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토크] 화제의 흥행 ‘조커’... 호불호 극명하게 엇갈린 반응

Joker is a 2019 American psychological thriller film directed by Todd Phillips

Joker is a 2019 American psychological thriller film directed by Todd Phillips Source: Getty Images

‘조커(Joker2019)’는 사회를 바꿀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하는 작품인가? 모방 범죄를 부추기는 폭력물인가? 세계적인 흥행 몰이 속에 영화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커의 탄생 비화를 그린 토드 필립스 감독의 신작 ‘조커(Joker 2019)’가 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배트맨의 숙명적인 라이벌... 조커 하면 ‘다크 나이트(2008)’에서 ‘조커’로 분한 호주 출신 배우 (고) 히스 레저를 곧 떠올릴 만큼 슈퍼히어로 영화 속 수많은 빌런(Villain 악인) 중에서도 특히 자극적인 캐릭터입니다.

Smile | Joker Soundtrack  조커는 시대의 욕망과 폭력에 희생돼 어릿광대의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빅토르 위고의 소설 <웃는 남자>의 주인공 ‘그웬 플렌’이 그 원형입니다.  배트맨의 탄생 배경이 영화 ‘배트맨 비긴스(2005)’등을 통해 널리 알려진 것과는 달리 조커는 그 악의 기원이 미스터리해서 더욱 기괴한 인물로 비춰져 왔습니다.

영화에 대한 뜨거운 반응은 일찌감치 예견됐습니다.  지난 9월 제76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조커’가 대회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거머쥐는 대 이변이 벌어진 것인데요.  칸, 베를린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며, 소위 예술영화가 아니면 본상 수상을 넘보기도 쉽지 않은, 가장 오랜 전통을 가진 베니스영화제가 미국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만화 원작의 안티-히어로 영화에 최고상을 수여했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술렁거렸습니다.
병든 홀어머니는 그를 ‘해피’라 부르며 세상에 기쁨과 웃음을 주라 하지만, 코미디언을 꿈꾸는 그에게 돌아오는 건 사람들의 비웃음과 발길질뿐입니다.  어릴적 뇌손상을 입은 아서는 울고싶은 순간마다 오히려 발작적인 웃음을터뜨립니다.  자신의 감정을 웃음으로 밖에 드러낼 수 없는 그를 세상은 받아주지 않습니다.  자존감 부재를 호소하는 그에게 사회복지사는 "당신 같은 사람에겐 아무도 관심이 없어요"라고 냉대하고, 꼬마를 즐겁게 해주려던 선의의 대가는 부모의 경멸로 되돌아옵니다.

영화의 배경은 1981년 실업 및 범죄, 빈부 격차가 극에 달한 고담 시, 넘쳐나고 쥐가 들끓는 고담 시의 황폐한 풍경을 배경으로 어릿광대로 분한 아서 플렉(호아킨 피닉스)이 그래피티 가득한 기차를 타고 행사를 뛰어 연명합니다.  광대라는 이유만으로 아이들에게 몰매를 맞고 돌아온 그에게 동료 랜들은 위기가 올 때 사용하라며 리볼버 권총을 건네줍니다.  며칠 뒤 아동 병실에서 공연을 하던 조커가 총을 바닥에 떨어뜨리는 사건이 발생하고, 사장은 랜들의 위증만을 듣고 아서를 해고합니다.  유일한 안식처라고 생각해왔던 그 무리에서조차 그는 소름끼치고 불편한 존재였던 겁니다.

Escape from the Train | Joker Soundtrack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고급 양복을 입은 세 명의 취객이 여인을 희롱하는 모습을 본 아서가 웃기 시작합니다.  사실 그는 웃지 않았습니다.  웃은 것은 그의 질환이었습니다.  아서의 멈추지 않는 웃음은 그들을 자극했고, 몰매를 맞던 아서는 자기 방어 차원에서 갖고 있던 권총으로 두 명을 쏘고 이어 달아나는 나머지 한 명을 뒤쫓아가 살해합니다.

Bathroom Dance | Joker Soundtrack  죄책감과 두려움에 휩싸인 그는 현장을 벗어나 무작정 달립니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어느 화장실. 가쁘던 숨이 안정되며 평화가 찾아오고, 아서는 거울을 바라보며 머릿속에서 들리는 첼로 음악에 몸을 맡기고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춤을 추는 동안 그는 웃지 않았습니다.  기쁨을 제외한 모든 감정을 잃어버린 듯.  그러나 더없이 평화스러웠습니다.

