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점이 없는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디지털 은행들이 호주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차세대 은행, 호주의 네오 뱅크 중 한 곳인 ‘86 400’의 대표이사는 “호주식 특검 로열 커미션이 호주 금융 업계의 결함과 부패를 털어놓기 전부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다”라며 “호주의 대형 은행 4곳이 시장의 80퍼센트에서 85 퍼센트를 장악하고 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호주 은행들이 자신들의 설립 목적을 망각하고 모든 것을 희생해가며 이익만을 위해 존재하고 있다”라며 새로운 은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해 신규 은행 설립을 위한 자본 요건이 상당히 완화되긴 했지만 호주에서 은행 면허를 취득한다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은 일입니다. ‘86400’은 호주 금융 규제 당국의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지난 18개월을 보냈는데요. 이 은행의 로버트 벨 대표이사는 “아직도 거쳐야 할 큰 과정이 남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86 400은행은 모든 허가를 받은 후 정식으로 은행 업무를 시작하게 되면 자신들은 신용카드는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고객들이 빚에 갇히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네오 뱅크를 표방하는 86 400 은행은 향후 지점을 따로 두지는 않을 계획인데요. 고객들은 애플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앱을 이용하게 됩니다. 이 은행은 이를 통해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하고 수수료는 없앨 방침입니다.
벨 대표이사는 “우리가 가진 이점은 디지털, 특히 스마트폰을 위한 은행을 설립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은행의 80여 명 직원 중에 절반가량이 개발자와 엔지니어라는 점 역시 특이합니다. 벨 대표이사는 “이 같은 구성은 전통적인 은행에서는 볼 수 없는 비율”이라고 말합니다.
86 400 은행은 건설 회사와 신용 조합에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호주의 비상장 업체이자 공공 지불 처리 업체인 ‘쿠스칼(Cuscal)’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86 400의 대표이사로 선출된 로버트 벨 씨는 ANZ 은행의 전 대표 출신으로 쿠스칼에서는 제품 및 서비스 매니저를 역임한 바 있습니다.
쿠스칼과 같은 은행 면허를 가진 업체가 다른 은행을 소유할 수는 없기 때문에 86 400은 모건 스탠리를 고용해 추가 자본을 조달하고 주주 모집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벨 대표이사는 86 400이 공개 상장을 추진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습니다.
86 400의 회장은 영국에서 성공을 거둔 두 곳의 은행 메트로 은행과 아톰 은행의 공동 설립자 안쏘니 톰슨이 맡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은행과 경쟁에 나선 호주의 네오 뱅크로는 86 400 외에도 신자, 볼트 은행이 있는데요. 이들 네오 뱅크들 역시도 조만간 호주에서 서비스를 시작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은행 이름이 86 300이 뭐야?”라고 생각하는 분도 계실 텐데요. 이 이름은 회사 내 한 엔지니어가 제안한 이름으로 하루 24시간을 초로 나누면 86 400초가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통적인 은행을 뛰어넘어 전혀 새로운 디지털 기반의 은행 영역을 개척하려는 시도가 과연 호주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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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디지털 은행, 어디까지 왔나?”
상단의 팟캐스트를 통해 방송을 다시 들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