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멜버른에서 8명에서 10명의 청소년 일행이 15살의 솔로몬 타우페울룽가키(Solomone Taufeulungaki) 군에게 접근해 칼로 찌르고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일로 13살에서 16살의 청소년 6명이 흉기 소지와 폭력 혐의로 기소됐다.
멜버른 10대 청소년 살인 사건 후 호주에서의 태평양 군도 출신에 대한 사회적 소외감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태평양 군도 이주민 사회는 오래전부터 청소년들의 고등학교 중퇴, 일자리 확보의 어려움, 길거리 범죄 문제를 인식해 왔다.
최근에는 솔로몬 군 살인 사건이 발생하며 어떠한 소름 끼치는 현실이 그들을 위험으로 이끌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Solomone Taufeulungaki, 15, was killed near Brimbank Shopping Centre in Melbourne's Deer Park. (AAP) Source: AAP
멜버른 동남부와 서부 지역에서 사모아 출신 호주인들이 진행하는 ‘르 마나(empower) 파시피카 프로젝트’는 태평양 군도 출신의 청년들과 뉴질랜드 마오리족 청년들이 지역 사회와 연계되도록 돕고 그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들은 교사, 학생, 가족들 사이에서 문화적으로 민감한 중재자 역할을 담당하며, 아이들이 계속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발생한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학교 개방 후 학교로 돌아가지 않는 학생들이 늘어, 학교 중퇴 문제가 또 다른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가 발생하며 부모들이 노동 시장에서 불안정을 경험하자 학생들이 가족을 위해 돈을 버는 상황이 벌어졌고, 이에 따라 학교를 떠나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특별한 경력 없이 일자리를 찾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유스 워커인 레일루아 씨는 “아이들이 학교에 있지 않고, 일자리도 구할 수 없다면… 그다음에 아이들이 가 있을 곳은 어디인가”라고 지적했다.
레일루아 씨는 이어서 사회적 소속감이 떨어지고 사회적 소외감을 느끼게 될 경우 젊은이들은 비슷한 정체성을 지닌 청년들에게 끌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태평양 군도 출신의 가족들은 보통 호주에 도착하자마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며, 뉴질랜드를 통해 호주에 입국하는 사모아나 통가 출신 이민자들 역시 이런 어려움을 호소하곤 한다.
2001년 이후 뉴질랜드인들이 호주에서의 복지 지원을 받지 못함에 따라 이들 역시 호주 복지 정책에서 제외됐고 가난한 삶을 이어왔다는 지적이다.
빅토리아주 통가인 지역사회 협회의 페케 가미토니 회장은 통가에서 온 사람들이 고향에 있는 가족들에게 돈을 부치는 경우도 많아 이들의 경제적 압박감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부가 맞벌이를 할 가능성이 높고 아이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도 적어 아이들의 마음을 살필 여유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모아에서 온 조니(가명)는 멜버른 서부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공부하는 12학년 학생이다.
조니는 A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7학년이 시작될 때는 폴리네시아 사람이 60~70명 정도 있었다”라며 “하지만 12학년에는 폴리네시아 출신은 5명만 남아 있고 운이 좋다면 졸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니는 많은 폴리네시아 출신 아이들이 스스로 잠재력이 없다고 느끼기 때문에 갱단이나 폭력 조직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조니는 음악 혹은 럭비를 제외하고는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호주에서 크게 성공한 경우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니는 이어서 갱단의 경우 인종이 아닌 동네나 우편 번호와 같은 지리적 요소를 통해 형성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빅토리아주 경찰은 A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폭력 조직에 가담한 태평양 군도 출신 청년들은 매우 극소수라며 대다수는 “매우 책임감 있고, 가치 있으며, 법을 준수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Hundreds have gathered for a service at the spot where Solomone Taufeulungaki was stabbed to death. Source: AAP
템 핸슨 북서부 지역 담당 경찰은 “이들 청년 중 일부가 때때로 반사회적 행동과 범죄의 위험한 순환 구조에 말려들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