Main Theme | Joker Soundtrack  베니스 국제영화제 사운드 트랙부문 어워즈를 수상한 ‘조커’의 음악은 호러 영화에서처럼 대놓고 악을 강조하지도 포장하지도 않습니다.  깊고 묵직한 울림은 조커 자신의 고백과도 같습니다.  영화 조커의 ost는 아이슬란드 출신의 여류 음악감독 힐더 구드나도티르가 맡았습니다.  음악 연구 및 작곡을 전공했고 첼리스트로 활동하며 2011년부터 영화음악을 저변을 넓혀 여러 국적의 작품들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히 드라마 <체르노빌>의 음악감독으로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진가를 드러낸 영화 음악 재원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Send in the Clowns | Joker Soundtrack  영화에는 귀에 익숙한 명곡들이 대거 포함돼 영화의 주요 장면을 각인시킵니다.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스> 러브 테마에 가사를 붙인 지미 듀란트의 ‘Smile’, 프랭크 시나트라의 ‘Send in the Clowns’, 엔딩에 흐르는 ‘That’s Life’는 주인공 아서 플렉의 삶에 이입을 이끌며 영화의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한편, 아서가 조커로 거듭나며 계단에서 춤을 출 때 흐르는 ‘록 앤 롤(Part 2)’이 16년의 유죄 판결을 받고 복역 중인 아동 성범죄자 게리 글리터(76)의 30여 년 전 데뷔 곡으로 밝혀져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전율이 흐르는 영화의 강렬함은 호아킨 피닉스의 압도적인 연기로 배가 됩니다.  1966년 첫 조커 등장 이후 6대 조커인 호아킨 피닉스는 칸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 등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경력의 배우로 영화 ‘조커’를 위해 하루 한 알의 사과로 지탱하며 23㎏을 감량했습니다.  퀭한 눈, 마른 볼, 갈비뼈가 두드러진 몸으로 그는 자신을 내모는 세상과 점점 멀어집니다.

Final Trailer | Joker  주인공 아서 플렉의 비극적인 가족사와 주변의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발작적인 웃음, 피폐한 삶...  극심한 빈부 격차와 약자 멸시로 병들어 가는 고담 시의 위태로운 모습 등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평범한 시민이 희대의 살인마 빌런으로, 약자들의 뒤틀린 영웅으로, 탈바꿈하는 빌런의 탄생과정을 그린 신작 조커(2019)는 개봉과 동시 극과 극의 호불호와 함께 단숨에 화제작으로 떠올랐습니다.  

설명할 수 없었던 광기의 아이콘을 예술적으로 형상화시켰다는 점에 찬사를 받는 한편, 폭력과 범죄에 대한 미화를 부추기는 위험한 작품이라는 부정적 반응이 동시에 불거져 나온 것인데, 이는 실제 2012년 조커를 흉내 낸 20대 남성이 극장에 침입해 70여 명을 사상한 '오로라 총기 난사' 사건을 모방한 범죄가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2년 미국 콜로라도의 소도시 오로라에서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상영 중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은 24세의 콜로라도-덴버 대학 의대에서 신경의학 박사과정을 밟던 수재로 평소 조용한 성격의 모범 학생이었습니다.  미국 일부 극장 체인은 이를 의식한 듯 '조커' 개봉 때 마스크를 쓰거나 페이스 페인팅을 한 관객의 출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조커’는 일본‧영국‧스웨덴 등과 함께 한국에선 15세 이상 관람가이지만 미국에선 청소년 관람불가에 해당하는 R등급을 받았습니다. 

That's Life | Joker Soundtrack  폭력성 미화 VS 불평등과 분노의 사회 투영을 두고 문제작이냐 걸작이냐 호불호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가운데, ‘조커’의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는 이런 혹평들을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극과 극의 평가에 대해 대중의 관심과 궁금증은 더욱 증폭되고 있고, 영화는 개봉과 동시 박스 오피스를 점령하며 세계적인 조커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선의는 어느 순간 악의로 돌변하는가..."  빌런 ‘조커’의 탄생 이야기를 다룬 화제의 영화 <조커>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과 함께 만나봤습니다. 

상단의 팟 캐스트를 통해 전체 내용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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