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 모터스(GM)가 호주에서의 생산을 중단한 지 3년 만에 홀덴(Holden) 브랜드를 완전히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제너럴 모터스는 2017년 호주에 있는 생산 공장을 폐쇄한 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홀덴의 침체된 판매량을 되살리기 위해 수많은 방안을 검토했지만 결국 브랜드 퇴출이라는 힘든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이 호주 자동차 업계 역사상 가장 슬픈 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계의 책임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는 “다른 호주인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결정에 화가 난다”라며 제너럴 모터스가 호주 납세자들의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모리슨 총리는 “홀덴 운영을 위해서 수년간 20억 달러 이상이 제너럴 모터스에 직접 제공됐다는 점에서 대단히 실망스럽다”라며 “그들이 홀덴 브랜드가 시들도록 내버려 두기 위해 호주 납세자들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사실이 실망스럽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Prime Minister Scott Morrison on Friday announced that Australia will reduce the number of incoming commercial flights by 50 per cent from 14 July. Source: Getty
카렌 앤드류스 산업 과학 기술 장관도 실망감을 표시했다.
앤드류스 장관은 “이같이 중요한 발표를 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정부와 연락을 취해 대화를 하는 예의를 보여야 할 뿐만 아니라 상당한 호의를 보여줘야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Federal Industry Minister Karen Andrews Source: AAP
하지만 노조 측은 홀덴 브랜드가 사라지는 책임과 관련해 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와 자유당 연립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여기에 더해 연방 노동당 역시 모리슨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노동당의 교육 훈련부 대변인을 맡고 있는 타냐 플리버세크 의원은 정부가 노동자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성토했다.
그녀는 트위터에 “오늘 호주의 역사적인 자동차 브랜드가 사라진다는 요청을 받았다. 8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며 “스콧 모리슨은 이 직업에 의존하는 가족들을 신경 쓰지 않을 뿐”이라고 글을 올렸다.

Deputy Labor leader Tanya Plibersek. Source: AAP
연방 노동당의 앤소니 알바니즈 당수는 1908년 남부 호주에서 출범한 호주의 아이콘, 홀덴의 유산에 경의를 표하면서도 홀덴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현실을 개탄했다.
이런 가운데 자동차 업계 일부는 제너럴 모터스의 이번 결정이 그리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72년 전 생산이 시작된 이래로 홀덴 자동차의 월별 매출은 최근 들어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웹사이트(whichcar.com.au)의 팀 롭슨 편집장은 사업적인 관점에서 볼 때 홀덴은 더 이상 수익을 내지 않기 때문에 제너럴 모터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의 입맛이 달라졌다”라며 "모든 사람들이 SUV나 듀얼 캡 유트 차량을 원한다"라고 설명했다.

The last vehicle to roll off the production line at the Holden plant in Elizabeth, Adelaide in 2017. Source: AAP
이어서 “이 차들은 오늘날 호주에서 가장 잘 팔리는 차들이고 사람들은 홀덴을 사지 않고 있다”라며 “만약 당신이 차를 팔지 못한다면 당신을 사업을 지속할 수 없게 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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