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작곡가 베토벤의 생애를 조명한 1994년 영화 ‘불멸의 연인‘Immortal Beloved은 베토벤의 비극적인 삶을 순수한 ‘사랑’에 초점을 맞춰 악성이 남긴 불후의 명곡들을 배경으로 그의 굴곡진 음악 인생을 파노라마로 펼쳐 보입니다.
베토벤은 그의 유서에서 전재산을 그가 사랑한 운명의 여인에게 남겼습니다. 베토벤의 제자이자 추종자인 ‘안톤 쉰들러’는 베토벤의 죽음을 가슴 아파하며 그의 유언을 지킬 것을 다짐합니다. 그리고 베토벤의 불멸의 연인을 찾아 길을 떠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불멸의 연인’의 단서는 쉰들러의 기억 속에 있었습니다.
Violin Sonata in A major, Op. 47 ‘Kreutzer’ ‘크로이처’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가운데 가장 유명한 ‘크로이처’가 연주되던 어느 날 쉰들러는 베토벤이 어떤 마음의 상태에서 이 곡을 작곡하게 되었는지 듣게 됩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기 위해 빗속을 뚫고 가는 한 남자의 마차는 진흙탕에 빠져 꼼짝을 못하고.. 그녀는 영원히 기다려주지 않지.. 이 곡은 남자의 초조한 심정을 표현한 거라네”
그것은 바로 불멸의 연인을 향해 달려가는 베토벤 자신의 감정이었으며, 바이올린 소나타 ‘크로이처’는 그렇게 탄생 됐습니다.
이윽고 영화의 이야기는 베토벤이 한 평생 증오했고 모욕을 주었던 한 여인에게로 향합니다. 다름아닌 남동생 카스파의 부인 ‘조안나 레이스’. 베토벤은 동생이 그녀와 결혼하는 것을 극렬히 반대했을 뿐 아니라 동생이 폐병으로 죽자 조카인 ‘칼’의 양육권까지 빼앗는 비정함을 보입니다.
연이은 실연과 청각 장애를 겪게 된 비운의 천재 베토벤은 폐렴으로 사망한 동생의 아들 조카 칼에게 모든 애정을 쏟으며 그가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되기를 바라는데, 5년 동안 어떠한 작품 활동도 하지 않은 채 두문불출하며 오직 그에게만 매달립니다.
과거 아들의 재능을 이용해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자신을 학대했던 아버지와는 다른, 진정 사랑과 애정을 쏟는 아버지가 되고자 합니다.
커서 군인이 되고 싶다는 칼에게 베토벤은 악보의 한 곡을 직접 피아노로 들려줍니다.
Bagatelle in A mimor, WoO 59 ‘Fur Elise’ 엘리제를 위하여
오늘 날 가장 널리 사랑 받는 피아노 소품 ‘엘리제를 위하여’는 베토벤 사후 40년이 지나 발견됩니다.
하지만 베토벤의 조카 칼에 대한 집착과 기대감은 칼을 무섭게 억압하고 있었습니다. 천재 음악가 베토벤의 조카이며 그의 지도를 5년여 이상 받은 칼은 베토벤이 추진한 첫 콘서트를 앞두고 극심한 중압감으로 자살을 기도합니다.
비록 목숨은 건졌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결국 사랑하는 조카 칼에게 버림 받았을 뿐만 아니라 이 사실을 알게 된 비엔나 시민들마저 그에게 등을 돌리게 됩니다. 더 이상 헤어 나올 수 없는 절망과 고독 속에서 그렇게 베토벤은 잊혀져 가는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안톤 쉰들러는 이제 마지막으로 칼의 친모이자 베토벤이 그토록 증오했던 여인 ‘조안나’에게로 향합니다. 그리고 왜 그토록 그녀에게 잔인하게 했었는지에 대한 미스터리가 밝혀지는데…
바로 그녀가 ‘불멸의 연인’이었던 것입니다.
Piano Sonata No. 8 IN C minor, OP. 13 ‘Pathetique’ 비창
사랑했던 두 사람은 엇갈린 운명으로 헤어지게 되고 배신에 대한 오해를 품은 채, 더욱이 조안나는 베토벤의 아이를 임신한 채 동생 카스파와 결혼했던 겁니다.
왜 그토록 그녀를 증오했고, 조카 칼에 대해 집착과 다름없는 애착을 보였는지에 모든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베토벤의 삶과 사랑, 그리고 불후의 명곡을 담은 1994년 버나드 로즈 감독의 영국 영화 베토벤 ‘불멸의 연인’ 3부로 이어집니다.
상단의 팟 캐스트를 통해 전체 내용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