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합니다.
미국 매체 할리우드 리포터(The Hollywood Reporter)에 따르면2월 9일 열릴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에서 미국 프로농구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할리우드 리포터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농구 족적에 영화를 향한 노력이 가려져 있지만, 고인은 단편 애니메이션 '디어 베스킷볼'(2018)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한 영화인이라고 조명했습니다.
전설적인 NBA 선수인 코비 브라이언트는 지난 2018년 단편 애니메이션 ‘디어 바스켓볼(Dear basketball)'로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단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하며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았습니다. 브라이언트가 직접 내레이션을 맡은 < Dear Basketball >은 2015년 은퇴를 선언한 코비 브라이언트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입니다.
2015년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공개한 브라이언트의 은퇴선언문 ‘디어 바스켓볼’을 토대로 한 작품으로 6분 가량의 짧은 애니메이션에 선수를 꿈꾸던 유년 시절부터 코트를 누비던 선수 시절까지 그의 화려한 농구 인생이 담겼습니다.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글렌 킨이 연출과 애니메이션 작업을 맡았고 아카데미 수상 작곡가 존 윌리엄스가 음악을 제공했습니다.
글렌 킨 감독은2018년 브라이언트와 함께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를 받았을 때 '우리 모두를 위한 메시지이며, 코비 브라이언트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말했고, 이날 농구공 대신 오스카 거머쥔 코비 브라이언트는 “열정과 노력이 (이 영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난 농구 선수라 드리블만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큰 영광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가족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지난 1월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헬기 추락 사고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향년 42세. 둘째 딸 지아나의 농구 경기에 참가하기 위해 딸과 함께 전용 헬기를 타고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했습니다.
이날 열린 제62회 그래미 어워즈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추모로 시작했습니다. 시상식은 26일(현지시간) 밤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렸고, 이 장소는 코비가 LA 레이커스 소속으로 20년간 활약했던 곳이었습니다.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 리조(Lizzo)는 자신의 '커즈 아이 러브 유(Cuz I Love You)'를 부르며 코비를 추모했고, 이날 시상식 사회를 맡은 앨리샤 키스는 보이즈 투 멘(Boyz II Men)과 함께 아카펠라로 ' It's So Hard To Say Goodbye'를 부르며, 전설의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20년간 미국 농구계를 주름잡았던 코비 브라이언트는 NBA에서 20년을 뛰는 동안18번 올스타 선발, NBA 챔피언 우승 5회, 올스타전 MVP 4회, 올림픽 금메달 2회 등 눈부신 기록을 남겼습니다. 20년간 레이커스에서 달았던 등번호 ‘8’과 ‘24’는 그의 은퇴 후 영구 결번이 되면서 프로 스포츠 역사상 최초로 한 팀에서 두 개의 영구 결번을 남기는 역사를 쓰기도 했습니다.
브라이언트의 비보가 알려진26일 NBA 올랜도-LA 클리퍼스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첫 공격에서 그의 배번처럼 24초 동안 공격을 하지 않고 8초 동안 하프라인을 넘지 않았습니다. 27일 한국프로농구 SK와 KGC의 경기에서도 같은 추모 세리머니가 이어졌습니다.
2월 1일, 레이커스와 트레일블레이저스의 경기는 브라이언트 추모 경기로 열렸습니다. 은퇴한 브라이언트가 헬리콥터 사고로 숨지고, 처음으로 레이커스의 홈코트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경기로, 이날 추모 경기는 전세계 400만명 이상이 시청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코비 추모 물결이 이어지면서 그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월광’을 연주하는2014년의 영상이 공개 돼 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월광 소나타 (Moonlight)는 평소 아내가 좋아하는 곡이었고, 또한 “Beethoven’s Moonlight Sonata calms me down when I reach my breaking point” 그의 말처럼 자신의 한계점에 이르렀을 때 차분히 진정시켜주는 음악이었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는 정식으로 피아노 렛슨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헤드폰을 통해 음악을 듣고 그 소리를 건반으로 옮겨가며 순전히 귀로 독학으로 익힌 것이라는 점에서 전설의 큰 면모를 다시금 헤아리게 했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의 멀티미디어 제작사인 그래니티 스튜디오는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상 수상작 '디어 바스켓볼'을 영화의 공식 웹사이트인 디어바스켓볼 닷컴과 비메오를 통해 무료로 공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시네마토크 유화정이었습니다.
상단의 팟캐스트를 통해 전체 내용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