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많이 이용하는 중고 거래 플랫폼과 한인 커뮤니티 거래 방식, 가격 흥정부터 사기 예방까지 안전하고 알뜰한 중고 거래 요령을 알아봅니다.
나혜인 PD: 생활비 부담은 줄이고, 집 안에 잠자고 있는 물건은 정리할 수 있는 방법, 바로 중고 거래인데요. 호주에서는 가구부터 전자제품, 유아용품, 자동차까지 중고로 사고파는 문화가 상당히 활발합니다. 그런데 막상 이용하려고 하면 어디에 물건을 올려야 하는지, 가격은 얼마나 깎아도 되는지, 또 모르는 사람과 직접 만나도 괜찮은지 궁금한 점이 많죠.
오늘 ‘호주생활 노하우’에서는 호주의 중고 거래 방식과 꼭 알아둬야 할 표현, 그리고 사기 피하는 방법까지 알아보겠습니다. 홍태경 프로듀서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홍태경 PD: 안녕하세요.
나혜인 PD: 한국에서는 ‘당근하세요?’라는 말이 자연스러울만큼 중고거래가 일상화되어 있는데요, 호주에서도 중고 거래가 정말 활발하죠?
홍태경 PD: 네, 아주 활발합니다. 호주에서도 이사를 자주 하는 편이고, 가구나 생활용품 가격도 만만치 않잖아요. 그래서 이사하면서 물건을 빠르게 처분하거나, 반대로 새집에 필요한 물건을 중고로 저렴하게 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물건을 버리지 않고 다시 사용한다는 환경적인 인식도 강한 편입니다. 필요한 사람에게 직접 팔기도 하지만, 무료로 나눠주거나 자선단체가 운영하는 ‘옵숍(Op shop)’에 기부하기도 합니다.
나혜인 PD: 그럼 호주에서 중고 물건을 사고팔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곳은 어디인가요?
홍태경 PD: 대표적인 곳은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와 검트리입니다.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는 내가 사는 지역을 기준으로 가까운 곳의 물건을 검색하기 편합니다. 판매자의 페이스북 프로필이나 거래 평가도 일부 확인할 수 있고요. 동네별로 운영되는 ‘Buy, Swap and Sell’, 즉 사고, 교환하고, 판매하는 페이스북 그룹도 많이 이용합니다.
검트리는 호주의 대표적인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입니다. 가구와 가전제품뿐 아니라 자동차, 공구, 스포츠용품 등 품목이 매우 다양합니다. 이 밖에 배송 거래에는 이베이를 이용하기도 하고, 요즘 z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중고 거래 플랫폼으로 의류나 패션 제품 거래는 디팝(Depop)이 있습니다.
나혜인 PD: 한국에서의 ‘당근’은 동네에서 직거래하는 방식이 익숙한데, 호주도 지역별로 검색할 수 있는 것은 비슷하네요.
홍태경 PD: 네, 방식은 상당히 비슷합니다. 다만 호주는 지역이 넓기 때문에 물건을 발견한 뒤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이 판매 장소입니다.
마음에 드는 소파를 아주 싸게 발견했는데 차로 한 시간 반을 가야 한다거나, 막상 도착했더니 내 차에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가구나 대형 가전제품을 살 때는 위치와 크기, 운반 방법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혜인 PD: 판매 글을 보면 ‘픽업 온리(Pickup only)’, ‘노 딜리버리(No delivery)’ 같은 표현도 자주 나오잖아요.
홍태경 PD: ‘Pickup only’는 구매자가 직접 가지러 와야 한다는 뜻이고요. ‘No delivery’는 판매자가 배달해 주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이런 조건들이 붙어있는 판매글 내용을 꼭 확인하시고 구매를 하셔야 하는 거고요.
또 예를 들어 ‘Must go by Sunday’라고 적혀 있다면 일요일까지 반드시 처분해야 한다는 뜻이어서 가격 협상이 조금 더 쉬울 수 있습니다. ‘First come, first served’는 먼저 오는 사람에게 판매한다는 의미이고요.
또 ‘No holds’는 예약해 두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내일 갈 테니 보관해 주세요”라고 요청해도 먼저 찾아오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팔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나혜인 PD: 그런데 한인 커뮤니티 내에서는 페이스북 마켓이나 검트리같은 일반 중고 거래 플랫폼 외에도 한인 커뮤니티 안에서 따로 거래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요?
홍태경 PD: 네, 그렇습니다. 시드니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호주나라’ 같은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의 사고팔기 게시판이나 지역별 한인 페이스북 그룹을 많이 이용합니다. 예를 들어, ‘시드니 당근 마켓’, ‘호주벼룩시장’과 같은 굉장히 많은 수의 한인 커뮤니티 그룹에서 많은 분들이 이미 중고 거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고요.
또 교회나 직장, 학교 학부모 모임, 카카오톡 단체방과 오픈채팅방에서도 중고 물품을 거래하거나 무료로 나누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곳에서 거래할 때는 보통 게시글에 ‘시티 픽업’, ‘스트라스필드 직거래’, ‘택배 가능’처럼 거래 지역과 방법이 함께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혜인 PD: 한국인 커뮤니티에서는 주로 어떤 물건이 많이 거래되나요?
