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TV에서는 처음으로 생리혈을 보여주는 광고가 나간 후 “수치스럽다”, “극히 불쾌하다”, “저속하다” 등의 불만 사항 600여 건이 접수됐다. 하지만 광고 감시 단체는 이 광고가 업계의 윤리 강령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리브라 생리 패드(Libra pads)를 만드는 아셀레오 케어(Asaleo Care)는 최근 TV 황금 시간대에 생리혈을 묘사한 광고를 선보였다. #bloodnormal 캠페인의 일환으로 소개된 이 광고에서는 샤워 중, 저녁 파티에서, 학교에서, 성관계 중 생리를 겪는 여성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이 광고가 나간 후 광고 중재 단체인 애드 스탠더드(Ad Standards)에는 광고의 성격에 대한 600건 이상의 불만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The complaints mostly revolved around the use of blood in the ads. Source: Supplied
불만 내용에는 “어린 여성들을 이런 식으로 보는 소아성애자에게 호소하는 광고로, 광고가 어린 여성에게 노출되고 있으며 이 광고는 어린 소녀들에게 극도로 위험하다”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밖에 “이 광고는 하루 중 어느 때라도 방송에 부적절하다. 특히 어린이들에게 그렇다. 심지어 내 아내도 이 광고로 기분이 상했다”라는 내용이 접수됐다.
또 다른 사람은 애드 스탠더드 패널 측에 “이 광고는 극히 불쾌하고 모욕적이다”라는 의견을 제시했고, 여기저기 피가 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애드 스탠더드는 모든 불만 사항들을 일축하며 리브라의 광고가 광고 표준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애드 스탠더드 패널 측은 “여성용 위생용품 광고라는 상황에 비춰볼 때 혈액이 묘사되는 것은 보건에 대한 지역 사회의 기준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라며 “묘사된 내용이 실제적인 물리적 발생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패널들은 이 광고에 폭력적인 장면이 없다고 보며, 광고에 묘사된 혈액의 양이 과도하거나 불균형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라며 “패널들은 여성 위생용품 광고의 맥락에서 혈액을 묘사하는 것이 평범하지는 않지만, 이 같은 상품의 광고 맥락에서 정당하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The advertising standards body dismissed all of the complaints. Source: Supplied
한편 광고주인 아셀레오 케어 측은 이번 광고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캠페인 진행 전 광범위한 연구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16세에서 65세 사이의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광고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했으며, 조사에 참여한 사람의 62%가 “생리는 생활 속 평범한 일부분”이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이 영화와 텔레비전과 같은 주류 매체에서 무시되어서는 안되며, 이는 18세에서 29세 사이의 여성들에게 더욱 사실이며 이들 중 67%가 내용에 동의했다”라고 밝혔다.
붉은 피가 호주 위생용품 광고에서 묘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전까지는 ‘파란색 염료’가 위생용품 광고에서 묘사되곤 했다.
이런 가운데 이 광고를 본 여성 중에는 “생리는 정상적인 것이고 당황할 것도 없다. 텔레비전이 생리혈을 보여주는 것에 검열을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직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생리 중에도 보다 융통성 있게 일을 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시청자는 “여성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고, 생리가 광고에서 금기시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아주 훌륭한 광고”라는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