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ACT 정부 상대로 고소 준비… “이민 프로그램의 부실 관리”

ACT 정부가 지난 6월 이민 프로그램을 부분적으로 종료함에 따라 호주 영주 비자 신청 자격을 잃게 된 유학생들이 ACT 정부를 상대로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International students in Canberra protesting

International students during a protest demonstration against the ACT Government in August. Source: Supplied

크리슈나 쿠마르(가명) 씨는 ACT 정부의 이민 프로그램 혜택을 기대하며 캔버라로 이주한 수천 명의 유학생 중 한 명이다. 올해 6월 ACT 정부의 이민 프로그램이 갑자기 부분적으로 중단되지 않았다면 호주 영주권을 받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쿠마르 씨는 멜버른에 있는 대학에서 회계학 석사 과정을 마친 후 올해 2월 캔버라로 이주했다. 이주를 위해 이전에 일하던 금융 분석가 직업도 그만둬야 했다.

하지만 ACT 정부가 지난 6월 29일 사전 통지 없이 주 정부 후원 기술 이민 프로그램의 일부를 중단함에 따라 영주권의 꿈도 함께 날아가고 말았다.

호주에서 7년을 산 쿠마르 씨는 이제 호주를 떠나 캐나다로 가기로 결정했다.

“이번 일이 있은 후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느끼게 됐습니다”

“주정부 지명을 위한 새로운 기준을 충족시킨다 해도, 그 규칙이 다시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겠어요?”

그는 비자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 때문에 대학에서의 공부를 미뤄야 했다고 말했다.

쿠마르 씨와 같은 이유로 캔버라로 이주했던 수많은 유학생들이 난국을 만나 다시 다른 주로 이주했다.

이런 가운데 캔버라에 남은 수백 명의 사람들이 ACT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준비를 하고 있다.

잘못된 길로 이끄는 기만적인 행동

캔버라 이민 법률 회사가 의뢰한 법률 자문에 따르면, ACT 정부가 이민 프로그램을 다루는 것과 관련해 "잘못된 길로 이끄는 기만적인 행동(misleading and deceptive conduct) "과 "비양심적인 행동(unconscionable conduct )"으로 고소될 경우 호주 소비자 법에 따라 학생들이 승소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Vis 오스트레일리아(Vis Australia)의 니콜라스 휴스톤(Nicholas Houston) 씨는 “ACT 정부가 자신들의 이민자 프로그램이 이미 초과 등록되었다는 사실을 알거나, 알고 있었어야 했다”라며 “하지만 ACT 정부는 갑작스럽게 폐지하기 전에도 유학생들에게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홍보했다”라고 말했다.

휴스턴 씨는 SBS 푼자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법적 책임 문제를 결정하기 위해 테스트 삼아 먼저 한 명이 지방 법원에 신청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라며 “만약 법원이 이 학생을 지지한다면, 이후 우리는 ACT 정부와 정착 문제에 대한 합의점을 찾거나, 학생들을 대신해 추가 법적인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례가 없는 조치

이 법률 회사는 현재 학생들에게 연락을 취하며 법적 의견을 알리고 있다.

ACT 정부의 이민 프로그램은 6월 29일 이전까지는 신청 순서에 따라 노미네이션을 부여하는 선착순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조건에 따라 현재 수요가 있는 ‘오픈 리스트’ 뿐만 아니라 수요가 없는 ‘클로즈 리스트’에 있는 직업에 대해서 노미네이션을 신청할 수 있었지만, 지난 6월 29일 ‘오픈(Open) 리스트’ 직업 이외의 다른 직업들은 부분적으로 신청을 중단하는 조치가 내려졌다.

휴스턴 씨는 “ACT 정부는 이 날짜 이후 캔버라에 오는 학생들에게 배정할 수 있는 충분한 지명 여분이 프로그램 내에 없다는 것을 알거나 알고 있었어야 했다”라며 “2018년 6월 29일에 갑자기 프로그램을 종료하기에 앞서 프로그램을 계속 홍보해서는 안 되며, 2017년 7월에 해당 정책을 변경하거나 종료했어야 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소송을 통해 ‘이 같은 이민 프로그램들이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휴스턴 씨는 “호주에 있는 유학생들을 위해 이민 프로그램의 관리 실패를 물어 호주 정부를 고소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조치”라며 “이민 자문 산업, 호주 내 유학생 커뮤니티, 유학 산업 전반에 걸쳐 이번 법적 조치를 세밀하게 관찰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점 기반의 프로세스

한편 ACT 정부의 대변인은 법적 조치에 대한 공식적인 조언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변인은“기존의 선착순 방식(first-in, first-served)의 이민 프로그램이 평점 기반(merit-based)의 이민 프로그램으로 대체되었다”라며 “이전 프로그램이 마쳐지기 전에 캔버라에 살고 있었던 학생들에게는 추가 점수가 더해진다”라고 해명했다.

대변인은 SBS 푼자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주어진 해에 지명할 수 있는 여분이 ACT에 얼마나 주어졌는지와 상관없이, 이는 지원 예정자를 보다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장기적인 정책의 변화”라고 강조했다.

ACT는  지난 11월 말에 시행을 중단했던 주 정부 지명 기술이민을 재도입한다며, 600개의 비자를 추가로 할당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ACT에서의 190 비자 (주 정부 지명 기술 이민 비자) 지정자 수는 지난해 800명에서 올해 1,400명으로 늘었다.

대변인은 “이 같은 조치로 2018/19 회계연도의 남은 기간 동안 ACT가 더 많은 사람들을 지명할 수 있을 것이고, 6월 29일 프로그램 제한 조치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더욱 잘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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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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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amsher Kainth
Presented by Justin Sungi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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