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멜버른 한인 음악회 정기 공연 개최… “정상급 연주자에서 꿈나무까지 한자리에”

2019 Korean Music Charity Concert mark 20th anniversary

2019 Korean Music Charity Concert mark 20th anniversary Source: SBS Korean

제10회 멜버른 한인 음악회 정기 공연에 정상급의 한인 연주자와 다음 세대 꿈나무들이 함께 했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김소월)”

멜버른 한인 음악인 협회 20주년을 맞이하는 정기 공연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가 지난 11월 9일 멜버른의 MLC 오디토리움에서 열렸습니다.

제10회 한인 음악회 정기 공연이자 3.1절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이번 공연에는 원로 한인 음악인과 미래의 꿈나무 연주자들이 모두 함께 했습니다.

클래식에서부터 가곡, 동요, 민요, 뮤지컬 공연에 이르기까지, 이날 공연은 연주자의 수만 100명에 이를 정도로 대규모 공연이었는데요. 공연장을 가득 메운 수백 명의 관중들은 ‘그리운 금강산’과 ‘홀로 아리랑’으로 공연이 마쳐질 때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멜버른 한인 음악인 협회는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는데요. 초대 회장을 맡았던 노정숙 씨는 20년 전 한인 음악인 협회를 처음 만들 당시를 이렇게 회상합니다.

“예전에는 너무나 한국이 그리워서 그리움을 달래주는 그런 의미로 많은 음악회를 했어요. 하면서 많이 울고 모두가 옛날 생각도 하고 한국을 바라보면서요…그리운 마음을 달래주고, 이곳에 사는 교민들께 한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전하는…”
2019 Korean Music Charity Concert
멜버른 한인 음악인 협회 노정숙 초대 회장 Source: SBS Korean
20년 전만 해도 지금처럼 한인 음악인이 많지 않았다는 것이 노정숙 씨의 설명인데요. 처음 한인 음악인 협회를 만들 당시에 김경혜 씨와 사람들을 모으던 기억이 지금도 또렷하다고 말합니다.

“서로 협조를 하면서 저희 자신이 위로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그래서 그때는 참 열성이 많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앞으로 점점 더 발전할 거예요.”

노정숙, 정승영, 문경숙, 김경혜 전임 회장을 이어 현재 멜버른  한인 음악인 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조영애 씨는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음악 활동을 통해 동포 사회의 화합과 교민 정서와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호주 지역 사회와 후세들을 위한 문화 창달에 기여해 왔다”라고 의미를 평가했습니다.

멜버른 한인 음악인 협회 2대 회장을 역임한 정승영 씨는 1975년 멜버른 심포니 오케스트라 (MSO)에서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종신 단원이 됐는데요. KBS 교향악단에서 바이올린 수석 주자로 초청을 받아 9년간 일한 정승영 씨는 대전 시향에서 3년간 악장으로 일하기도 했습니다.

정승영 씨는 멜버른 한인 사회에 끈끈한 정이 있는 것은 한인 음악인들의 공헌 덕택이라고 말했습니다.
2019 Korean Music Charity Concert
멜버른 한인 음악인 협회 정승영 2대 회장 Source: SBS Korean
“우리 멜버른 한인 사회는 음악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분위기가 아주 화목한 분위기로, 초창기 때부터 그렇게 음악을 중심으로 많은 교민들이 뭉쳤어요. 제가 보기에 참 화목한 교민 사회가 아닐까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거기에는 음악가들의 공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날 공연에는 호주에서 유명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 중인 김지원 씨도 함께 했는데요.

김지원 씨는 지난 2009년 호주 전역에서 가장 촉망받는 젊은 연주자에게 주는 ABC 방송사의 ‘Young Performer of the Year Award’를 수상했고, SBS의 ‘매튜 크렐 어워즈’와 다수의 상들을 섭렵하면서 호주에서 가장 촉망받는 연주자 중 한 명으로 성장했습니다.

공연을 위해 멜버른을 찾은 김지원 씨는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더욱 자랑스럽게 느껴진다고 말했는데요. 김지원 씨의 이야기 잠시 들어 보겠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한국 사람이란 게 더욱 자랑스럽게 느껴져요. 외국에서 오시는 한국 분들을 한국 분들로 모르시는 외국 분들한테 제가 ‘저 사람은 나처럼 한국 사람이야. 우리 한국 사람들은 참 음악적으로 굉장히 재능도 많고, 열심히 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무대에서도 저렇게 톱을 유지하는…’ 그렇게 제가 호주 사람들에게 얘기하곤 하죠.”

