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자 초과 체류자 단속을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들이 새로운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비자 문제가 가해자의 통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는 만큼 피해자 보호를 위한 별도 비자 안전망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Key Points
- 비자 만료 후 체류자 단속 강화...구금시설도 확대
- 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 비자 문제로 통제·협박 우려
- "피해자를 위한 명확한 비자 보호 장치 필요"
호주 정부가 비자 초과 체류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가정폭력 피해 이주 여성들이 오히려 더 큰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토니 버크 연방 내무장관은 지난 17일 이민제도 개편안을 발표하고, 비자가 만료된 뒤 호주에 계속 체류하는 사람들에 대한 단속과 구금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단속 인력 100명을 추가하고, 구금시설 250석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또 멜버른의 옛 검역시설을 구금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멜번대학교의 마리 시그레이브 범죄학 교수는 정부의 이 같은 조치가 가정폭력 피해 이주여성들에게 새로운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호주의 이주·난민 여성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3명 가운데 1명이 가정 또는 가족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임시 비자를 가진 여성들은 폭력뿐 아니라 비자 상태를 이용한 통제에도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비자 상태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거나, 비자 관련 서류와 연락을 차단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조사에 참여한 임시비자 소지 여성 가운데 자신이 어떤 비자를 가지고 있고, 그 비자와 관련해 어떤 권리가 있는지 잘 알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22%에 그쳤습니다.
시그레이브 교수는 비자 초과 체류자 단속이 강화되면 가해자가 이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신고해서 추방시키겠다”고 협박하는 등 통제 수단으로 악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비자가 만료된 피해자들이 이민제도의 처벌 대상이 될 가능성도 우려했습니다.
현재 호주에는 파트너 비자로 영주권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가정폭력을 당한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이른바 가정폭력 조항이 마련돼 있습니다.
하지만 학생비자나 방문비자 등 다른 임시비자로 체류하다가 가정폭력을 경험하는 여성들도 적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시그레이브 교수는 정부가 이민 제도를 개편하면서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안전을 위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명확한 비자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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