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몰래 카메라 조직, 수 천명의 호텔 투숙객 비밀리에 촬영”
지난 21일 저희 호주 공영 SBS가 보도한 기사 헤드라인입니다.
바로 모텔 객실에 초소형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고 촬영한 영상을 성인 사이트에 생중계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힌 한국의 사건을 보도한 건데요.
SBS는 “피의자들이10개 도시 30개 숙박업소 42개 객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투숙객 1천600여명의 사생활을 비밀리에 찍어 작년 11월 24일 부터 올 3월 2일까지 생 중계했다”라며 “1mm카메라는 TV 셋톱박스와 콘센트, 헤어드라이어 거치대 등에 숨겨져 있었다" 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호텔에서 이런 사생활 침해 상황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는 경찰의 말도 보도했습니다.
이 일당들은 미국에 서버를 둔 사이트를 개설해 호텔에서 촬영된 영상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는데. 이 사이트의 회원은 4000여명에 달하고 이 가운데 97명은 추가 영상을 보기 위해 한 달에 $63 회원료를 지급했다고 밝혀습니다. 경찰은 이 일당이 작년 11월 부터 약 $8700의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습니다.
SBS는 한국에서 포르노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몰래 성관계와 알몸을 촬영하는 것이 큰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며, 2017년에만해도 6,000건 이상이 신고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 가운데 실제로 징역형에 처해지는 비율은 2%에 불과하다고 보도하며, 문제가 심각하지만 처벌이 약하다는 내용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작년 6월 서울에서는 “내 삶은 당신의 포르노가 아니다”라고 외치는 여성들의 대규모 시위가 진행됐고, 몰카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을 강력하게 해 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뉴스는 사실 저희 SBS 뿐 아니라, news.com.au, 데일리 텔레그라프 등 많은 호주 언론에 의해 다뤄졌는데요. BBC, CNN 등 전 세계 주요 외신들도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South Korean women protest against sexism and hidden camera pornography on August 4, 2018 in Seoul, South Korea. Source: Getty Images
한국에서는 이 사건 ‘모텔 몰카 사건’으로 알려지고 있는데요. 호주 언론을 포함 외신들이 이 사건을 보도할 때는 ‘한국 호텔 스파이캠 사건’으로 보도합니다.
영어로 모텔은 주차할 공간이 있는 숙박 시설을 뜻 하지만 한국에서는 사실 러브 모텔이라고 하는 것이 정확할 텐데요. 그리고 영어권에서 호텔이라는 의미가 한국에서 생각하는 고급 숙박업소만은 아닙니다. 일반 술집도 호텔이라는 이름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몰카 일당들이 선택한 모텔이 일반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호텔이 아니라는 것에 대한 설명이 각 기사마다 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들었는데요.
최근 Kpop 그룹 빅뱅의 승리와 정준영 등을 통해서도 성매매와 몰카에 대한 기사가 세계적으로 보도된 가운데 또 다시 한국 호텔에 몰카가 설치돼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훼손된 것은 아닌지 걱정됩니다.
[상단의 팟캐스트를 통해 전체 내용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