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 토크] 파리에 바치는 헌사 ‘미드나잇 인 파리’

Woody Allen’s ‘Midnight in Paris’

Woody Allen’s ‘Midnight in Paris’ Source: Getty Images

파리, 여전히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로서 우아한 품위를 잃지 않는 도시. 그 파리를 가장 예술적으로 풍요롭게 그려 낸 2012 아카데미 각본상 수상작 우디 알렌 감독의 ‘Midnight in Paris’.


영화의 오프닝은 어떠한 대사나 나레이션, 자막도 없이 3분여 동안 거리의 조형물과 풍광에 카메라의 앵글이 맞춰집니다. 센강, 루브르 박물관, 베르사유 궁전, 로댕 박물관, 퐁뇌프 다리, 노트르담 성당, 파리의 대표적인 명소부터 작은 골목까지, 파리의 면면을 비춥니다.

2012년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에 노미네이트 되고,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미드나잇 인 파리’,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를 겸하고 있는 우디 앨런이 직접 각본을 썼습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명감독 우디 알랜은 광적인 재즈 마니아일 뿐만 아니라 뛰어난 실력의 클라리넷 연주자로 명성이 높습니다. 그의 대부분의 영화에 많은 재즈 작품들이 배경으로 사용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Si Tu Vois Ma Mere 햇살 가득한 파리, 비가 쏟아지는 파리, 노을이 지는 파리, 그리고 어둠이 찾아온 뒤의 화려한 파리의 모습 등이 눈을 감고 들어도 파리가 연상되는 인상적인 음악을 배경으로 아름답게 그려집니다.

영화의 배경은 2010년 파리, 오락물 대본을 쓰는 헐리우드 작가 길 펜더는 예비 장인의 출장을 따라 약혼녀 ‘이네즈’와 파리로 여행을 옵니다.

‘파리는 당신의 남은 일생 동안 당신이 어딜 가든 함께 머무는 마음 속의 축제’라고 말한 어네스트 헤밍웨이를 비롯 20세기 초반 파리에서 활동했던 작가들에 대해 로망을 가진 길에게 파리는 그야말로 환상의 공간입니다.

Bistro Fada 파리의 낭만에 흠뻑 빠진 감성적인 길과 달리 현실적인 성향의 약혼자 이네즈. 비 오는 파리를 분위기 있게 걸어보자는 길의 제안에 “비 맞고 걷는 게 무슨 분위기가 있다고? 퉁명스런 답이 돌아옵니다. 1920년대의 파리가 가장 완벽한 시대라며 그 시대를 살고 싶다 말하지만, 우연히 만나게 된 이네즈의 친구 폴 부부 또한 그것은 현실을 도피하고자 하는 ‘황금시대 콤플렉스’라며 비웃습니다.

Woody Allen’s ‘Midnight in Paris’
Woody Allen’s ‘Midnight in Paris’ Source: Getty Images


길은 파리를 스쳐간 '위대한 예술가'들을 떠올리며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거리를 걷는것만으로도 그들의 영혼의 숨결이 느껴질 정돕니다. 파리의 밤 풍경을 사랑하는 ‘길’이 혼자 거리를 산책하던 중 어디선가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고 그의 앞에 오래된 골동품 같은 클래식 푸조 자동차가 멈춰섭니다. 취객들의 권유에 어떨결에 차에 오르게 된 길.

Let's do it - Cole porter 잠시 후 그가 도착한 곳은 놀랍게도 콜 포터의 ‘Let’s do it’ 피아노 연주가 흐르는 1920년대 파리의 한 클럽. 콜 포터는 20세기 대중음악의 아버지로 불리며 재즈와 뮤지컬의 역사를 새로 쓴 미국의 유명 작곡가입니다.

그곳에서 후에 ‘위대한 개츠비’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로 잘알려진 스캇 피츠제랄드와 그의 아내 젤다 피츠제럴드를 만나는데,  길은 캘리포니아에서 온 작가라고 통성명을 합니다.

