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행 금지령으로 호주인의 출국이 금지된 상태에서 조지 펠 추기경이 어떻게 호주를 떠날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오늘 국내 언론들은 일제히 4월 연방 대법원에서 ‘아동 성폭행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은 조지 펠 추기경(79)이 로마로 돌아간다고 보도했다. 펠 추기경은 화요일 저녁 시드니를 떠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호주 국경수비대는 펠 추기경이 여행 금지령에 대한 면제 조치를 받았는지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대변인은 성명서에서 “부처는 개별 사안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는다”라며 “각각의 사례는 고유하며 신청서에 제공된 정보를 바탕으로 자체적인 가치를 검토하게 되며 예외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도 제공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호주 국경수비대는 SBS 뉴스에 "일반적으로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호주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는 면제 신청을 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Cardinal George Pell arrives at the Seminary Of The Good Shepherd in Sydney, Wednesday, April 8, 2020, after being acquitted of child sexual abuse. Source: AAP
호주 국경수비대 지침에 따르면 “종교 혹은 신약 분야”에서 비판적인 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출국하는 사람에게는 면제가 적용될 수 있다고도 명시되어 있다.
펠 추기경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경제 사무국장에 임명함에 따라 바티칸에서 생활하며 일해왔다. 하지만 2019년에 호주 형무소에 수감됐으며 연방 대법원이 최종 무죄 판결을 내린 후 올해 4월 석방됐다. 이후부터는 줄곧 시드니 대교구에서 지내왔다.
펠 추기경은 현재 바티칸에서 어떠한 직책도 갖고 있지 않으며 교회 재정을 책임졌던 자신의 임기는 2019년 2월 만료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시드니 가톨릭 대교구는 펠 추기경의 교황청 복귀에 대해 어떠한 이유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한편 가톨릭 역사학자 폴 콜린스는 펠 추기경의 로마 복귀 결정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콜린스 씨는 SBS 뉴스에 "그는 바티칸 내에서 더 보수적인 사람들과 그에게 혐의의 실체가 없다고 믿어온 사람들에게 환영받을 수 있다”라며 “하지만 호주 스타일로 보면 그를 강하게 원망하고 분개하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경쟁 상대의 축출
펠 추기경의 이번 로마 귀환 소식은 펠 추기경과 대립각을 세우며 교황청의 실세로 평가받아 온 시성성 장관 안젤로 베추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해고된 며칠 후 나왔다.
펠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5년간의 재임 기간 동안 바티칸의 불투명한 재정을 정리하는 임무를 맡았었다.
펠 추기경은 안젤로 베추 추기경에 맞설 강력한 적수로 자리매김하며 권력과 영향력 면에서 실세로 떠올랐다.
가톨릭 뉴스에 따르면 안젤로 베추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승인을 구하지 않은 채 외부 기업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가 실시하는 모든 바티칸 부서에 대한 계획된 감사를 취소하는 등 펠 추기경이 이끌어 온 경제 개혁에 거부권을 행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Cardinal Becciu was involved in a controversial deal of purchasing a luxury building in London with church funds. Source: AN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