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하는 재미와 로맨틱 코미디가 가진 특유의 달달함을 선사했던, 1989년 롭 라이너 감독의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서 황금 케미를 선보였던, 두 스타 해리 역의 빌리 크리스털(71)과 샐리 역의 맥 라이언(58)이 영화 개봉 30주년을 기념해 헐리우드의 터너 클래식 무비스(TCM) 필름 페스티벌에서 재회했습니다.

When Harry Met Sally: Meg Ryan and Billy Crystal Source: Getty Images
Winter Wonderland 시카고 대학교를 졸업하고 뉴욕으로 가는 길. 샐리는 친구의 친구 해리와 함께 하게 됩니다. 18시간이나 걸리는 자동차 여행을 하면서 ‘남녀 간에 우정이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불꽃 튀는 설전을 벌이게 된 두 사람.
생물학적으로 친구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는 남성 해리와 친구사이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샐리. 성격도 취향도 정반대인 둘은 서로를 별종이라 생각하며 뉴욕에 도착마자 곧바로 헤어집니다.
그로부터 5년 후, 뉴욕에서 정치 고문과 기자로 자리 잡은 해리와 샐리는 비행기 안에서 잠시 재회하지만 역시나 말다툼만 하다가 견해 차이를 확인하고 헤어집니다.
영화의 백미는 두 주인공의 맛깔 나는 대화인데요. 후에 맥 라이언과 콤비를 이뤄 ‘시카고의 잠 못이루는 밤’과 ‘유브 갓 메일’에서 직접 메가폰을 잡은 여성 작가 노라 에프런의 톡톡 튀면서도 맛깔스러움이 돋보입니다..
Don't Get Around Much Anymore 그리고 다시 수년 후, 다시는 마주치지 않을 것 같았던 해리와 샐리는 우연히 서점에서 재회하게 되는데...
샐리는 오래 만난 연인과 이별한 상태였고, 해리 또한 아내에게 이혼 통보를 받은 상태였습니다. 이별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둘은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면서 어느새 소울메이트가 되어갑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전 남자친구의 결혼소식에 슬퍼하는 샐리를 말없이 안아주며 위로하다 두 사람은 밤을 함께 보내게 되고.
다음 날 아침.. 친구라고 생각한 사람과 하룻밤을 보낸 두 남녀. 이제 친구와 연인사이에서 극히 혼란스럽습니다.
‘It Had To Be You’노랗게 은행잎으로 덮인 뉴욕의 센트럴파크에서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흐르는 ‘It Had To Be You’는 영화 주요 장면에 자주 등장해 마치 주제가처럼 사용됐던 곡입니다.
영화에 사용된 대부분의 음악들은 기존에 만들어진 소위 재즈 스탠다드라고 불리는 곡들로 당시 22살의 청년의 목소리라고 하기엔 너무도 중후한 매력이 돋보였던 해리 코닉 주니어(Harry Connick Jr.)가 불렀습니다.
Couples Interviews 영화 시작부터 영화 속에는 시간이 바뀌는 순간순간마다 노부부들의 인터뷰가 등장합니다. 실제 오랜 시간을 함께한 노부부들의 연애담을 중간 중간 끼워 넣어 영화의 이야기가 전혀 영화 속 허구적인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로맨틱 코미디의 고전처럼 되어버린 명작, 하지만 세대를 뛰어넘는 감성코드를 필름 안에 담아냄으로써 유치하지 않고 올드하지 않은 그림을 그려냈습니다. 영화의 앤딩에서 해리가 샐리에게 사랑 고백을 하는 대사입니다.
[더운 날씨에도 감기에 걸리고, 샌드위치 하나 주문하는데 한시간도 더 걸리는, 날 바보 취급하며 쳐다볼 때 콧가에 작은 주름이 생기는, 헤어져서 돌아올 때 내 옷에 배어있는 향수의 주인을, 내가 잠들기 전 마지막까지 이야기 하고 싶은 사람이 바로 너이기에 당신을 사랑해.]
Love Is Here to Stay 30년이라는 시간을 초월해 여전히 그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클래식 로맨틱 코미디의 대명사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씨네마 토크에서 조명해봤습니다.
[상단의 팟 캐스트를 통해 전체 내용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