다만, 맛에 대한 대한 평가를 떠나 이색적인 피자 자판기 등장 자체에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지역 명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색적인 자판기라면 '골드투고(Gold to Go)' 바로 금 자판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최고급 호텔 에미리트팰리스에 최초로 등장했었죠?

유화정 PD: Gold to Go는 독일에서 만든 제품 브랜드로, 2010년 최초로 아부 다비의 에미레이트 팰리스 호텔 로비에 설치된 후 독일 스페인, 미국, 캐나다 등 여러 지역으로 확대됐습니다. 외부 표면 자체가 24캐럿 금으로 도금된 이 금 자판기는 1g 5g 10g 1온스 단위로 다양한 종류의 금괴와 금화를 판매하는데, 금괴에는 에미리트 팰리스 호텔의 로고와 문양이, 금화에는 금 원산지 국가인 캐나다와 호주 등을 각각 대표하는 단풍잎, 캥거루 등이 새겨져 있습니다.
진행자: 일반인이라면 금 자판기도 있었나 하실 텐데 한국에도 자판기를 통해 순금을 손쉽게 살 수 있는 금 자판기가 설치됐었다고요?
유화정 PD: 커피처럼 버튼만 누르면 손쉽게 순금을 구매할 수 있도록 만든 이 금 자판기는 2010년 12월 홈플러스 잠실점을 비롯해 명동 지하상가 등 유동인구가 많은 4곳에 설치돼 금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은 금 자판기는 찾아보기 힘든데요. 이젠 그 자리를 채운 이색 자판기가 눈에 띕니다. 아침식사를 대신할 샐러드부터 마스크, 꽃 등 다양한 종류의 자판기가 등장했고, 뿐만 아니라 도서관을 통째로 옮겨 놓은 듯한 'U-도서관' ‘스마트 도서관’ 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동인구가 많은 전철, 고속 시외버스터미널 등에 설치된 U-도서관 혹은 스마트 도서관은 무선인식 시스템 전자인식 태그 기술이 적용돼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도 자판기처럼 쉽게 책을 빌리고 반납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터미널 등에 무인 도서 가판대는 본 기억이 있는데, 도서관에 가지 않고도 책을 빌려볼 수 있군요?
유화정 PD: 그렇습니다. 도서관에 가지 않아도 365일 연중무휴로 자유롭게 책을 빌릴 수 있습니다.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 등 인문, 역사, 소설을 비롯한 약 250여 권의 도서가 비치돼 있고, 버튼을 눌러 원하는 책을 빌릴 수 있는 편리한 '도서 자판기'입니다.
설렘 자판기도 있습니다. 무엇을 파는 자판기일까 상상이 되시나요? 이 설렘 자판기는 고양 스타필드에 있는 자판기로, 바로 헌책을 판매하는 헌책 자판기인데요. 대형 중고서점의 등장으로 헌책방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면서, 헌책방을 지키기 위해 탄생한 자판기라고 합니다.
'설렘’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된 이유는 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정확히 어떤 책인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돈을 넣고 장르를 선택하면, 장르에 맞는 헌 책이 랜덤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죠.
진행자: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언택트 소비가 늘어나면서 자동판매기의 매력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기대됩니다. 비대면 시대 불고 있는 무인화 바람 타고 바뀐 지구촌 사회 경제 모습 컬처 IN에서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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