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을 빼기 위해 좋은 식습관과 운동을 유지하며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비만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도 있죠. '비만을 유전자 탓으로 돌려야 할까요? 과연 생활 습관을 바꾸려는 노력은 게을리해도 될까요?'
비만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멜번 오스티 병원(Austin Health)의 조 프로이에토(Joe Proietto) 교수는 체중 관리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비만을 몸에 좋지 않은 음식이나 게으름 때문에 생겨나는 생활 방식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질병의 관점에서 접근을 합니다. 프로이에토 교수 팀은 사람들이 성공적으로 비만을 이겨내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죠.
SBS 텔레비전의 The Obesity Myth'에 출연한 프로이에토 교수는 “비만에 대해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편견이 있다”라며 “비만을 치료할 약이나 약물 처방이 없다”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프로이에토 교수는 비만이 유전이라는 주장은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비만에는 유전적인 요인이 있다고 주장할만한 분명한 증거들이 있다”라고 주장합니다.
프로이에토 교수는 “사람의 몸무게에 영향을 미치는 100여 개의 유전자가 있는데 특히 병리학적으로 볼 때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는 다섯 가지”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다섯 가지 유전자는 모두 식욕을 증가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프로이에토 교수는 “수렵 채집을 하던 때에는 ‘배가 고프다’는 것은 생존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사냥과 채집, 먹이를 찾아 나서는 것들은 실제로 유전적인 이점이 있었다”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자동차를 타고 다니고 칼로리가 많은 음식을 쉽게 섭취하며 균형을 잡기 힘들어졌다”라며 “현대인들은 음식을 찾기 위해 긴 여행을 할 필요도 없고, 섭취하는 음식 역시도 비교적 영양가가 낮은 음식들”이라고 말합니다.
시드니 비만 치료 연구소(Sydney Institute for Obesity Surgery :SIOS)의 외과 의사인 로버트 윌슨(Robert Wilson) 교수는 사회 경제학적으로 낮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사는 지역에서 비만율을 살펴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로버트 윌슨 교수는 “음식값을 들여다보면, 패스트푸드의 가격은 저렴하지만 몸에 좋은 음식의 경우 비싼 경향이 있다”라며 “시드니 서부 교외 지역의 경우 비만율이 매우 높고, 특히나 캠프벨타운(Campbelltown)과 블랙타운(Blacktown), 네핀 (Nepean) 지역은 호주에서도 매우 높은 비만율을 보이는 지역”이라고 설명합니다.
또한 서구 식단에 노출된 사람들이 비만에 노출될 확률이 높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로버트 윌슨 교수는 “폴리네시안 배경을 지닌 사람들의 예를 든다면 북미 지역 원주민들과 호주 원주민들이 그들의 전통적인 방식과 식단에 따라 생활할 당시에는 이들이 비만이 될 가능성이 매우 낮았다”라며 “하지만 이들이 서구 식단에 노출 되었을 때 고혈압, 고 콜레스테롤증, 비만, 폐색성 수면 무호흡증, 관상 동맥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커졌고, 이들은 모두 비만과 관련된 것들”이라고 설명합니다.
오늘날, 호주 성인 3명 중 2명은 의학적으로 비만이거나 과체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만은 호주 사회에서 중요하게 다뤄져야 할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가혹한 판단의 잣대로 사용되는 경향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