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트 모리슨 45표, 피터 더튼 40표
24일 오후 12시 20분 실시된 자유당 의원총회에서 실시된 당권 표결 결과다.
이로써 호주의 제30대 신임 연방총리에 스코트 모리슨 재무장관이 선출됐다.
자유당은 오늘 오후 12시 20분 피터 더튼 전 내무장관 측의 요청으로 결국 2차 당권 표결을 펼쳤고, 이에 말콤 턴불 연방총리는 정계은퇴 의사를 표명했으며 대신 그의 측근인 스코트 모리슨 재무장관과 줄리 비숍 외무장관이 대항마로 투입됐다.
1차 표결에서 줄리 비숍 외무장관이 탈락했고, 2차 표결에서 스코트 모리슨 재무장관 45표, 피터 더튼 전 내무장관 40표로 스코트 모리슨이 차기 연방총리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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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호주는 지난 2007 연방총선에서 패한 존 하워드 이후 케빈 러드, 줄리아 길라드, 케빈 러드, 토니 애벗, 말콤 턴불, 그리고 스코트 모리슨에 이르기까지 총 6차례에 걸쳐 5명의 연방총리가 탄생되는 기록을 남겼다.
평균 2년에 한번씩 연방총리가 탄생됐고, 아직 취임하지 않은 스코트 모리슨을 제외한 케빈 러드, 줄리아 길라드, 토니 애벗, 말콤 턴불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불명예 기록이 이어졌다.
아무튼 의원 총회를 통해 당수를 선출하는 호주 정당의 관행은 더욱 큰 쟁점이 될 전망이다.
특히 집권당의 당수 교체는 곧 바로 총리 교체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자유당과 노동당 모두에 걸쳐 당수 선출 방식의 혁신적 변화에 대한 목소리가 커져왔다.
그야말로 당내 계파정치에 방점을 둔 현행 당수 선출 방식의 난맥상으로 자유당의 존 하워드 연방총리의 퇴진 이후 11년 동안 호주에서는 케빈 러드(노동당), 줄리아 길라드(노동당), 케빈 러드(노동당), 토니 애벗(자유당), 말콤 턴불(자유당), 그리고 스코트 모리슨 등 6차례의 집권당 당권 파동을 거쳐 5명의 연방총리가 탄생된바 있다.
존 하워드 집권기까지 50년 동안 집권당 당권표결은 단 4차례에 그쳤음을 고려하면 현재의 정치 풍토를 실감나게 한다.
더욱이 오늘 당권 표결은 새 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정책적 대립에서 계파간의 감정 싸움을 변질됐다고 자유당 원로 존 휴슨 전 당수는 질타했다.
한 마디로 정치권에는 “동지도, 적도 없다”는 경구가 진리로 다가온다.
실제로 최근 11년 동안 집권당에서 펼쳐진 당권 파동을 살펴보면 “어떻게 안정된 국정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다.
뿐만 아니라 당권 표결을 둘러싼 당내 계파간의 이전투구 식 파벌싸움을 잠시만 살펴봐도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염증은 깊어지는 듯 한다.
무려 11년 동안 정권을 유지했던 존 하워드 씨가 2007년 연방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시드니 베네롱에서 노동당의 낙하산 공천인사 맥신 맥큐에게 패해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후 연방총리의 수난의 역사는 시작됐다.
2007년 연방총선에서 승리해 정권을 잡은 노동당의 케빈 러드 당시 연방총리는 한때 지지율 90%까지 치솟으며 무소불위의 지도력을 발휘했지만 3년의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임기 종료 직전, 케빈 러드는 자신의 2인자였던 줄리아 길라드의 당권 도전을 받고 당권표결에서 무참히 패해 평의원 신세로 강등했다. 71표 대 31표의 참패였다
자신의 보스였던 케빈 러드를 축출하고 정권을 잡은 줄리아 길라드는 2010년 연방총선에서 자유당 토니 애벗 당수를 상대로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했지만 무소속 2인방의 지원으로 가까스로 노동당 재집권의 길을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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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줄리아 길라드도 3년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2013 연방총선 직전 자신이 축출했던 케빈 러드의 재도전을 받아 실각했다. 이번에는 57표대 45표. 한마디로 현 노동당 당수로 당시 ‘얼굴없는 실세’의 별명을 지녔던 빌 쇼튼의 선장 갈아치우기 전략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두 사람의 불편한 동거는 오래가지 않았다.
총선 패배 직후 케빈 러드는 결국 자신의 총리 재등극의 1등 공신이었던 빌 쇼튼에게 당권을 빼앗겼다.
자유당의 당권 상황도 대동소이하다.
존 하워드 이후 브렌든 넬슨, 말콤 턴불, 토니 애벗, 말콤 턴불로 당권이 교체돼 왔다.
2013 연방총선 승리를 이끈 토니 애벗 전 총리도 임기를 모두 채우지 못하고 집권 2년여 쯤 말콤 턴불의 당권 도전을 받고 표결에서 패해 평의원으로 강등됐다.
당권을 되찾은 말콤 턴불은 2016년 연방총선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현 정부 집권 2년만에 결국 사실상 반강제 퇴진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턴불 총리의 바통을 이어받은 스코트 모리슨 제30대 연방총리는 늦어도 1년 안에 차기 연방총선을 치러야 한다.
그가 3년 임기를 다 채우는 기록을 세우기 위해서는 더욱 험난한 여정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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