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유권자의 71퍼센트가 “대표하는 인물이 충분하지 않았던 그룹들이 의회에 더 많이 진출할수록 호주가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BS 뉴스가 독점 의뢰한 에센셜 리서치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6 퍼센트는 “더 많은 여성 하원 의원을 갖는 것이 국가에 도움이 된다”라고 답했고, 40 퍼센트는 “젊은 하원 의원이 많을수록 국가에 도움이 된다”라고 응답했다.
또한 약 1/3의 사람들이 호주 원주민(32 퍼센트)과 장애인(28퍼센트)이 더 많이 의회에 진출하길 바랐고, 17 퍼센트는 성소수자(LGBTI)와 해외 출생 이민자들이 더 많이 의회에 진출하는 것이 호주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지난주에 실시된 이 여론조사에는 1201명이 참여했다.

The poll asked, "do you think the country would benefit from having more Federal MPs from any of the following groups?" Source: SBS News
젊은 호주인 Vs 자유당 연립 지지자
이번 여론조사 결과 상대적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의회 내 다양성을 통해 호주가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18세에서 34세 사이 젊은이의 경우 무려 78퍼센트가 “보다 다양한 그룹들이 하원 의회에 진출하면(특히 젊은이들이) 호주가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반면 자유당 연립 지지자 그룹은 의회 내의 더 많은 다양성으로 인해 호주가 혜택을 볼 가능성은 적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당 연립 지지자 중에 ‘대표하는 인물이 충분하지 않았던 그룹이 의회에 더 많이 진출해도 혜택을 받지는 못한다”라고 답한 응답자가 31 퍼센트를 차지했다. 이는 노동당 지지자와 녹색당 지지자가 답한 19퍼센트 응답률 보다 높은 수치임을 알 수 있다.
전체적으로는 응답자의 29 퍼센트가 “하원 의회의 다양성으로 호주가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너무 많은 '중년의 백인 남성'
호주국립대학(ANU)의 카트린 보르가드(Katrine Beauregard) 박사는 “대부분의 호주인들이 보다 다양한 의회 구성을 바라는 것이 놀랍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호주의 의회 구성이 호주를 대표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많은 의원들이 같은 사립 학교를 다니고, 같은 대학을 다니는 등 같은 경로를 걸어 온 유복한 환경의 중년 백인들”이라며 “인종적인 면, 얼마나 많은 돈이 있는지? 뿐만 아니라 어떤 직업을 가졌는지? 집은 몇 채 인지 등 그들의 경로를 살펴본다면 이들은 매우 유사한 환경에서 자란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보르가드 박사는 또한 “현재 호주는 하원 의원의 성별 대표성이 페루, 앙골라와 함께 세계 48위를 기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자유당이 의회에서 보유하고 있는 총 106석 가운데 여성 의원 수는 19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노동당은 1990년대에 여성 정치인 할당제(quotas)를 도입한 이후 연방 정치인의 절반가량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Source: Parliamentary Library Source: SBS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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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모리슨 연방 총리는 2019 연방 총선에서 자유당 후보로 20명 이상의 여성이 출마했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여성 할당제(quotas) 도입 요구를 반대했다.
새로운 도전
시드니대학교 학생 노조 위원장인 릴리아나 테이는 “최근 몇 년 동안 나타난 여성 의원들에 대한 처우가 여성들이 정치 경력을 쌓는 것을 막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이 같은 사실이 나를 비롯해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었고, 아마 성공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25살의 테이 양은 이번 설문 조사 결과가 희망적이라며 “사람들이 더 많은 여성과 더 많은 젊은이들을 원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여론 조사 결과를 듣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녹색당의 메흐린 파루치 상원 의원은 SBS 뉴스에 출연해 “그동안 성별 다양성에는 초점을 맞춰왔지만, 정치 분야의 이민자 대표성 부문에는 많은 대화가 오가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하지만 현실은 우리를 위해 레드 카펫을 깔아주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다문화 지역 사회가 정치적으로 적극적인 조직화를 이룰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