홍태경 PD: 한국 책과 유아용품, 귀국이나 이사하면서 처분하는 가구와 생활용품이 많고요. 전기밥솥이나 김치냉장고처럼 한국인이 선호하는 가전제품, 한국 화장품과 골프용품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귀국 세일’이나 ‘무빙 세일’이라고 적힌 게시물은 판매 기한이 정해져 있어 여러 물건을 한꺼번에 비교적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나혜인 PD: 한국어를 사용하니까 호주에 온지 얼마 안된 분들에게는 아무래도 이곳에서 거래가 조금 더 편할 수 있겠네요.
홍태경 PD: 네. 제품의 사용법이나 상태를 자세히 물어보기 쉽고, 한국식 생활용품을 찾기도 편합니다. 다만 같은 한인 커뮤니티 안에서 거래한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게시글에 올라온 이름이나 카카오톡 프로필만 믿고 먼저 송금해서는 안 되고요. 가능하면 물건을 직접 확인한 뒤 결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게시물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은 계정이 선입금이나 보증금을 재촉한다면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나혜인 PD: 한국에서 이주하신 분들은 한국에서 사용하던 전자제품을 거래하기도 하는데요, 한국에서 가져온 제품을 살 때는 특별히 확인할 점이 있겠죠?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한국에서 직접 가져온 제품이라면 호주 콘센트에 맞는 플러그나 변환 어댑터가 필요한지, 호주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오래된 전기장판이나 열을 발생시키는 가전제품은 전선과 플러그 상태를 꼼꼼히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중고 자동차를 한인 커뮤니티에서 구입할 때도 ‘한국분이 타던 차’라는 설명만 믿기보다는 등록 상태와 정비 기록을 확인하고, 가능하면 독립적인 정비사의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나혜인 PD: 결국 한국어로 편하게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기본적인 안전 원칙은 일반 중고 거래와 똑같다는 얘기네요.
홍태경 PD: 맞습니다. 거래 상대가 같은 한국인이라는 친근함과 거래의 안전성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물건의 상태와 실제 입금 여부를 직접 확인하고, 중요한 거래 내용은 문자나 메시지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나혜인 PD: 그럼 일반 플랫폼이든 한인 커뮤니티든, 중고 거래를 처음 하시는 분들은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했을 때 처음에 어떻게 문의하면 좋을지 망설이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이런 분들을 위해서 간단히 방법을 소개해주시죠.
홍태경 PD: 우선 영어로는 가장 간단하게 “Hi, is this still available?”, 아직 판매 중인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한인 커뮤니티 내에서 거래할 때도 “아직 판매 중인가요?”, “어느 지역에서 픽업하면 될까요?”, “실제 사진을 조금 더 볼 수 있을까요?”라고 먼저 확인하면 됩니다.
가격을 조금 조정하고 싶다면, “Would you take 80 dollars(80달러에 가능할까요)?” 또는 조금 더 부드럽게 “Is the price negotiable(가격 조정이 가능한가요)?”라고 물어보면 됩니다.
나혜인 PD: 중고 거래를 처음 해보는 분들은 가격을 깎는 것이 실례는 아닌지 걱정하기도 하는데요, 어떤가요?
홍태경 PD: 중고 거래에서는 어느 정도의 가격 흥정은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판매 가격이 100달러인데 갑자기 30달러를 제안하면 좋은 대답을 얻기 어렵겠죠.
특히 설명에 ‘Firm’ 또는 ‘Price is firm’이라고 적혀 있으면 가격을 깎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ONO’는 ‘or nearest offer’의 약자로, 제시된 가격과 가장 가까운 합리적인 가격을 받겠다는 의미고요. ‘Negotiable’이라고 적혀 있으면 가격 협상이 가능하다는 뜻이니까요 앞서 말씀드린대로 가격 조정이 가능한지 물어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What’s your lowest price?” 최저 가격이 얼마예요?”라고 바로 묻는 것보다는 먼저 물건 상태를 확인하고 합리적인 금액을 제시하는 편이 좋습니다.
나혜인 PD: 이번에는 판매자 입장에서 볼까요? 물건을 잘 팔려면 어떻게 올려야 할까요?
홍태경 PD: 무엇보다 사진과 설명이 가장 중요합니다. 물건 전체가 보이는 사진, 브랜드나 모델명, 흠집이 있는 부분을 함께 촬영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목에는 제품명과 크기, 상태를 구체적으로 적고요. 설명란에는 구입 시기와 사용 기간, 고장이나 흠집 여부, 픽업 장소를 함께 적으면 됩니다. 가구는 가로, 세로, 높이를 반드시 표시하는 게 좋고, 전자제품은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을 사진이나 영상으로 남겨두면 더 신뢰를 높일 수 있습니다.
또 결함이 있다면 숨기지 말고 분명하게 알려야 합니다. 예를 들어, “Good used condition with some scratches.” (약간의 긁힌 자국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양호한 중고 상태)라고 솔직히 설명하는 게 좋고, “Works well, but one button is missing.” (작동은 잘되지만 버튼 하나가 없다) 이렇게 적을 수 있습니다.
