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트렌드 꿰뚫기: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 그들은 무엇을 추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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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를 갖지 않고 맞벌이에 팔걷어 부친 딩크족 부부

사회적, 경제적 문제 등으로 결혼 후 자녀를 갖지 않고 맞벌이를 하는 딩크족(Double Income No Kids)이 한국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Key Points
  • 딩크족: Double Income No Kids)
  • 물가상승 속 소비 눈높이 상승
  • 전업주부 감소
  • 여성들의 사회진출 확대
  • 가정생활보다는 개인의 성취 선택
진행자: 한국의 최신 트렌드를 엿보는 궁금한 디제이, K트렌드 꿰뚫기 시작합니다. 전수진 리포터 연결돼 있습니다. 이번주 어떤 소식입니까?

전수진 리포터: 오늘은 한국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딩크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딩크족이요…? 어떤 뜻이죠?

전수진: 딩크족은 Double Income No Kids의 앞자를 따서 만들어진 용어인데요. 한마디로 맞벌이 무자녀 가정이란 뜻입니다. 1980년대 후반경 처음 등장한 단어로 미국에서 처음 나타난 새로운 가족 형태인데요. 부부가 결혼 한 뒤 맞벌이를 하면서 자식을 의도적으로 갖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진행자: 딩크족이라는 단어가 있기 전에도 무자녀 기혼자라는 개념은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었죠.

전수진: 그렇습니다. 그런데 딩크족이 본격적으로 대두한 것은 1990~2000년대 이후 인데요. 생활비나 집세, 각종 공과금 등이 폭등하지만 소비적 눈높이도 크게 높아지면서 가장 한 명의 수입으로 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맞벌이가 늘어났죠. 그 이유 때문에 자녀출산과 양육에 전념하는 전업주부가 감소하게 됐고요. 게다가 여성들의 사회 진출은 늘어나는데 아직까지 여러모로 출산에 대한 사회적, 제도적 배려는 부족하고 사회적인 상승을 꿈꾸는 여자는 남자와 달리 가정생활이나 개인의 목표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딩크족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한국사회는 저출산 고령화로 시름하고 있는데 요즘 MZ세대는 딩크족을 선호 하는군요.

전수진: ‘다니던 학교가 요양원’, ‘100년 학교 폐교 위기, 서울도 예외 없다’, ‘산부인과, 소아과 폐업 급증’...

이게 2023년 5월 공중파 뉴스에서 대한민국의 저출생 고령화 심각성을 보도한 제목들입니다. 가상이 아닌 2023년 대한민국의 현실인데요.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만 25~29세에서 무자녀를 고려하고 있다는 여성 응답자는 무려 52.2%로 절반을 넘겼습니다. 반대로 남성은 19.8%에 불과했는데요. 이 중에서 결혼은 하더라도 아이를 갖지 않는 딩크족을 생각하고 있다는 응답은 여성 26.1%, 남성이 6.3%였습니다. 하지만 30대 후반으로 가니 성별 격차가 줄었는데요. 딩크족을 원한다에 여성 19.4%, 남성 14.4%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진행자: 20대 여성들의 절반 이상이 아이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충격적입니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이 되는데요..

전수진: 이런 문제로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출산장려금을 확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딩크족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한가지의 문제점 때문은 아니겠죠.

먼저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큽니다. 지난해 결혼한 직장인 허모씨는 딩크족인데요. 육아와 관련한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이유라고 했습니다. 허씨는 “ 나처럼 내 자녀의 독립 시기도 늦어질 수 있는데 40대에 아이를 낳아 70대까지 경제활동을 할 자신이 없다.” 라고 말 했습니다.

진행자: 한국에서는 아이를 한 명 낳아 키우는데 드는 비용이 약 3억 5천만원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렇다면 두 명을 낳아도 아이를 위해 7억을 더 벌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장의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겠죠.

