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날’ 소비와 광고 트렌드… “어머니날보다 소비액이 26%나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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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rce: Getty Images

한국의 ‘어버이날’과 달리 호주와 많은 나라들이 ‘어머니날’과 ‘아버지날’을 따로 기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성일 PD(이하 사회자): 주간 경제 브리핑 함께하고 계십니다. 강혜리 리포터와 함께 호주 생활 경제 쉽고 재미있게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강혜리 리포터, 안녕하세요?

강혜리 리포터(이하 리포터):  안녕하세요,  SBS 애청자 여러분,  매주 여러분의 생활에 밀접한 경제 뉴스를 가져오는 강혜리 입니다.

사회자: 아버지날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요. 대부분의 가족들은 이번 주말에 외식이나 특별한 가족 행사를 준비하실 것 같고요. 항상 궁금했는데요. 한국은 부모님 모두를 위한 어버이날이 한 번 있는데, 호주나 다른 여러 나라는 어머니날 따로, 아버지날이 따로잖아요. 왜 그럴까요?

리포터: 저도 궁금해서 조사를 해봤는데요. 어머니날이 미국에서 공식적으로 선포된 건 1914년이지만, 아버지날은 1972년까지 선포되지 않았죠. 하지만 그날이 선포되기 까지는 한 명의 여성, 소노라 도드라는 여성의 노력이 있었답니다.

사회자: 아버지날을 만든 게 여성이었군요?

리포터: 네. 16세 때 어머니를 여의고 자신과 5명의 동생을 키우는 아버지의 헌신을 보며 자란 도드는 62년이나 아버지날 선포를 위해 서명 운동과 탄원서 등 많은 노력을 한답니다.

사회자: 62년이나 걸린 이유는 뭐죠?

리포터: 이런 설이 있는데요. 당시 국회 의원들이 모두 남자였기 때문에, 아버지날을 인정하면 왠지 자화자찬하는 것 같아 쑥쓰러웠다는 것이죠.

사회자: 왠지 우리 아버님 세대라면 그럴 법하기도 하단 생각이 듭니다. 그럼 한국에서는 미국의 어머니날을 그대로 어버이날로 받아들인 건가요?

리포터: <10대와 통하는 문화로 읽는 한국 현대사>라는 책에 따르면, 한국에도 처음에는 어머니날만 있었다고 합니다. 이유는 선포 당시인 1955년, 전쟁 등으로 홀어머니와 부상당한 남성들이 많아져 어머니의 역할이 중요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그러다가 충효사상을 강조했던 박정희 대통령 시절, 어머니날을 어버이날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사회자: 그런 역사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 같은 기념일이지만, 나라에 따라 이렇게 다른 배경이 있군요.

리포터: 그렇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 알려 드릴까요? 이런 날은 선물이 빠질 수 없잖아요? 자녀들은 어머니날 선물과 아버지날 선물 중 어느 선물에 돈을 더 많이 쓸까요?

사회자: 왠지 어머니날 선물일 것 같아요.  

리포터: 채널 뉴스에 의하면 호주인들은 어머니날보다 아버지날에 26% 더 많은 소비를 한다고 합니다.

사회자: 26% 나요? 의외네요.

리포터: 대신 어머니날에는 5% 더 많은 결재가 이뤄진다고 하네요. 다시 말해 아버지들은 비싼 단품 선물, 그리고 어머니들은 좀 저렴한 여러 개의 선물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아버지날 가장 인기 있는 선물 품목은 스포츠 용품이라고 합니다. 아버지날에는 스포츠 관련 용품 판매가 평소 대비 146퍼센트 증가한다고 해요. 다음으로 인기 있는 것은 의외로 패션/ 액세서리 부문과 뷰티, 건강 부문으로 각 평소의 57%, 44% 판매 증가를 보였고요.

사회자: 제 생각엔 패션 부분은 티셔츠, 뷰티 부분은 면도기일 것 같습니다.

리포터: 확실히 두 가지 모두 인기 있는 선물이긴 하죠. 버즈피드 아버지날 선물 추천에도 온갖 신기한 물건들 사이에 올해도 꿋꿋이 들어갔더라고요.

그리고 또 이 두 가지는 아버지날엔 인기있지만 어머니날엔 평소보다 오히려 판매가 줄어든다고 하는데요. 뭘까요?

사회자: 아무래도 전자제품 아닐까요? 엄마에게는 주지 않고 아빠한테만 주는 것…

리포터: 일단 전자제품은 맞추셨습니다. 어머니날 -1% 판매를 기록한 전자용품과 핸드폰 업계는 아버지날 27% 판매 증가를 기록한다고 하고요. 레스토랑, 음식, 주류 부분은 14% 판매가 증가하는데요. 어머니날 -2% 판매와 대비되지요?