나혜인 PD: 그렇군요. 무조건 사진에 잘 나오게 찍어서 좋은 가격에 팔려고 하기 보다는 실제 결함이 있는 부분도 잘 설명하는 것이 중고 거래를 하는 사람끼리 얼굴 붉힐 일도 없겠죠. 그리고 무료 나눔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죠?
홍태경 PD: 네. “Free to a good home”, 필요한 분이 잘 사용해 주시면 무료로 드린다는 표현도 많이 보실 수 있는데요, 무료 나눔을 한다는 경우에 해당하고요.
집 앞에 물건을 두고 가져가도록 하는 ‘커브사이드 픽업(Kerbside pickup)’도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길가에 물건을 내놓는 규정은 카운슬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아무 때나 내놓아서는 안 됩니다.
무료 나눔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지역 ‘Buy Nothing’ 그룹도 있습니다. 판매가 아니라 이웃에게 물건을 주고받는 방식인데요. 가구와 주방용품, 장난감, 식물처럼 아직 쓸 만한 물건을 나눌 때 유용합니다.
나혜인 PD: 중고 거래에서는 구매자가 직접 집으로 오는 경우가 많은데, 모르는 사람을 집 안으로 들여야 한다면 안전 문제도 신경 써야할 것 같아요.
홍태경 PD: 그렇습니다. 작은 물건은 가능하면 낮 시간에 쇼핑센터나 경찰서 인근 등 사람이 많은 공공장소에서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만일을 대비해서 혼자 가기보다 가족이나 친구와 동행하고, 만나는 장소와 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두는 것도 필요합니다.
가구처럼 집에서만 거래할 수 있는 물건은 집에 다른 사람이 같이 있을 때 약속을 잡는 것이 좋고요. 거래가 확정되기 전에는 정확한 주소 대신 대략적인 지역만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구매자 역시 물건을 직접 확인한 뒤 결제해야 합니다. 전자제품은 전원을 켜서 작동 상태를 확인하고, 자전거나 고가 제품은 모델명과 일련번호, 구매 증빙이 있는지도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나혜인 PD: 자, 그렇게 물건을 확인하고 이제 결제할 일만 남았는데요, 결제는 현금과 계좌이체, 어떤 방법을 많이 사용하나요?
홍태경 PD: 직거래에서는 현금이나 즉시 계좌이체를 많이 사용합니다. PayID로 송금하는 경우도 많고요.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판매자가 구매자가 보여주는 송금 화면만 믿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가짜 영수증이나 조작된 송금 화면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자신의 은행 앱을 직접 열어 실제로 돈이 들어왔는지 확인한 뒤 물건을 건네야 합니다.
특히 “PayID로 돈을 받으려면 비즈니스 계정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먼저 수수료를 보내야 한다”는 메시지는 대표적인 사기 수법입니다. PayID로 돈을 받기 위해 별도의 비용을 내거나 계정을 업그레이드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혜인 PD: 판매자도 사기를 당할 수 있다는 거네요.
홍태경 PD: 네. 예를 들어 구매자가 물건도 보지 않고 바로 사겠다면서 “택배 기사나 가족을 보내겠다”고 하거나, 실제 가격보다 많은 돈을 보냈다며 차액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 이메일 주소나 휴대전화 번호를 요구한 뒤 가짜 결제 링크를 보내기도 합니다. 플랫폼 안에서 충분히 대화할 수 있는데 굳이 왓츠앱이나 문자메시지로 옮기자고 재촉한다면 주의해야 합니다.
호주 정부의 스캠워치도 지나치게 싼 가격, 물건을 확인하지 않고 고가 제품을 사겠다는 구매자, 초과 입금 뒤 환불을 요구하는 행동 등을 중고 거래 사기의 주요 경고 신호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나혜인 PD: 그럼 반대로 구매자 입장에서는 어떤 상황을 가장 조심해야 할까요?
홍태경 PD: 시세보다 터무니없이 싼 물건을 올리고 “문의가 많으니 보증금부터 보내라”고 재촉하는 경우에는 사기인 경우가 많으니 조심해야 하고요.
고가 제품은 직접 확인하기 전 전액을 송금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배송 거래라면 플랫폼이 제공하는 공식 결제와 배송 기능이 있는지 확인하고, 외부 링크로 결제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대화 내용과 판매 게시물, 결제 내역도 거래가 끝날 때까지 보관해 두는 것이 좋고요. 대부분이 좋은 물건을 중고 거래를 통해 잘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누구에게나 사기 피해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요, 만일 의심스러운 상황이 생기면 거래를 중단하고 해당 플랫폼과 스캠워치에 신고해야 합니다.
나혜인 PD: 네, 중고 거래는 생활비도 아끼고 자원도 다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만, ‘지나치게 싸고 지나치게 급한 거래’는 한 번 더 의심해 봐야겠습니다. 오늘은 호주에서 중고 물품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고파는 방법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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