이어 피츠제랄드 일행을 따라 옮겨 간 다른 클럽. 그곳에서는 더더욱 꿈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평소 길이 동경해 마지 않던 바로 그 헤밍웨이를 마주할 줄이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길은 헤밍웨이에게 부탁합니다. “어렵지만 제 소설을 읽어 줄 수 있나요?

대답은 “노! 나는 다른 사람의 글을 읽지 않지. 못 쓴 것은 화가 나서, 잘 쓴 것은 부러워서 더 싫겠지. 대신 거트루드에게 당신 글을 보여 주겠소!

거투르트 스테인은 헤밍웨이와 피카소의 절친으로 비평가이자 예술계의 대모입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1920년대로 시간여행을 온 길은 파리의 황금 시대로 불리던 당시의 파리에서 활동했던 역사적인 예술가들과 차례로 조우하는 황홀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요. 20세기 초현실 주의 화가 달리, 스페인의 유명 투우사 벨 몬테, ‘황무지’의 T.S. 엘리엇 등등 당대의 예술가들을 만나게 됩니다.

1920년대의 파리에서 만난 피카소의 연인 아드리아나는 예술을 사랑하는 낭만적이고 신비스러운 매력의 뮤즈입니다. 첫 만남에서부터 강렬한 예술적 교감을 느낀 길과 아드리아나는 사람은 시대를 넘나드는 세기의 사랑을 시작하는데..

이어 또 한 번의 시간 여행이 펼쳐집니다.

Can-Can 1920년대의 파리의 거리를 거닐던 두 사람 앞에 의문의 마차가 등장하고 마차에 올라 도착한 곳은 1890년대, 아드리아나가 동경하는 파리의 전성기입니다.  

전설적인 ‘막심 레스토랑(Maxim's)’과 ‘물랭루즈(Moulin Rouge).’ 에서 화가 로트렉과 고갱, 에드가 드가 등을 만난 아드리아나는 시대의 분위기에 취해 현실로 돌아갈 생각이 없습니다.

과거에 남겠다는 아드리아나에게 길은 ‘당신이 여기 머무르면 여기가 현재가 되지만 곧 또 다른 상상속의 황금시대를 동경하게 될것’ 이라고 조언하지만 는 “현재란 늘 불만스럽고 삶은 원래 그런거라며 남아서 파리의 전성기를 즐기겠다는 아드리아나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길에게 안녕을 고합니다. 길, 안녕!”

Je Suis Seul Ce Soir 이어 영화는 판타지와 1920년대에 사로잡혀 사는 주인공 길이 아드리아나를 통해 뒤늦은 깨달음을 얻고 현실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립니다.

영화의 배경으로 자주 등장했던 콜 포터의 “Let's Do it (Let's fall in love)"의 가사처럼, 영화는 지금 이 순간이 황금기라는 것을,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의 복잡한 문제에서 도피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에게 현재도 과거만큼 눈부시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2010년으로 돌아온 길은 약혼녀 이네즈와 헤어지고 파리에 남기로 합니다.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려도 더 이상 과거로 가는 차를 타지 않습니다.

그런 그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 옵니다.거리에서 콜 포터의 음반을 파는 가브리엘.

두 사람이 함께 길을 걸으려고 하는 그 때 때맞춰 비가 쏟아집니다. 비를 피하자고 하는 길에게 가브리엘이 말합니다.

“젖어도 상관없어요. 파리는 비 올 때가 가장 아름답죠.”

영화는 과거 속의 여러 예술가들의 목소리를 빌어 말합니다. 현재를 맘껏 사랑하라고.

파리의 예술적 감수성과 파리를 사랑했던 예술가들에 대한 존경과 동경을 담은 우디 알렌 감독의파리 찬가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 씨네마 토크에서 만나 봤습니다.

[The full story is available on the podcast ab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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