김지원 씨는 음악을 시작하는 한인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기도 했는데요. 김지원 씨가 어린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도 잠시 들어 보겠습니다.

“제가 다음 세대에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음악가의 길은 마라톤이거든요. 짧은 단기간의 목표보다 길게 보고 또 자신을 페이스 해야 할 것 같아요. 음악을 하는 목표를 정확하게 알아야 하고 정말 자신이 사랑하고 그 음악을 통해서 사회에 어떻게 돌려줄 수 있을지 어렸을 때부터 생각하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날 공연이 더욱 의미 있었던 것은 정상급의 한인 연주자 뿐만이 아니라 코리아 유스 오케스트라와 웨이벌리 어린이 합창단과 같은 다음 세대의 꿈나무들이 공연에 함께 참여했다는 점인데요.

코리안 유스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는 정승영 전임 회장은 음악을 통해서 아이들이 학교생활과 사회생활 모두 더욱 잘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유스오케스트라가 중요한 점은 한국인의 자긍심을 커뮤니티에 알릴 수 있고요. 솔로곡으로 접할 수 없는 여러 작곡가들의 세계를 유스오케스트라를 통해서 어린아이들이 많은 작품을 대할 수 있기 때문에 혼자서만 하는 것보다 실력이 더 늘게 되고요. 같은 화음을 통해서 음악의 아름다움의 깊이를 더 느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해서 유스오케스트라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코리안 유스오케스트라에서 활동 중이라고 말한 신은경 씨는 아이들이 이처럼 큰 무대에서 공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경험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학교에서나 개인적으로 이런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딱 자리가 주어져서 애들이 같이 모여서 자기보다 선배님이나 아니면 후배들이 할 수 있는 걸 보고, 자기도 그 모습을 보면서 또 배울 수도 있고요. 동기 부여도 되고 그렇기 때문에 좋은 것 같아요. 같이 어울려서 한 가지 음악을 통해서 같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도 참 좋은 것 같아요."
2019 Korean Music Charity Concert
멜버른 한인 음악인 협회 조영애 회장이 공연 후 노정숙, 정승영, 문경숙, 김경혜 전임 회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Source: Supplied
딸 윤아가 활동하는 웨이벌리 어린이 합창단을 응원하러 온 정기선 씨는 이번 공연을 통해 아이가 자신감을 갖게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저희 딸 입장에서 보면 저희는 교민이잖아요. 교민 입장에서 한국 문화를 배울 수 있다는 강점이 있고요. 그리고 이런 공연을 통해서 자신감과 무대에서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그런 모습을 길러나가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이날 공연을 지켜본 김선영 씨는 3.1절 100주년 기념행사로 열린 이번 공연이 더욱 뜻깊었다면서 아이들에게 우리 역사를 알려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저희가 함께 이 도시에서 살기는 하지만, 한인들이 굉장히 많아지기는 했지만 이렇게 한 주제로 한 곳에서 모일 수 있는 건 쉽지가 않거든요. 공동체 의식을 느끼려면 한 주제로 같이 뭔가를 함께 하는 게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알기로는 3.1절 100주년 기념도 같이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이런 기회가 있어야 저희도 아이들한테 3.1절이 뭔지를 설명해줄 수 있잖아요. 그런 것 때문에 여러 가지로 좋은 것 같아요.”

아이들과 함께 공연장을 찾은 부모님들은 이번 공연이 한국 문화와 역사를 되새기고 한인 동포의 하나 됨을 이끌 수 있는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굉장히 의미 있었다고 생각을 하고요. 물론 음악은 다른 곳에서도 들을 수 있지만 전부다 한인들이 나와서 같은 음악을 연주하는 데 있어서 더 뜻깊은 것 같아요”

“내년에도 이런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희 딸이랑 같이 또 오고 싶네요”

“끝나고 나서 아이와 함께 이번 공연에 대해 얘기할 수 있으니까 굉장히 좋고 의미가 깊었던 것 같습니다.” 

상단의 팟캐스트를 클릭하시면 공연 음악과 인터뷰 내용을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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