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명의 난민 희망자들이 마누스 섬 난민 수용소를 떠나기를 거부하며 당국과 대치하는 상황이 나흘째로 접어든 가운데 시드니와 멜번에서는 수백 명이 모여 난민과 난민 희망자를 옹호하는 시위를 벌였다.
4일 오후 시드니 하이드 파크에서는 마누스 섬 대치 상황의 종료를 촉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마누스 섬 호주 역외 수용소가 폐쇄됨에 따라 수용소의 직원들은 모두 이곳을 떠났고, 음식, 물, 전력 공급 등이 중단됐지만 6백여 명의 난민 희망자들은 여전히 이곳에 남아 방어벽을 친 채 당국과 대치하고 있다.
시위에 참석한 난민행동연합의 이안 린툴 대변인은 “마누스 섬의 난민과 난민 희망자들이 갈 수 있는 안전한 장소도, 안보도 제공되고 있지 않다”라며 “연방정부가 이들을 더욱 위험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Former PNG PM Michael Somare speaks out about Manus Island refugees
한편 멜번 도심에 위치한 빅토리아 주립 도서관 밖에서도 수백 명의 난민 옹호자들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현재의 대치 상황에서 난민 희망자들에게 필수 서비스가 차단된 채, 이들이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다고 항의했다.
You won't come to Australia, Bishop tells Manus Island refugees
이런 가운데 연방 야당은 미국이 난민 재정착 절차에 속도를 내줄 것을 연방 총리가 요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은 1,250명의 난민을 정착시키기로 호주와 합의한 바 있다.
빌 쇼튼 연방 야당 당수는 ‘턴불 총리가 향후 몇 주 안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아시아에서 회동하는 자리에서 일부 난민을 수용하도록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쇼튼 당수는 또한 연간 150명의 난민을 수용하겠다는 뉴질랜드의 제안을 정부가 고려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턴불 총리는 내일 시드니에서 재신더 아던 신임 뉴질랜드 총리와 회동할 예정으로 이 자리에서 아던 총리는 난민 수용 제안을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