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IN] 변이보다 확산 빠른 ‘인포데믹’…봉쇄 뚫고 방역 시스템 무력화

A step by step account of what it’s really like getting the Covid vaccine in Australia

A step by step account of what it’s really like getting the Covid vaccine in Australia Source: NSW Government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 의무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최근 호주 내 백신 거부율이 13%로 보고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가 빠른 속도로 세를 넓혀 가고 있는 가운데, 호주 내 문화 언어적으로 다양한 지역에서 코로나 백신에 대한 혼동과 잘못된 정보로 인해 백신에 대한 망설임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팬데믹 시대 사람들의 불안 심리를 파고드는 ‘인포데믹’(infodemic), 컬처 IN에서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Highlight

  • 호주 다중 언어 다문화 사회에서 혼동과 잘못된 정보 퍼져
  • 인포데믹(Infodemeic)확산…백신 효과에 대한 불안감 증폭
  • 접종의 이점을 홍보하는 맞춤형 메시지…접종 장벽 허물어

주양중 PD(이하 진행자): 최근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인도 발 델타 변이 등이 기승을 부리면서 백신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백신의 감염 예방 효과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최근 보고가 있다고요?

유화정 PD: NSW 사회복지협의회(NSW Council of Social Service)가 의뢰한 연구에서 백신에 대한 혼란과 잘못된 정보가 백신에 대한 거부감을 부추기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최근 AstraZeneca 백신에 대한 건강 조언이 변경된 후 백신에 대한 주저가 증가한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NSW에서 인터뷰한 사람들 중 58%는 백신을 접종할 의사가 있거나 이미 접종을 받았고, 29%는 확신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응답자의 13%는 백신 접종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이는 호주 내 광범위한 인구를 대상으로 한 최근 데이터와 일치하는 수치입니다.

진행자: 호주의 백신접종 속도가 OECD 서방 선진국 가운데 가장 낮다는 비난에 직면한 연방정부가 지난 11일부터 대대적인 공익 광고를 내세워 접종률 상승을 위해 총력전에 나섰는데요. 호주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아직 저조한 편이죠?

유화정 PD: 7월 18일 기준 호주인 가운데 2차 접종까지 완료한 비율은 전체 인구의 10.7%로, 2주 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세계 접종 완료율12.8%에는 못 미칩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OECD 서방 선진국 가운데 가장 느리다는 언론의 질타가 쏟아지자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는 “영국의 경우 화이자 백신에 의존하지 않고 대다수 국민들이 자국에서 생산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으면서 접종률을 급속히 끌어올렸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상당수의 국민들이 화이자 백신만을 선호하면서 호주의 접종률이 크게 둔화됐다”고 지적했습니다. 모리슨 연방총리는 그러면서 올해 말까지 모든 국민들의 1차 접종은 완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진행자: 최근 NSW 주와 시드니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세가 봉쇄령을 내려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만이 해결책이라는 인식에 크게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은 확실한데요. 접종이 더딘 이유에 대해 NSW 사회복지협의회 연구 보고서는 어떻게 분석했나요?

유화정 PD: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코로나 19에 대한 지식의 비율이 높지만 상충되는 공개 메시지, 지나치게 복잡한 정보, 아울러 표적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것이 백신을 주저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문화적으로나 언어적으로 다양한 커뮤니티에서 백신에 대한 다양한 우려와 오해가 야기됐음을 강조하며 백신 흡수에 존재하는 장벽을 허물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확한 정보 제공과 다문화사회와의 소통,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결론적으로 백신 접종의 이점을 홍보하는 맞춤형 메시지 전달이 백신 흡수를 증가시키는 핵심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이번 연구는 특히 AstraZeneca 백신과 관련된 희귀 혈전 문제가 CALD 커뮤니티 즉 culturally and linguistically diverse지역 사회들 사이에서 "상당한 공포와 주저"이어졌다는 것을 증거 자료로 제시했죠?

유화정 PD: 지난 4월, 50 세 미만의 사람들 중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이후 ‘혈소판 감소 동반 혈전증’에 대한 잠정적 증가의 위험성이 불거지자 “50세 미만의 성인들을 위해 화이자 백신을 권장한다”라고 호주 백신접종 기술자문단(ATAGI)의 조언이 바뀐 후, 응답자 6명 중 1명은 백신을 맞을 의향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부의 공식 보건 웹사이트가 CALD 커뮤니티 사이에서 "찾아가는" 정보 소스로 간주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를 신뢰하는 사람은 응답자 10명 중 1명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반면 페이스북은 CALD 커뮤니티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코로나 19정보원으로, 백신 접종이 원활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았습니다. 아울러 응답자들은 소셜 미디어에 유포되는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주류 언론을 참조했는데, SBS 뉴스는 백신 접종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인용된 정보원이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코로나19를 둘러싼 잘못된 정보 이른바 가짜 뉴스가 전 세계적으로 범람하고 있는데, 세계보건기구는 이를 인포데믹으로 선포했죠?

