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의약품 부족 사태' 원인은?…"수입 의약품에 지나치게 의존"

호주에선 현재 420개의 의약품이 '공급 부족'으로 분류되며, 의약품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이는 호주의 과도한 의약품 의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antibiotics

medicines Source: AAP

Key Points
  • 호주 의약품 관리국, 420개 약품 '공급 부족' 분류
  • 호주, 90% 의약품 수입…공급 중단에 취약
  • 전문가들, 연방 정부에 장기적 해결책 촉구
전문가들은 전국적인 의약품 부족에 대한 경각심을 제기하며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긴급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왕립 오스트랄라시아 의사 대학(RACP) 회장인 제니퍼 마틴 교수는 주요 의약품 부족이 신경 발달 장애 아동, 완화 치료 환자, 성병 환자 등 호주에서 가장 취약한 일부 환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틴 교수는 성명을 통해 "호주에서 의약품 부족이 더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며 "의약품 부족을 예방하는 방법과 부족이 발생했을 때 더 잘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정부의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의약품의 약 90%를 수입하는 호주가 공급망 중단에 특히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정부는 국내의 기존 필수 의약품 공급을 우선순위 그룹과 환자에게 재분배할 수 있는 더 나은 전략이 필요하다"며 "현재의 접근 방식은 환자와 의사 모두에게 매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시급히 개선해야한다"고 전했다.

마틴 교수는 의약품의 불균등하고 부적절한 분배를 "주요 국가적 건강 형평성 문제"라고 설명하며, 의약품 부족과 중단은 환자를 더 나쁜 임상 결과의 위험에 처하게 할 뿐만 아니라 건강과 삶의 질을 두려워하는 환자들의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의약품 부족은 지금 당장 환자 건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의약품 부족을 막고,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한 전략 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갈 때마다 우리는 환자들을 좌초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What does the Pharmaceutical Benefits Scheme cover?
Source: Pixabay
우려되는 의약품

의약품관리국(TGA)은 현재 420개의 의약품을 '공급 부족'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이 중 40개는 전국적으로 심각한 공급 부족과 중단에 직면해 있다.

마틴 교수는 RACP가 3월에 TGA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특히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일련의 의약품을 지적하며, 이들 중 상당수가 호주에서 가장 취약한 환자 그룹에 처방되는 의약품이라고 역설했다.

여기에는 장기 지속형 리탈린(Ritalin), 디프테리아 및 매독과 같은 상기도 감염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인 벤자틴 페니실린, 통증 완화에 사용되는 여러 가지 아편제가 포함된다.

이러한 아편제 중 하나인 오르딘(Ordine)은 종양학 및 완화 치료 환경에서 심한 통증과 호흡곤란을 관리하는데 사용되는 경구용 액체 모르핀으로, 2월부터 공급이 중단됐으며 8월 말까지는 공급이 재개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TGA는 제약 회사가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그 동안 환자들에게 대체 치료법을 찾으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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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Getty / Getty Images
계속되는 문제

호주 의사 협회 부회장이자 브리즈번의 일반의인 다니엘 맥멀렌(Danielle McMullen) 박사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반복되는 의약품 부족은 오랜 기간 호주를 괴롭혀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 년은 확실히 더 심해졌다"며 "현재로서는 특히 당뇨병 환자를 치료하는 제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젬픽으로 당뇨병을 치료할 수 없거나 환자의 건강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다른 유사한 약물을 처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맥멀렌 박사는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기 전에 항상 TGA에 약품 공급량을 확인해 "약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파는" 일을 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TGA가 어떤 의약품이 부족한지 더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변경 사항을 시행했다고 언급했다.

제조업체의 사업 결정과 같이 의약품 부족을 야기하는 일부 요인은 호주 이해관계자가 통제할 수 없지만, 전문가들은 당국과 정부 기관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하고 있다.
문제의 일부는 호주 왕립 일반의 대학에 따르면 호주가 수입 의약품에 '위험할 정도로'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현지에서 생산되는 의약품의 가격이 해외에서 생산되는 의약품과 경쟁하기 어렵기 때문에 호주는 의약품의 약 90%를 중국과 인도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러한 과도한 의존도는 이전에도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 2023년에 호주는 글로벌 공급망의 중단으로 인해 가장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항생제인 아목시실린(amoxicillin), 세팔렉신(cefalexin), 메트로니다졸(metronidazole)의 국가적 부족 사태에 직면했다.

이러한 공급 부족 상황에서 전문가와 업계 리더들은 연방 정부에 장기적인 해결책으로 국내 제조 산업 발전에 투자할 것을 요구했다.

맥멀렌 박사는 AMA가 의약품의 국내 제조를 늘리려는 움직임을 지지한다고 말하면서도 이것만으로는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모든 의약품을 국내에서 제조하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라며 "따라서 우리는 더 많은 국내 솔루션이 필요하지만 부족분에 대한 다른 TGA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불필요하게 공급을 중단하지 않도록 처방자와 약국에 대체품을 신속하게 제공하거나 대체품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법도 살펴봐야 한다"고 호소했다.
RACP도 비슷한 변화를 주장하고 있다.

RACP는 성명을 통해 "잠재적인 국가 공중 보건 위기에 대비해 호주에서 생명을 유지하는 중요한 의약품 목록을 개발하고 최소한의 재고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의약품의 현지 생산을 장려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호주인의 건강에 중요한 의약품의 국제 공급업체가 TGA 주도의 인센티브를 통해 호주 시장에 진입하고 유지하도록 장려"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의약품 제조업체에 의약품 부족 또는 중단을 사전에 TGA에 통보할 것을 요구했다.

마틴 교수는 "이는 우리 의료 시스템의 주요 취약점"이라며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SBS 뉴스는 호주 보건 및 노인 케어부 장관에게 논평을 요청했지만, 보도 전까지는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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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Presented by Ha Neul Kim
Source: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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