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거주하는 박가영 씨는 지난달 28일 집 근처에 사는 친구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러 집을 나섰다가 일행 세 명과 함께 지나가던 젊은 여성에게 지갑을 뺏기고 머리와 턱을 여러 차례 가격당하는 피해를 봤다.
앞서 두 달 전에는 그가 운영하는 한 식당에 청년 세 명이 유리문을 깨고 침입해 물건을 훔쳐 가는 일이 발생했다.
당시는 코로나19 봉쇄를 코앞에 둔 시점으로 배달 주문을 받을 수 있는 기기를 모두 도난당해 그 후 한동안 주문조차 받을 수 없었다고 한다.
박 씨는 경제적∙심리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조금 나아지는 상태였는데 집 앞에서 폭행까지 당하는 일이 일어난 후 외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피해가 막심하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두 번의 피해를 겪으면서 자신뿐만 아니라 아시아계 개인과 상점이 공격받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것을 알게 됐고, 현재 가해자가 자신을 알아볼 것이 두려워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태임에도 페이스북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번 일을 외부에 알리고 있다.
호주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은 자신마저 재수 없었던 일로 치부하고 그냥 넘어가 버리면 피해자는 계속해서 나오고 가해자는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계속해서 똑같은 일을 저지를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박 씨는 자신이 겪은 일이 인종차별적 공격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겠지만, “아시안이기 때문에 여자이기 때문에 약해 보이기 때문에 약자이기 때문에 이런 사건이 일어났다고는 합리적으로 유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약자로 보이지 않았다면 제가 길바닥에서 저희 집 앞에서 무차별적으로 맞는 사건이 일어날 확률은 확실히 적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8년 동안 그 동네에서 살았다는 그는 안전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선택한 도시, 자신이 사랑했던 도시 멜버른에서 이런 일을 당해 “많이 슬프고 화가 난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가 지난 후에 일상으로 회귀하기보다 새로운 멜버른에서 살게 될 것 같은데 “그 새로운 멜버른을 사랑할지 안 사랑할지는 잘 모르겠다.”라며 의구심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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