유화정 PD: 팬데믹(Pandemic)과 함께 인포데믹(Infodemic)이 찾아왔습니다. 인포데믹은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로 잘못된 정보가 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져나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초 코로나19를 대형 인포데믹이라고 지칭하면서 “과도한 정보가 쏟아지는 가운데 올바른 정보와 틀린 정보가 마구 뒤섞여 사람들이 필요한 정보를 선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포데믹으로 인한 크고 작은 피해 사례는 지구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지난해 코로나 19 확산 초기 이란에서는 몸속 바이러스를 죽인다며 메탄올을 마셔 수십 명이 숨졌고, 미국에선 코로나 예방을 위해 말라리아 치료제를 복용한 한 부부가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진행자: 코로나19가 이전의 바이러스성 전염병과 구별되는 점은 잘못된 정보나 악성 루머가 인터넷을 통해 매우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는 점인데, 최근에는 인터넷 상에서 가짜 뉴스를 퍼뜨리기 위한 '소셜 봇(Social Robot)'까지 등장했다고 하죠?

유화정 PD: 인포데믹을 더 효과적으로 공유하기 위해 개발된 새로운 기술입니다. 코로나19가 출현한 2020년 1월 이후 코로나19 관련 2억 개의 트위터 트윗을 수집해 조사한 결과, 영향력 있는 상위 50개 리트윗 중 82%가 소셜 봇인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소셜 봇은 한 사람이 수천 개의 SNS 계정을 제어해 정보를 퍼뜨리고 여론도 조작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부터 백신과 관련된 가짜 뉴스로 전 세계 방역당국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것을 전염병 확산에 있어 전 세계 건강을 해치는 10대 위협 중 하나로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진행자: 언론에 보도되는 백신의 일부 부작용 사례는 백신 거부론자들에게는 호재가 되겠죠. “그 봐, 내 말이 맞잖아”식으로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증거로 이용되는데, 백신이 과연 안전한가 여기에 대한 설득력 있는 견해가 있을까요?

유화정 PD: 전문가의 말을 빌면, 백신을 거부하는행위는 차도를 걷는 사람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물론 경우에 따라 인도를 걷는 사람도 다칠 수 있고, 차도를 걷는 사람이 안 다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확률적으로 인도를 걷는 사람이 차도를 걷는 사람에 비해 다치지 않을 확률이 굉장히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더구나 사고가 나면 운전자도 트라우마에 빠질 뿐만 아니라 차도를 걷는 사람을 피하기 위한 운전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남에 대한 민폐도 큼을 알 수 있습니다. 이 견해의 핵심은 ‘멀쩡히 인도가 있는데도 차도를 걷는 행위는 과연 존중받아야 하는가?’라는 겁니다.

Mistrust of a Coronavirus Vaccine Could Imperil Widespread Immunity
Mistrust of a Coronavirus Vaccine Could Imperil Widespread Immunity Source: The New York Times


진행자: 백신이 바이러스 퇴치에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입증돼 왔지만  전염병의 역사에서 저희가 다뤘듯이, 백신이 없었다면 20세기에만 최대 5억 명이 천연두로 숨졌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었고요. 코로나 19 백신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분포와 성향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나요?

유화정PD: 호주와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65세 이상이 백신 접종을 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연령대인 반면, 18세에서 24세의 젊은 사람들은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물론 고령층이 코로나19에 워낙 취약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백신의 효과를 가장 많이 체감한 세대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백신을 맞는 것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관련된 희귀 혈액 응고(혈전증)의 위험, 임상 실험 중 인식된 "올바른 테스트"의 부족, 그리고 백신이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사실 백신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백신이 등장한 이래 언제나 있어 왔는데요. 과거 사람들은 종교적 이유로 백신에 회의감을 품기도 했고, 또 일부는 선택의 자유를 침해 받는다고 느꼈습니다.

진행자: 끝으로 짚어보죠. 델타 변이보다 더 강력할 수 있는 ‘람다’(Lambda)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지난 4월 NSW 해외 유입 확진자로부터 검출된 것이 확인돼 호주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죠? 람다, 생소한 이름인데요.

유화정 PD: 람다 바이러스는 지난해 12월 페루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전 세계 32개국 이상으로 확산했고 특히 남미 국가 내 유행을 주도했습니다. 올해 4, 5월 페루에서 발생한 확진자의 81%가 람다 바이러스 감염자였습니다. 주로 남미에 퍼져 있었으나 최근 영국에서 6명의 감염자가 확인된 바 있고, 모두 해외유입 사례로 밝혀졌습니다.

람다 변이의 감염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높을 수 있다는 연구보고가 있지만 호주 방역 당국은 아직 람다 변이의 감염력 등을 평가할 정보가 충분치 않다는 입장입니다.

진행자: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 일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빠른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 형성이 유일한 희망입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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