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AFC 여자 아시안컵
- A조: 호주, 대한민국, 필리핀, 이란
- B조: 북한, 중국,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 C조: 일본, 베트남, 인도, 대만
경기장의 함성은 때로는 정치보다 더 큰 울림을 만듭니다. 호주에서 열리고 있는 2026 AFC 여자 아시안컵에서 남북한 선수들을 함께 응원하겠다는 한인 동포들의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스포츠를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이번 대회는 12개국이 참가해 시드니, 퍼스, 골드코스트에서 경기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16년 만에 AFC 여자 아시안컵 무대에 복귀한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은 조별예선 1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을 3-0으로 꺾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골이 터질 때마다 전광판에 한국어로 ‘골’이라고 표기된 장면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북한과 우즈베키스탄 경기에 앞서 만난 한정태 남북 응원단 단장은 이번 응원이 정치적 목적이 아닌 순수한 스포츠 응원에서 출발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재 시드니 라이드시 시의원으로 활동 중인 한 단장은 “남북 선수들이 같은 도시에서 경기를 치르는 흔치 않은 기회”라며 “한민족으로서 세계 무대에 선 선수들을 함께 응원하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한 단장은 스포츠가 교실에서 배울 수 없는 가치를 전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스포츠를 통해 젊은 세대가 협동과 존중,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배울 수 있다”며 “분단 현실에 대한 이해를 다음 세대가 보다 성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그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떠올렸습니다. 당시 남북 선수단은 사상 처음으로 한반도기를 들고 공동 입장했습니다. 한 단장은 “당시 공동입장을 계기로 남북 관계가 진전됐듯, 이번 응원도 작은 불씨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응원단은 공동 구역에서 한반도기와 응원 도구를 들고 함께 응원할 예정입니다. 이런 가운데 호주 한인 사회에서는 “한반도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경기장에 입장하려다 경비원에게 저지를 당한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한정태 단장은 “한반도기 여러 개를 보여주고 경기장에 들어가 사람들에게 나눠줘도 공식적인 제재를 받은 적이 없었지만, AFC 측에 한반도기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이메일을 보내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정태 단장은 “한반도기는 반정치적이고 중립적”이라는 점을 강하게 피력했다고 전했습니다.
공동응원은 8일 한국과 호주의 경기, 9일 북한과 중국의 경기에 집중될 예정입니다. 한 단장은 “북한 경기든 한국 경기든 많은 동포들이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AFC 커뮤니티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신준식 박사 역시 이번 응원의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호주 시민권자인 그는 “남쪽에서 오신 분이나 북쪽에서 오신 분이나 같은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며 “순수한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신 박사는 1989년 호주에서 열린 세계 아이스하키 대회를 떠올렸습니다. 당시 호주, 한국, 북한이 같은 조에 속해 경기를 치렀고, 한인 동포들이 남북을 함께 응원했습니다. 그는 “북한에서 온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며 “그 경험이 이후 남북 체육 교류와 단일팀 구성, 그리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 공동입장으로 이어지는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스포츠는 때로 정치보다 먼저 사람을 하나로 묶습니다. AFC 여자 아시안컵에서 보여주는 남북 응원단의 작은 움직임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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