한편 호주 자영업 소프트웨어 회사인 Vend는 이번 아버지날까지 총 9% 정도의 소비 증가를 예상했습니다. 이는 작년 10%와 거의 비슷한 수치에요.

사회자: 특히 앞서 말씀하신 스포츠 관련 분야가 활황이겠네요.

리포터: 사실 이게 우연은 아닙니다. 미국, 영국 등 북반부 아버지날이 6월인데 호주 아버지날은 유독 9월인 이유 아시나요? 바로 마케팅 부분과 관련이 있다고 하네요.

사회자: 아, 날씨가 좋아지니까 스포츠 분야 세일이 많아지는 거군요!

리포터: 그렇죠. 또 하나는 호주에는 또 다달이 여러 가지 행사가 많이 있잖아요. 4월 부활절에 12월 크리스마스, 9월에는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사회자: 어떤 좋은 날도 마케팅의 마수에서 벗어날 수는 없군요.

리포터: 그래도 이런 특별 시즌 마케팅이 여러 가지 볼 거리를 제공하기도 하잖아요. 올해도 흥미로운 아버지날 광고가 꽤 있었습니다. 같이 소개해 드릴까요?

사회자: 네. 먼저 카드 회사인 문피그 광고에선 아버지들이 나와서 아버지가 된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얘기하네요. “아름다운 고군분투, 아이들을 볼 때마다 진한 행복을 느끼는 것, 아이들을 대디 조크, 대디 댄스로 놀려 줄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는 것.”

리포터: 대디 조크… 한국에선 썰렁한 농담을 부장님 개그라고 부르는데 호주에선 대디 조크라고 부르죠. 공감하시나요? 또, 니베아 맨 광고에선 리버풀 축구팀의 팬인 아버지들에게 깜짝 선물을 줍니다.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 선수가 가족들과 함께 아버지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죠.

사회자: 그냥 아버지날 인터뷰를 하는 줄 알았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가 갑자기 나타날 때! 아버지들이 순수하게 기뻐하는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광고입니다.

리포터: 또 하나 마음이 따뜻해지는 광고는 그레이트 노던(Great Northern)이라는 맥주 광고입니다. The Great Re-camp, <아버지의 날에는 아버지와 함께 캠핑을>이라는 캠페인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데요. 광고는 유명 발레리노인  Daniel Gaudiello 와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 다니엘은 십 대 때 집을 떠나 발레리노로서 일하기 시작했고 집에 많이 돌아가지 못한 것을 후회합니다. 아버지가 암에 걸리셔서 기운을 잃으셨거든요. 그는 아버지를 모시고 북 퀸스랜드로 캠핑을 떠납니다. 광활한 대자연의 품에서 어릴 때처럼 아버지와 낚시를 하면서요.

그레이스 노던의 더 그레이트 리캠프 캠페인 페이지에 들어가면요, 소비자들이 직접 아버지에게 캠핑을 가자고 초대장을 만들어서 보낼 수 있더라고요. 캠핑 가고 싶은 장소와 이름 등을 입력하면 아버지의 이메일로 초대장이 가는 거죠.

사회자: 요즘 광고는 그냥 텔레비전에서 1회 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사람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만드는 게 트렌드죠. 말 그대로 캠페인이에요.

리포터: 맞습니다. 캠페인 하면 빠트릴 수 없는 화제의 광고도 있는데요. 질레트 면도기는 이번에 굉장히 파격적인 아버지날 광고를 했죠. ‘the best a man can get’ 이란 해시태그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질레트는 지난 광고에서, 비틀린 성 역할에서 해방되어 남자아이들을 바르게 키워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데 이어, 아버지날에는 트랜스젠더로 커밍아웃한 아들에게 처음으로 면도하는 법을 알려주는 아버지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사회자: 질레트 면도기는 옛날부터 007같이 멋진 남성성의 이미지를 보여줬는데요. 이런 메시지를 담은 캠페인을 진행하기까지 많은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 반응은 어떤가요?

리포터: 광고가 나오자 여러 미디어에서 다루고 리뷰 비디오까지 나올 만큼 폭발적인 반응입니다.  대단하죠?

사회자: 이런 여러 가지 아버지와 아들, 가족의 모습이 보이는 광고들 참 좋습니다. 무뚝뚝하고 가족보다는 바깥 일에 더 관심이 많은 걸로 그려졌던 예전 아버지들보다 참 좋고요.

리포터: 네. 요즘은 가족의 형태도 많이 바뀌고 있는데, 이렇게 아버지날, 어머니날 따로 기념하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사회자: 오늘은 성큼 다가온 아버지의 날, 소비와 광고 트렌드에 대해 재미있게 이야기해 봤습니다. 아직 선물 구입 못하신 분들께 약간의 도움이 됐기를 바라고요. 강혜리 리포터, 수고하셨습니다.

리포터: 행복한 아버지의 날 되시고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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