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y Points
- 보편적 기본 소득(UBI): 정부가 모든 개인에게 충분한 생활비를 지급하는 정책
- 일부 전문가, “UBI 도입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이 정책에서 배울 점이 많다”
- 생활비 부담에 직면한 호주인, 새로운 대안 찾아
박성일 PD (이하 진행자): 오늘은 생활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다시 대두되고 있는 보편적 기본 소득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보편적 기본 소득이 생활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보편적 기본 소득이 단지 유토피아적 개념뿐인 걸까요, 아니면 호주인들의 생활비 난을 극복할 수 있는 실제 효과적이고 실행 가능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요? 오늘 전문가들의 의견을 함께 정리해볼까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보편적 기본 소득 (UBI) 모델은 이론적으로 호주의 전 국민에게 적지 않은 돈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보편적 복지 원리로서 무려 200년도 넘게 지난 오래된 복지 원리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800년대부터 있었던 이 개념에서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압박이 증가하는 시기에 사람들의 재정적 고통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세우는 데 유용한 아이디어를 제공한다고 말합니다.
기본소득은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주식'에서 말하는 '배당금'과 같이 아무런 조건 없이 국가가 모든 개인에 지급하는 돈을 말합니다. 기본 소득으로 인해 일부 사람들은 일을 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하고 그들의 소득에 대해 광범위한 세금을 내야 합니다. 보편적 기본 소득의 찬성론자들은 기본 소득을 지급하는 것이 사회 전반의 안전망을 제공하고, 증가하는 업무 자동화로부터 근로자들을 보호하며, 더 많은 평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2019-20 호주인들의 사회적 태도 조사(Australian Survey of Social Attitudes)에 따르면, 호주인의 51%가 보편적 기본 소득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도전 과제들이 있는데, 무엇보다 큰 점은 그것을 예산 확보입니다.
진행자: 그렇죠. 기본 소득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려면 엄청난 예산이 필요할 텐데, 과연 호주에서 어떻게 가능할 수 있을지 위문이네요.
홍태경 PD: 호주 국립 대학(ANU) 사회 연구 방법 센터의 벤 필립스 부교수는 SBS 뉴스에서 기본 소득 모델에 따라 추산된 지급액은 "엄청나게 비싸다"고 말합니다. 이 모델은 호주의 모든 성인이 연간 2만7,600달러를 집으로 가져가게 되는 것을 기본으로 하며, 대략 현재 수준의 연금 연령과 더불어 양육 및 가족 수당 지급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지급하는 일부 수당들이 별도로 존재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필립스 부교수는 "이러한 방식으로 추산한다면 현재 연간 약 1,400억 달러인 복지 예산 지출이 아마도 연간 5,500억 달러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필립스 부교수는 그렇기 때문에 보편적 기본 소득과 같은 예산 지출 방식은 현실적인 정책이 될 수 없으며, 대신 이를 참고로 현재의 복지 시스템을 업데이트할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개인 소득세를 거의 두 배로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따라서 예를 들어 현재 자신의 세율이 달러 당 30센트였다면, 이를 60센트로 올리는 것을 뜻합니다. 모든 것에 대해 GST를 10%에서 25%로 높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진행자: 호주에서는 과거 녹색당이 이 보편적 기본 소득에 대해 적극적인 공약을 내 건 바 있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2018년 당시 녹색당 대표였던 리처드 디 나탈레 전 당수는 호주를 위한 보편적 기본소득 정책 공약을 발표하면서 적정성을 보장하기 위해 '2만 달러에서 4만 달러' 사이의 지급 계획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한 바 있습니다.
호주 기본 소득 연구소(Australian Basic Income Lab)의 벤 스파이스-버쳐 공동 대표는 그가 비용을 산정한 또 다른 모델은 잡시커(JobSeeker) 요건에 대한 요구 사항을 변경하는 데 중점을 둔 좀 더 활용 가능한 소득 보장이라고 말합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약 1,034억 5천만 달러가 들어가고 소득세를 12% 포인트 인상해야 합니다.