전수진: 육아는 시간이 필요하죠. 그런데 맞벌이가 늘어 났다는 것은 누군가 한 명이라도 아이를 키울 시간을 갖지 못한다는 의미 인데요. 그렇다고 일을 그만두게 되면 수입은 반 토막이 날 테고, 역설적으로 돈이 없어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돈을 벌지 못하면 아이를 키울 수익이 없다는 뜻이고, 반대로 돈을 벌면 아이를 키울 시간이 없는 상황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거죠. 그리고 한국의 임금 구조를 보면 생각보다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월 200~300만원을 벌어서 3인 가정이 먹고 살기에는 너무 부족하죠. 그런데 집값과 세금, 아이 교육비 등 지출 해야 하는 비용은 많아 아이를 포기하는 딩크족들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거죠.

진행자: 돈이 없어 아이를 포기한다는 자체가 참 슬픈 대한민국의 현실인 것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전수진: 그리고 딩크족이 늘어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가치관의 변화이겠죠. 직장인 김모씨는 “내가 행복한 유년기를 보낸 건 엄마의 경력 단절 등 희생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난 그걸 감내 할 자신이 없다. 회사에서 육아휴직 후 복귀한 여자 상사들은 대부분 낮은 직책에 머물러있다. 사측의 차별도 없지 않겠지만 스스로 일, 육아 병행에 대한 부담 때문에 팀장직을 고사하는 걸 보면 씁쓸하다” 라고 말했는데요. 이처럼 아이를 키우느라 고생하느니 내 인생을 살겠다 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남녀 모두의 가치관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똑같이 공부하고 취업해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엄마라는 이유로 직장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감당하기 힘든 마음...

그리고 고물가 시대에 아이를 낳아 남자가 가장이라는 이유로 혼자 돈을 벌고 가족을 다 이끌어 가야한다는 부담감… 이런 생각들이 아이를 나아야만 한다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바꿔놓게 된 거군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그 외에도 고용불안정, 주거불안, 양육비, 교육비 부담 등 사회구조적 요인으로 딩크족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죠.

진행자: MZ세대는 결혼과 출산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여기고 있군요.

전수진: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딩크족의 장단점을 알려드리면 딩크족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준비를 해 봤습니다. 먼저 딩크족의 단점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살면서 후회하는 일은 너무나도 많지만 회복 가능한 후회가 있고, 회복 불가능한 후회가 있는데 딩크족의 경우 회복 불가능한 후회가 될 수 있습니다. 여성에겐 모성애가 반드시 존재를 하는데요. 결혼생활이 5년 이상 넘어가게 되면 주변의 친구 아이들이 예뻐 보이면서 생각의 변화가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때 가임기를 지나서 갑자기 아이를 갖고 싶다면 생물학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죠. 물론 20대 중반에 결혼해서 딩크족으로 살다가 30대 초 중반에 생각의 변화가 찾아오면 아이를 출산할 수 있지만..그 시기를 놓쳐버리면 평생의 후회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깊은 고민을 해 봐야 하는 문제 입니다.

진행자: 그리고 딩크족의 가장 큰 단점은 노후의 외로움이 아닐까..싶어요. 노후에 나를 돌봐 줄 가족이 아무도 없다는 것은 굉장히 슬픈 일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힘들긴 하지만 그 것 만큼 또 행복한 일이 없거든요.

전수진: 그리고 대부분의 부부는 싸우죠. 아무리 사이가 좋은 부부라고 해도 30~40년 같이 사는 부부가 안 싸우는 게 더 이상한 일이겠죠.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고집이 생기는데 중간에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자식 없이 부부 관계가 틀어지면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는 부분도 고려를 하셔야 합니다. 그러나 딩크족의 장점도 반드시 존재하죠. 딩크족의 장점은 부부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여유 있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요즘 욜로족(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욜로족들의 가치관에 맞는 삶이 딩크족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평등한 부부 생활도 가능하고요. 평등한 직장 생활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딩크족의 장점도 있습니다.

진행자: 뭐든 나의 선택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한국의 트렌드 딩크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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