스파이스-버쳐 대표는 “복지 시스템은 많은 감시 제도와 매우 가혹한 관리 감독 체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 모델에 따르면 쓸모없는 모든 직업상 약속이나 트레이닝 프로그램에 가야 하는 것 등 대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사회에 대한 기여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즉, 누군가를 돌보고 있거나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면, 이것도 모두 계산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진행자: 보편적 기본 소득에 대한 논쟁은 다른 나라들도 이미 마찬가지로 겪었던 부분인데요, 실제로 이 정책을 시험적으로 도입한 나라들도 있죠?
홍태경 PD: 이번 달 영국에서는 이번에 새롭게 도입한 시범 운영 정책에 따라 30명의 수혜자들이 2년 동안 매달 약 2,800달러의 생활비를 조건 없이 지급받게 됩니다. 스파이스-버쳐 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기본 소득(UBI) 정책에 대한 파일럿 프로그램과 실험적 시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이 주제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고 말합니다. "만약 파일럿 프로그램과 시범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면, 영국은 이번 시범 제도를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스파이스-버쳐 박사는 덧붙였습니다.
또 아일랜드는 2022년 9월부터 2,000명의 예술가들에게 일주일에 약 525달러를 지급해 오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예술가들이 일상 생활을 위한 생계비 마련에 신경쓰지 않고 음악, 시, 시각 디자인 예술 작품을 만드는 데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로 시행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자산 테스트를 하지 않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여전히 사회 복지 수당을 받을 자격이 있고 자신의 직업을 통해 추가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호주 기본 소득 연구소의 트로이 헨더슨 공동 대표는 이러한 정책이 사회의 나머지 분야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실제 UBI라면, 일부 특정 분야 사람들만이 아닌 모든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현재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문제를 이 기본 소득 정책이 과연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것인데요, 전문가들은 이 부분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나요?
홍태경 PD: 핸더슨 박사는 어떤 한 종류의 사회적 지원을 늘리는 것으로도 현재 상황에서 재정난에 허덕이는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생활비 위기의 측면에서 지금 당장 보편적인 기본 소득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에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무너질 때에도 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것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필요로 하는 필수품과 관련된 부문이라는 것을 이미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선택 사항이 아닙니다."
한편 스파이스-버쳐 박사는 UBI가 당장 모든 사람에게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뿐 아니라 일하지 않고 소득을 얻게 되는 학생들을 포함한 일부 집단의 압박감을 없애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복지 시스템과 관련된) 불안은 정말로 사람을 힘들게 한다"며 "경제적 안정감은 단순히 비용이 얼마나 많은가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또는 지급액이 삭감되거나 줄어드는 것에 대해 항상 두려워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수입을 확보하고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능력에 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스파이스-버쳐 박사는 또 UBI가 증가하는 생활비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지만 주택 및 의료 등 다른 정책으로 보완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앞서 언급했듯이 기본 소득이 지급되면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일부 생겨날 것이라는 우려도 간과할 수 없는데요, UBI가 고용 및 노동력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나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UBI에 비관적인 입장을 보이는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기본 소득을 지급함으로써 근로 연령 사람들에 의욕을 잃게 만들 것이고, 이로 인해 생산성과 경제가 하락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스파이스-버쳐 박사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증거가 극히 적다고 분석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실험이 있었고, 실험은 서로 다른 목표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모두 다르기 진행됐다”면서 “하지만 꽤 일관되게, 아주 작은 의미의 노동 시장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필립스 부교수는 이와 같은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그들의 수입에 대해 지불해야 하는 엄청난 세금 때문에, 보편적 기본 소득은 전반적으로 노동력 향상에 좋은 것이 아니라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보편적 기본 소득이 실현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이를 대신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다른 복지 정책들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홍태경 PD: UBI는 정치권에서 정책 논의를 하는 데 있어서 주류 프레임에 올라와 있지는 않지만 복지 정책 현대화에 대한 다른 아이디어에 있어서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필립스 부교수는 "호주의 복지 제도에는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하는 요소들이 있다"라며 “그러한 것들 중 일부를 완화하는 것이 아마도 많은 사람들, 특히 취약계층에게 도움이 될 것이고, 그것이 정말로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시스템을 조금 더 관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진행자: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보편적 기본 소득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 짚어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